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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된장전을 먹고 잔디를 깎고...농원의 하루


입력 2017.05.07 07:46 수정 2017.05.07 08:48        데스크 (desk@dailian.co.kr)

<어느 퇴직부부의 신나는 전국여행-스물아홉번째>

딸 내외 양평 농원 방문

【8.4(화), 스물아홉 번째 날】

양평농원 잔디밭에 백일홍이 붉게 피어 있는 풍경.ⓒ조남대 양평농원 잔디밭에 백일홍이 붉게 피어 있는 풍경.ⓒ조남대
양평농원의 복분자 모습.ⓒ조남대 양평농원의 복분자 모습.ⓒ조남대
양평농원의 잔디밭과 정면에 보이는 풍경.ⓒ조남대 양평농원의 잔디밭과 정면에 보이는 풍경.ⓒ조남대
검게 익은 복분자.ⓒ조남대 검게 익은 복분자.ⓒ조남대

오늘은 딸과 사위가 강원도 대관령으로 휴가 갔다 귀갓길에 들른다고 하여 8시경 일어나 양평 농원의 제초작업에 이어 고추와 가지 등을 수확한 다음 경희는 고추에 된장을 넣어 전을 부치고 옆집 박 사장 사모님으로부터 얻은 볶음밥으로 아침을 먹은 다음 집안과 차량 정리를 했다.

딸 내외가 11시 좀 지나서 도착하여 고추된장전과 음료로 간단히 요기한 다음 옥천 묵밥 집으로 가서 점심을 먹었다. 얼음이 살짝 얼은 상태의 양념 국물에 묵을 넣어 만든 묵밥은 여름의 별미로서 언제 먹어도 시원하고 맛있다.

식사를 하고 농원으로 와서 커피를 마신 후 딸 내외는 2층 방에서 잠깐 눈을 붙이고 있는 사이 잔디를 깎았다. 잔디를 한 달 이상 깎지 않아 무척 자랐다. 일부 많이 자란 부분은 잔디 깎는 기계에 무리가 가는지 작동이 멈추기까지 했다. 자주 깎아 주어야 하는데 오랜만에 깎으니까 힘이 든다.

경희가 이른 저녁을 준비하여 4시 반에 다 같이 식사를 하고 딸 내외는 서울로 떠났다. 이른 저녁을 먹고 경희와 둘이서 잔디밭에서 망중한을 가지다. 두 개의 의자를 나란히 놓고 먼 산을 바라보며 휴가를 즐기다. 날씨도 저녁이 되니 시원하다. 참 좋다. 건넛집 개가 짖어댄다. 누가 왔는지 조용한 시골이 시끄럽다. 오늘 일을 정리하고 맥주를 한잔 해야겠다. 너무 행복하다. 경희야 고마워.

내일은 양평의 명소 ‘더 그림’에 들린 후 퇴직 및 회갑기념 한 달 여행의 마무리 하는 날이다. 많은 것을 느꼈다. 이제부터 배우고 즐기면서 또 우리 이웃을 생각하면서 함께 살아야겠다. 내일은 짐을 정리하고 마지막 여행지를 방문하고는 집으로 돌아간다.

경희와 함께한 휴가는 너무 즐거웠고 뜻있고 많은 것을 느끼게 하는 여행이었다. 이런 여행 자주 가야겠다. 함께해 준 경희에게 감사드린다. 이번 여행에서 다음 날 행선지를 정하고 숙소를 물색하고 또 경비를 지출하는 등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나는 단지 운전하는 역할 밖에 한 것이 없는 것 같다. 경희도 나와 함께한 이번 여행에 대해 대단히 즐겁고 만족하고 또 고마워하는 것 같다. 다행이다. 서로가 좋아하고 즐거워 한 여행이니 이보다 더 큰 보람이 있으랴. 경희와 팔베개하고 눕고 싶다.

글/조남대 전쟁과 평화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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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쓴 조남대 씨는 공직생활을 마감하고 현재 경기대 정치외교학 박사과정중에 있으며 정년퇴직한 부인과 함께 일상에서 탈출, 55일간의 전국여행을 끝마치고 '부부가 함께 떠나는 전국 자동차여행'(북랩출판사 간)이라는 제목의 책으로 펴내서 독자들로 부터 아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그 여정의 하루 하루를 데일리안에 재편집해 연재를 시작하는데 내용안에 부부애가 듬뿍 담겨있어 평소에 '닭살' 돋는 것을 못참는 독자는 조심하시길...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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