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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로운 보수들이 '나라 지키는 투표, 나라 살리는 투표'


입력 2017.05.07 08:06 수정 2017.10.16 10:11        데스크 (desk@dailian.co.kr)

<칼럼>'전략 투표'와 '소신투표' 사이에서 냉가슴

견제장치에 힘을 보태 최소한의 독주를 막아야...

우리나라 보수는 괴롭다. 대선 투표일이 코앞인데 아직 결정을 내리질 못하고 있다. '전략적 투표'와 '소신투표'사이에서 방황하고 있다. ‘제갈공명’이 와도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할 것이다. 대안이 되는 후보들은 아는지 모르는지 그냥 앞만 보고 나간다. 어떤 후보는 신나게 뛰어간다. 그러나 한계가 있을 것 같다. 어떤 후보는 많은 기회를 날리고 결국 뚜벅뚜벅 걸어간다. 언제 도착할지 도착할 수는 있는지 알 수가 없다. 모두 미덥지 않다.

게다가 사전투표는 전체유권자의 4분의 1을 훌쩍 넘겼다. '후보단일화'를 한다 해도 많은 사표가 나올 수 밖에 없다. 단일화의 동력은 더욱 약해지는 분위기다. 그나마 명분을 갖은 사람이 자기희생적 각오로 먼저 제안을 해야 할 것 같은데, 계산만 하는 형국이다. ‘인위적 단일화는 안한다’는 말은 일리가 있어 보인다. 그러나 ‘결과가 뻔’한데 국민에게만 맡겨 놓으면 너무 무책임한 것 아닌가? 그래서 더욱 괴롭다. 대세는 결정된 것 같은데, 그냥 기권을 할까? 아니지! 지금 나라가 백척간두에 있는데 외면해서야 말이 되나.

그리고 다시 관심을 가져 본다. 이제 기준을 세워야 한다. 어차피 누군가에게 온전히 기대하기는 힘들다. 내가 투표한 후보가 패배하더라도 그 다음을 고려해야 한다. '고려'의 기준을 세워야 한다.

첫째, 과거를 거울삼아 또 다른 ‘탄핵사건’을 막아야 한다. 둘째, 단기적으로 그나마 나라를 건사할 수 있어야 한다. 북핵문제, 경제 구조조정등 산적한 도전에 적절히 대응할 국가기능을 만들어야 한다. 세째, 나라의 시스템을 바꿀 수 있는 가능성에 투표해야 한다. 한마디로 나라를 '지키고', 나라를 '살리는' 기회에 투표해야 한다.

전통적 가정으로 보면, '지키는 것'은 아버지의 역할이고, '살리는 것'은 어머니의 역할이다. 대부분의 정치선진국에서 두 가지 기능이 분리되어 있다. 국가를 통합하는 대표와 재화의 분배기능을 분리하는 것이다. 대통령과 수상을 분리하고 때로는 국왕도 등장한다. 그렇게 갈등을 조정하고 수습할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 시스템은 아직 분화가 되질 않았다.

'제왕적 대통령제'는 국가기능 미분화의 산물이다. 재화분배가 개발시대에는 고압적으로 이루어졌고 일정한 성과를 내기도 했다. 그러나 지속가능하지는 못했다. 국가주도의 공격적 발전에서는 긍정적 역할을 한 측면이 있지만, 우리국민은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정상적인 기능을 요구하고 있다. 더 이상 부작용을 참을 수도, 참아서도 안되는 단계다. 최근 제시되는 많은 ‘개헌론’이 그런 원리를 제대로 살리는 방법론으로 제시되고 있다.

다음 정부는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은 과거에 비해 매우 제한적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사태는 다음 정부를 모든 결정에서 위축시킬 것이다. 안보위기는 국제관계가 중요하다. 당연히 누가 정권을 잡아도 제한적인 선택지가 있을 뿐이다. 경제 구조조정의 문제는 시급하기는 하지만 국회의 도움이 꼭 필요하다 그런데 누가 정권을 잡아도 '여소야대'다. 정부가 의욕을 부려 국회를 무시하고 독주할 동력이 없다. 잠깐은 가능해도 곧바로 견제를 받을 수 밖에 없다.

결국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은 ‘국가의 시스템을 바꾸는데 앞장서는 것’이다. 모든 정당과 대선주자들이 다음 지방선거에 개헌투표를 시행하겠다고 공약했다. 다음 대통령은 국민이 준 권위로 선두에 서서 그 약속을 지키게 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다음정부는 그것이 가장 크고 동시에 유일한의 성과가 될 것이다. 만약 착각을 해 다시 의욕과잉으로 과거정권의 과오를 답습한다면 그 정권과 대한민국은 다시 위기에 빠질 것이다.

보수유권자가 모처럼 개혁에 앞장설 기회가 왔다. 진보를 말하며 과거를 바라보는 후보가 다시 정권을 잡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 사실을 받아들이고 최소한의 견제장치를 만들어야 한다. 견제장치에 힘을 보태 독주를 막아야 한다. 역설적이게도 그것이 다음 정권을 성공시키는 지름길이다. 투표행위도 그런 전략 위에 행해져야 한다. 그것이 '소신'과 '전략'이 접점을 찾는 길이다.

글/김우석 미래전략개발연구소 부소장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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