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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종·선우용여 '선녀씨이야기' 담담하고 소소한 감동


입력 2017.05.12 15:16 수정 2017.05.12 15:16        이한철 기자

탄탄한 대본과 배우들의 열연, 가족의 소중함 전해

6일 개막 후 관객들 입소문 타고 흥행 순항

연극 '선녀씨이야기' 공연 사진. ⓒ PS엔터테인먼트 연극 '선녀씨이야기' 공연 사진. ⓒ PS엔터테인먼트

가슴 뭉클한 가족애를 소재로 한 연극 '선녀씨이야기'가 잔잔한 감동의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6일 막을 올린 '선녀씨이야기'는 수십 년을 밖으로 돌다 어머니의 죽음을 계기로 집으로 돌아온 아들 종우의 시선에서 바라본 어머니의 삶을 그린 작품으로 2012년 전국연극제 대상 및 희곡상, 연출상 등 5개 부문에서 수상한 수작이다.

어머니 '이선녀'의 인생을 중심으로 현대 가족사회의 이면을 보여주는 연극 '선녀씨이야기'의 가장 큰 장점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대중적인 소재를 꼽을 수 있다.

'선녀씨이야기'는 이야기만 들어도 가슴 뭉클한 '어머니'와 '모성애'를 소소하고 담담하게 풀어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쉽게 극에 몰입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극 중간 감정의 흐름을 끊지 않을 정도의 적절한 유머 코드를 삽입해 '신파'에서 탈피해 유쾌하고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게 배려한 점이 눈에 띈다.

작품은 '이선녀'의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액자식으로 구성돼 '젊은 이선녀'와 '어머니 이선녀'가 번갈아 가며 극 중 화자를 담당한다.

​이 과정에서 현재의 인물과 과거의 인물이 동시다발적으로 뒤섞이며 충돌하는 과정을 통해 아들이 죽은 어머니의 영혼을 만나 이야기를 듣는다는 비현실적인 소재에 리얼리티를 더했다.

이를 위해 연극 '거제도'로 제 29회 전국연극제에서 금상을 수상하며 섬세하고 드라마틱한 연출력을 인정받은 이삼우 연출이 작품의 연출을 맡았다. ​연극계에서 손꼽는 연출력의 소유자 이삼우 연출은 연극 특유의 서사를 담백하게 풀어냈다는 호평이다.

연극 '선녀씨이야기' 공연 사진. ⓒ PS엔터테인먼트 연극 '선녀씨이야기' 공연 사진. ⓒ PS엔터테인먼트

극의 몰입도를 높이는 또 하나의 요인으로 간결한 무대 디자인을 꼽을 수 있다.

연극 '선녀씨이야기'의 무대는 '이선녀'의 장례가 치뤄지는 장례식장을 기본 배경으로 장례식장임을 알아볼 수 있는 최소한의 소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얼핏 보면 허전할 수 있는 무대는 본격적인 이야기가 전개되면서부터 그 진가를 발휘한다.

화려한 디자인의 세트들이 교체되면서 생길 수 있는 간극을 없앤 연극 '선녀씨이야기'의 무대는 작품의 서사를 담아내며 관객과의 거리를 더욱 좁힌다.

​무대를 양분하여 왼쪽은 '이선녀'의 과거를, 우측은 '이선녀'와 아들 '종우'의 현재를 동시에 보여주기 시작하면서 간결한 무대는 극의 이야기를 온전히 담아낼 수 있는 가장 큰 강점이 된다.

배우들의 열연도 연극 '선녀씨이야기' 입소문의 원인 중 빼놓을 수 없는 요소 중 하나다.

1998년, 2001년, 2007년 KBS 연기대상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국민 배우' 최수종이 아들 종우 역을 맡았다. 지난 2009년 연극 '안중근' 이후 8년 만에 연극 무대로 돌아온 최수종은 특유의 디테일한 연기로 관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또한, 올해로 데뷔 53년을 맞은 선우용여, 시트콤과 정극을 오가며 연기력을 인정받은 윤해영이 각각 어머니 '이선녀'와 젊은 '이선녀' 역을 맡았다.

100분 내내 무대에서 수없이 교차되며 '이선녀'의 지난한 삶을 오롯이 표현해내는 두 사람의 연기 호흡은 관객들로 하여금 '이선녀'를 어머니라는 존재를 넘어서 인간이자 인격체로 인식할 수 있도록 만든다.

연극계에서 손꼽히는 실력파 배우 한갑수는 선 굵은 연기로 가부장적인 모습을 대표하는 아버지 역을 완벽하게 소화해낸다.

​장애로 인해 생긴 피해의식을 극 초반, 아내인 '이선녀'에게 표출하는 전형적인 가부장적인 모습에서 아내를 위해 유언을 녹음하는 힘없는 뒷모습을 보이는 극 후반에 이르러서는 자연스레 우리네 아버지의 모습을 떠올리게 만든다.

첫째 딸 정숙 역을 맡은 이혜미와 둘째 딸 정은 역을 맡은 신지현, 정숙의 아들 '재호' 역을 맡은 김재목을 비롯해 지혁과 박나리의 생활의 향기가 담뿍 느껴지는 연기도 작품의 퀄리티를 한층 더한다.

진부하게 느껴질 수 있는 '가족애'를 담담하고 소소하게 그려내 가족의 참의미를 되돌아보게 하는 연극 '선녀씨이야기'는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관객들에게 새로운 감동을 전해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한편, 연극 '선녀씨이야기'는 오는 21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된다.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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