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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위 과학 증명하려는 아스날, 반전코드는 ‘3백’


입력 2017.05.14 16:59 수정 2017.05.15 00:29        데일리안 스포츠 = 박시인 객원기자

최근 7경기서 6승 거두며 4위 실낱같은 희망

4위 리버풀에 승점 1 차이로 바짝 다가서

벵거 감독의 쓰리백 전환은 신의 한 수 였다. ⓒ 게티이미지 벵거 감독의 쓰리백 전환은 신의 한 수 였다. ⓒ 게티이미지

아스날이 시즌 막판 스리백 체제 변화 이후 확연한 상승세로 돌아섰다. 희박해보였던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대한 희망도 되살아나고 있다.

아스날은 14일(한국시각) 벳 365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6-17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37라운드 스토크 시티와의 원정 경기서 4-1 대승했다.

이로써 아스날은 21승 6무 9패(승점 69)를 기록, 4위 리버풀(승점 70)을 승점 1 차이로 따라붙었다.

아스날은 원사이드한 경기로 스토크 시티를 손쉽게 제압했는데, 승리 중심에는 스리백이 있었다.

후반 초반 잠시 상대의 위협적인 세트 피스와 후반 22분 피터 크라우치에게 핸드볼이 의심되는 실점을 제외하면 수비에서 큰 문제점을 노출하지 않았다.

아스날은 주전 센터백 시코드란 무스타피의 복귀로 수비진의 퀄리티를 높일 수 있었으며, 후방의 단단함을 바탕으로 시종일관 중원을 장악한 끝에 다득점 승리를 이끌어냈다.

아스날은 지난달 11일 크리스탈 팰리스전에서 0-3으로 패하며 최악의 부진에 빠져있었다. 이에 아르센 벵거 감독은 다음 경기인 미들즈브러전부터 평소 즐겨 쓰던 포백을 과감하게 버리고 스리백으로 변화를 추구했다.

최악의 성적 부진으로 팬들에게 신뢰를 잃은 상황에서 포백 신봉자였던 벵거 감독이 꺼내든 마지막 모험수였다.

물론 초반에는 매우 엉성했다. 무늬만 스리백일뿐 전술적으로 완성도가 크게 떨어졌고,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 미들즈브러(2-1승), 레스터 시티(1-0승), 맨체스터 시티(2-1승)를 상대로 승리하긴 했지만 전술적인 승리라기보다는 운이 많이 따른 결과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자리가 잡아가는 모습이다. 물론 첼시, 토트넘 등과 비교하면 여전히 가다듬어야 할 것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한 점은 스리백 변화를 기점으로 확실한 터닝 포인트를 마련했다는데 있다.

아스날은 지난 공식대회 7경기에서 6승 1패를 기록했다. 토트넘에겐 0-2로 완패하며 참교육을 당했으나 맨체스터 시티와의 FA컵 준결승에서 승리를 거뒀고, 주제 무리뉴 감독에게 리그에서 승리가 없었던 벵거 감독이 맨유를 2-0으로 제압하며 무리뉴 징크스를 떨쳐낸 점도 큰 수확이다.

스리백 변화의 가장 큰 수혜는 역시 수비다. 수비 상황에서의 위험 노출이 상당히 줄어들었다. 아무래도 중앙에 2명보단 3명이 버티는 게 안정적일 수밖에 없다.

특히 아스날은 항상 라인을 위로 끌어올리고, 좌우 풀백의 공격 가담이 잦으며 공격 지향적이다. 그래서 상대팀들은 항상 수비에 치중한 뒤 역습으로 벵거의 아스날을 제압했다. 아스날은 언제나 빤한 패턴으로 무너졌고, 같은 실수를 반복했다.

이에 벵거 감독도 내용보단 실리에 조금 더 무게를 뒀다고 볼 수 있다. 결국 스리백 변화로 수적인 우세를 확보한 덕분에 맥없이 역습으로 무너지는 상황을 연출하지 않고 있다.

또, 스리백 가운데 한 명이 상대의 패스 줄기를 차단하기 위해 달려드는 수비를 펼치고, 두 명이 뒤에서 커버할 수 있게 됐다. 만약 포백이었다면 후방에는 한 명의 중앙 수비수만 남게 되었을 것이다. 수비 분담에 있어서도 스리백이 더 유용할 수밖에 없다.

최근 7경기서 6승을 기록 중인 아스날. ⓒ 게티이미지 최근 7경기서 6승을 기록 중인 아스날. ⓒ 게티이미지

이뿐만 아니다. 스리백은 빌드업 상황에서 플러스 효과를 주고 있다. 그라니트 자카, 아론 램지, 프랑시스 코클랭 등 중원에서 불안감을 야기하는 미드필더들의 빌드업 부담을 센터백들이 덜어주기 때문. 로랑 코시엘니, 시코드란 무스타피, 롭 홀딩 등 공간이 열리면 적극적으로 하프 라인 위로 올라가며 전진 패스를 넣어주고 있다.

이러한 점 역시 후방에 2명의 수비수가 버텨주고 있기에 가능하다. 혹여나 패스 미스를 범하더라도 상대에게 역습을 허용할 때 위험 부담을 낮춰줄 수 있다.

올해 들어 슬럼프에 빠졌던 아스날의 특급 듀오 알렉시스 산체스, 메수트 외질도 살아나기 시작하면서 팀 득점력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벵거 감독은 두 명에게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을 부여하며, 어수선했던 포지션에 대한 교통 정리를 끝냈다. 산체스는 골을 넣어야 할 때는 직접 득점에 가세하고, 2선에서 탈압박을 통해 수비를 분쇄한 뒤 킬패스를 공급한다.

외질은 올 시즌 내내 상대 페널티박스 안에서 머무르는 빈도가 매우 높았던 세컨드 탑에서 벗어나 득점 부담을 줄이고 파이널 패스의 빈도를 높임에 따라 전체적인 팀 공격이 매끄러워지고 있다.

아스날을 향후 선덜랜드, 에버턴전에서 반드시 승리하고, 리버풀이 미끄러져야만 4위의 희망을 바라볼 수 있다. 스리백 체제로 분기점을 마련한 아스날이 과학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시인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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