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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교과서 폐지 후유증…"보완책 없는 폐지 결정은 무책임"


입력 2017.05.16 06:30 수정 2017.05.16 06:30        이선민 기자

“기존 교과서에 어떤 문제 있었는지 배경 성찰 없는 결정”

“검정교과서 보완은 없어…저항감만 커질까 우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후 국회에서 진행된 취임식을 마친뒤 청와대로 향하며 거리에 환영나온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후 국회에서 진행된 취임식을 마친뒤 청와대로 향하며 거리에 환영나온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교과서 문제 등장에 대한 성찰 없는 결정”
“검정교과서 보완은 없어…저항감만 커질까 우려”

문재인 대통령이 첫 교육정책으로 국정 역사교과서 폐지를 지시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을 비롯한 많은 교육관계자들의 환영의 뜻을 표했고, 교육부는 역사 교과서 발행체제를 검정제로 되돌리기 위한 작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이번 결정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김낙년 동국대학교 교수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역사교과서 집필진으로서 국정교과서가 정치적으로 폐기결정된 것이 아쉬운 부분이라며 “교과서 문제는 교육적인 관점에서 봐야하는 문제인데, 정치문제화 되어 제대로 된 토론 한번 없이 교과서를 사장시키고 있다”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국정교과서를 반대했던 논리가 ‘피교육자들이 선택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인데, 국정·검인정 혼용을 수용하지 않고 있다”며 “선택을 못하게 하고 한쪽을 깔아뭉개는, 다른 쪽을 수용하지 않는 방식은 교과서 문제를 교육문제가 아니라 정치적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국정교과서가 ‘왜 등장했는지’ 기존 교과서에 어떤 문제가 있어서 나왔는지는 보지 않고 정치적으로 승리했기 때문에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이라며 “처음에 교과서 문제가 왜 제기됐는지에 대한 성찰이 없는 결정”이라고 쓴 소리를 했다.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해 정부서울청사에서 국정 역사교과서 현장검토본 공개 브리핑을 위해 입장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해 정부서울청사에서 국정 역사교과서 현장검토본 공개 브리핑을 위해 입장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김정욱 국가교육국민감시단 사무총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 입장에서는 당연히 폐지하겠다. 하지만 폐지한다고만 할 것이 아니라 이전 검정교과서의 보완책에 대해서도 발표했어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김 사무총장은 “보수적인, 문재인 대통령을 뽑지 않은 국민들 중에서도 교과서 국정화에 대해서는 갸우뚱 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선거에 이기고 교과서 문제를 따라 해결하는 과정에서 기존 검정교과서에 대한 보완책과 함께 신중하게 접근했다면 저항감이 덜 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그러면서 “일방적인 폐기 결정은 무책임한 것”이라며 “안보문제만 조심할 것이 아니라 많은 국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교육 문제를 무책임하게 결정하면 문재인 정부에 대한 저항감만 커지지 않겠느냐”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그는 “정말로 다양성을 인정하고 싶었다면, 경북 문명고 사태와 같은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조율하고, 학교 테러에 대해 엄정 단속하겠다는 이야기라도 있어야 할텐데, 그런 부분이 없으니 ‘완전히 이념적으로 가는거야?’하는 의구심이 들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선민 기자 (yeatsmi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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