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정권을 진보에 내주고도 정신 못차린 자유한국당


입력 2017.05.13 06:40 수정 2017.10.16 10:11        데스크 (desk@dailian.co.kr)

<칼럼>결과에 대해 책임 지기는 커녕 당권 싸움만

반성하고 책임지고 절치부심해도 재집권 요원한데

정우택 자유한국당 대표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이야기 하고 있다. 정 대표권한대행은 바른정당 탈당파 13명의 전원 복당과 친박 의원 3명의 당원권 정지 징계도 해제를 공식 발표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정우택 자유한국당 대표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이야기 하고 있다. 정 대표권한대행은 바른정당 탈당파 13명의 전원 복당과 친박 의원 3명의 당원권 정지 징계도 해제를 공식 발표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10년만의 정권교체다. 자유한국당이 공식적으로 야당이 됐다. 예상은 했던 일이지만, 막상 결과를 보고 많은 보수지지자들은 허탈해 했을 것이다. 그들은 최순실에 분노했고, 대통령 탄핵에 허탈해 했고, 구속에 당황했다. 그래도 나라를 지켜야한다는 신념에 대선에서 최선을 다한 분들이다. 그러나 성적표는 냉정했다. 자존심의 상처도 컸을 것이고, 무기력에서 벋어 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 같다.

한국당은 대선에서 최대의 표차로 패배를 했다. 이유와 핑계는 있다. 그러나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것은 정치인과 정당의 숙명이다. 여당의 참패는 정치에서는 항상 있는 일이다. 승패는 ‘병가의 상사’다. 그러나 패배를 통해 다시 태어나질 못한다면 큰 문제다. 지지자들이 무력감에 빠져 있는데 정작 여당이었던 자유한국당에는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그러고도 새출발이 가능할까?

대선패배는 국민의 심판이다. 거기까지다. ‘반성과 새출발’은 전적으로 당의 몫이다. 그 과정과 진정성을 보고 국민들은 용서를 할지, 새로운 대안을 요구할지 결정하게 된다. 그러나 예전에도 그랬듯이, 자유한국당에는 반성이 없다. ‘책임 떠넘기기’만 난무한다. 그리고 대선패배를 책임져야 할 사람들이 바로 당권에만 집착하는 모습을 보인다.

대선패배 직후 당 지도부의 행태가 또 다시 국민의 눈살이 찌푸리게 한다. 바른정당 일부 의원들의 복당문제가 또 다른 쟁점이 되었다. 절차를 무시한 정략적 복당 허용은 필자도 내키지 않았지만, 당의 대선 후보가 당헌상의 권한을 행사해 국민에게 발표한 것이다. 이에 대해 후보와 보조를 맞추어야 할 정우택 선대위원장은 ‘과정상 문제가 있다’는 이유로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대선이후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여론이 좋지 않자 대선패배 이틀 뒤에야 입장을 번복해 비대위에서 복당을 의결했다. “향후 당원과 국민의 지탄 받는 해당적 행위를 할 경우 누구도 용납될수 없고 당헌당규에 따라 조치 할 것”이라고 엄포도 놓았다. 그의 주장은 모두 그럴 듯 했지만 구차해 보였다. 의도와 배경이 의심스러웠고 왠지 찜찜한 마음이 들게 했다.

정 대표권한대행은 '홍준표 후보의 당권도전도 경계하는' 발언을 했다고 한다. 홍준표 당권도전에 대해 "모양새가 좋지 않다"며 견제했다고 한다. 필자도 홍 후보가 바로 당권을 욕심내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당을 위해서도 그렇고 홍 후보 본인의 정치적 미래를 위해서도 그렇다. 그러나 패배의 공동책임이 있는 선대위원장이 국민의당처럼 총사퇴는 못할망정, 전장을 함께 한 동지를 견제하고 비판하는 것이 국민들에게 얼마나 설득력이 있겠는가?

정 대표권한대행은 문재인 대통령이 자유한국당 당사에 방문했을 때도 '관용과 사랑'을 주문하더니, 임명에 반대하던 임종석 실장이 찾아 왔을 때도 '관용의 정치'를 주문했다. 관용과 사랑이 정치권에서는 솔선수범하지 않고 이루어질 수 있는 덕목인지 궁금하다. 비상시기에 (임시) 당권을 잡은 사람들은 왜 그리 '오버'를 하고 욕심을 감추질 못하는지 알 수가 없다.

또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홍준표 후보도 마찬가지다. "부족함이 많았던 한국당은 쇄신, 또 쇄신으로 앞으로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는데 전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미국으로 출국하면서 "이 땅을 잠시 떠나 있다가 곧 돌아와 국민 여러분, 당원동지 여러분들 곁에 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반성보다는 휴식에 무게를 둔 발언으로 보인다. 본인의 역할론을 강조한 것이다. 다른 사람이 어떻게 평가하든, 본인은 패배에 대해 반성을 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옳다. 당원과 지지자들을 위로하기 위해서도 그렇다. 그런 후에 그들이 홍 후보에 와서 부탁하기를 기다렸어야 했다.

홍준표 후보는 ‘당의 복원’을 보람으로 평가하면서 ‘강성 야당’의 모습을 주문했다. 또 본인이 획득한 24%의 지지율만을 가지고 ‘보수의 표심을 복원하였다’고 자위한다. ‘미완의 회복’임을 인정했어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온전한 회복’으로 나아갈 수 있다. ‘강성 야당’을 주문하는 것이 옳은지 고민해 봐야 한다. ‘받은 만큼 돌려 주겠다’는 주장을 하는 것은 지금 규합된 지지층 중 일부의 환호를 받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보수의 회복’에 맞는 대응은 아닐 듯 하다.

1997년 대선패배이후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의 실패한 노선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당장 바른정당은 ‘협조와 견제’를 기본전략으로 말하고 있다. 내용은 같더라도 마음가짐의 문제다. '보수의 회복'을 대선에서의 전리품으로 가져가려면, 대선 후에도 '보수의 회복'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 강성입장을 견지한다면 상당기간 '보수의 회복'은 요원한 목표가 될 수 있다. 현 정부가 기대보다 잘하면 내년 지방선거 이후에도 회복이 불가능해 질 수 있다.

자유한국당은 다시 태어나야 한다. 지난 반년여의 시간동안 정말 긴 터널을 지나왔다. 이제 진심으로 반성하고 새출발해야 한다. 위기를 긍정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그것이 대선민심을 반영해 희망을 만드는 길이다. 전당대회를 통해 당내 구조조정을 이루어야 한다. 새로운 기풍과 리더십을 세워야 한다. 그렇게 새로 태어난 야당이 나라의 구조조정에 앞장서야 한다. ‘개헌’에 총대를 메야한다. 그래야 다음 정권을 잡을 희망이 조금이라도 생길 것이다.

글/김우석 미래전략개발연구소 부소장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