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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SK하이닉스, 파운드리사업 강화 왜?


입력 2017.05.12 18:24 수정 2017.05.13 16:29        이홍석 기자

파운드리사업부 신설·분사 등 경쟁력 향상 나서

IoT·AI·자율주행 등 4차산업혁명과 맞물려 성장 잠재력 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업체들이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사업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사진은 중국 시안의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생산라인에서 한 직원이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연합뉴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업체들이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사업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사진은 중국 시안의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생산라인에서 한 직원이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연합뉴스
파운드리사업부 신설·분사 등 경쟁력 향상 나서
IoT·AI·자율주행 등 4차산업혁명과 맞물려 성장 잠재력 커

국내 반도체업체들이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사업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사물인터넷(IoT)·인공지능(AI)·자율주행 등이 부상하면서 비메모리를 중심으로 파운드리 사업의 성장 잠재력이 커지는데 따른 것으로 상대적으로 약한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12일 오후 파운드리사업부를 신설하는 것을 골자로 한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조직개편 방안을 발표했다.

파운드리는 생산라인 없이 반도체 설계만을 하는 팹리스(fabless) 기업들로부터 설계도면을 받아 고객이 요구하는 대로 반도체를 생산,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형태의 사업이다.

삼성, 별도 사업조직으로 승격...SK하이닉스, 독립자회사로 분사
삼성전자는 그동안 DS부문 시스템LSI 사업부 내에 팹리스(Fabless)와 파운드리(Foundry)사업을 팀 조직으로 함께 운영해 왔으나 이번 조직개편으로 파운드리사업을 별도 사업조직으로 승격시키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보다 앞서 SK하이닉스도 오는 7월 파운드리사업을 독립 자회사로 분사시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회사가 100% 지분을 소유한 자회사 형태의 파운드리 전문회사 'SK하이닉스시스템IC(가칭)'를 설립, 분사시킨다는 것으로 충북 청주 사업장에 위치한 200㎜ 웨이퍼 공장(M8)을 활용해 파운드리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현재 SK하이닉스 내 파운드리사업부 직원 수는 사무직과 생산직을 합쳐 약 1000여명으로 회사측은 지난 1분기 이같은 내용을 결정하며 관련 실무를 담당하는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고 있다.

양사의 파운드리사업 강화 행보는 반도체 슈퍼 호황 속에서 파운드리 시장 규모가 큰 폭으로 확대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시스템반도체(비메모리반도체)는 주로 데이터를 저장하는 역할을 하는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와 달리 다양한 연산 및 정보처리 기능을 수행하는 역할을 한다.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이미지·음성 센서, 통신칩 등이 이에 속한다.

스마트폰 등 각종 스마트기기의 성장과 IoT, AI, 자율주행 기술의 부상으로 향후 시장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메모리반도체에 비해 3~4배 정도 크지만 이 차이가 점점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런데 비메모리반도체는 메모리반도체와 달리 대부분 ‘다품종 소량생산’ 형태여서 일부 시스템반도체 업체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설계만 하고 실제 생산은 아웃소싱을 맡기는 형태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시스템반도체 수요는 증가하는 반면 이를 생산할 팹(생산시설)은 늘지 않으면서 기존 생산라인을 보유한 업체들을 대상으로 파운드리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 매출은 지난해 45억1800만달러(약 5조1000억원)으로 전년도의 25억2900만 달러(약 2조8600억원)와 비교할 때 무려 78.6% 급증한 수치다.

이 때문에 양사는 현재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은 파운드리 사업 규모를 늘릴 수 있는 좋은 기회로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를 통해 기존 메모리반도체 위주 사업 구조를 다각화하고 장기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한 선순환 구조를 조기에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동부하이텍, 파운드리 성과로 호 실적...4차산업혁명으로 성장 잠재력 커
파운드리 수요가 회사 실적에 긍정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이미 입증되고 있다. 동부하이텍의 경우, 지난해 비메모리 파운드리 사업 호조로 사상 최고의 실적을 거둔데 이어 올해도 호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동부하이텍은 지난해 매출액 7731억 원, 영업이익 1724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올 1분기 매출 1905억원과 영업이익 517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4%와 27% 증가하며 실적이 고공행진 중이다.

동부하이텍은 앞으로도 IoT와 5G 등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을 중심으로 시장을 적극 공략해 나갈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일본을 중심으로 해외에서 스마트폰 등 IT기기에 들어가는 파운드리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 호 실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반도체업계에서는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면 시스템반도체 수요가 다양해지면서 다품종 소량생산에 적합한 파운드리 산업이 높은 성장성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스마트폰 등 IT기기와 가전제품들에 들어가는 시스템반도체가 자동차나 건물, 일상 용퓸에 모두 탑재되면서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아직 국내 업체들의 파운드리 경쟁력은 상대적으로 낮아 ‘반도체 코리아’ 명성에 어울리지 않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 1위 업체는 대만의 TSMC로 전 세계 최대 메모리반도체 업체인 삼성전자는 대만 UMC와 미국 글로벌파운드리(GF)에 이어 4위에 그치고 있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상무는 “향후 반도체 시장은 메모리반도체보다 비메모리반도체 시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서 “4차산업 혁명과 맞물리면서 파운드리 시장의 성장성은 무궁무진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국내 업체들도 신속하게 대응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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