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류현진 1승 빚은 감독의 팁, 그리고 슬라이딩


입력 2017.05.01 08:48 수정 2017.05.01 16:46        데일리안 스포츠 = 김태훈 기자

필리스전 5.1이닝 9탈삼진 1실점 호투 '시즌 첫 승'

제2 구종 비중 늘렸고 마운드 물론 누상에서도 투지

류현진 첫 승 ⓒ 게티이미지 류현진 첫 승 ⓒ 게티이미지

류현진(30·LA다저스)이 슬라이딩까지 감행하는 투지를 불사르며 시즌 첫 승에 성공했다.

류현진은 1일 오전 5시10분(한국시각) 미국 LA 다저스타디움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MLB)'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 5.1이닝 3피안타 9탈삼진 1실점 호투로 그토록 바랐던 승리투수가 됐다.

2014년 9월 1일 샌디에고전(7이닝 1실점) 이후 973일 만에 맛보는 승리다. 시즌 1승 4패. 평균자책점은 종전 4.64에서 4.05으로 좀 더 떨어졌다.

25일 샌프란시스코전(6이닝 5피안타 1볼넷 3탈삼진 1실점)과 같은 퀄리티 스타트는 이루지 못했지만 체인지업, 커브, 슬라이더 등 다양한 구종과 안정적인 제구로 필라델피아 타선을 제압했다.

위력이 떨어진 속구 보다 변화구 비율을 높인 것이다. 직구 구속이 89마일대에 머물렀음에도 9개의 탈삼진을 기록한 원동력이다.

9탈삼진은 자신의 시즌 최다 기록이다. 류현진이 9탈삼진을 기록한 것은 2014년 9월 애리조나전. 당시보다 1.1이닝 덜 소화하고도 9탈삼진을 기록했다. 류현진의 구위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로버츠 감독의 '팁'이 주효했다. 경기 전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의 직구도 좋지만 지나치게 그것에 의존하다가 많이 맞기도 했다. 시즌을 길게 보고 제2 구종을 닦아 균형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류현진은 이날 경기 포함 변화구 비율을 높인 후부터 더 안정적인 투구내용을 선보이며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결국, 류현진은 5차례 등판 만에 가까스로 첫 승을 달성했다. 역시 순탄하지 않았다.

1회초부터 아쉬운 수비가 나왔다. 첫 타자 세사르 에르난데스의 외야 깊은 타구를 우익수 야시엘 푸이그가 잡았다가 놓치는 실수를 범하며 어이없는 3루타를 내주고 말았다. 류현진은 이어 갈비스에게 중전 적시타를 얻어맞고 실점했다. 체인지업이 높게 떨어진 실투였다.

1회초 실점 뒤 1회말과 2회말 다저스 타선이 모처럼 힘을 내며 단숨에 2-1 역전에 성공했다. 포수 그랜달을 비롯한 야수들의 수비 지원을 받았지만 타선은 여전히 만족스럽지 못했다. 전날 9회말 3연타석 홈런을 앞세워 대역전극을 펼쳤던 다저스 타선은 류현진 등판경기에서는 역시 침묵을 지켰다. 상대 투수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풋내기라 더 답답했다.

류현진 첫 승 ⓒ 게티이미지 류현진 첫 승 ⓒ 게티이미지

그럴수록 류현진의 승리에 대한 의지는 커졌다. 마운드는 물론이고 누상에서도 드러났다. 류현진은 4회말 1사 후 중전 안타로 출루했다. 시즌 두 번째 안타다. 다음 타자 톨스의 1루수 쪽 병살 타구에서 2루에 슬라이딩까지 하는 근성을 보여줬지만 아웃 처리된 뒤 바로 수비에 나서야 했다. 이를 본 야수들도 수비 하나하나에 더 집중하며 류현진의 첫 승까지 의식했다.

리빌딩에 돌입한 필라델피아 타선은 류현진에게 큰 위협이 되지 못했다. 6회까지 마운드에 오르며 퀄티스타트도 기대했다. 그러나 쉽지 않았다. 1회 불어났던 투구수가 영향을 미쳤다.

불안한 2-1 리드 속에 6회초 1사 1루에서 투구수가 93개에 이르자 로버츠 감독은 보호 차원에서 류현진을 마운드에서 내리고 로모를 투입했다. 로모가 6회를 틀어막으며 류현진은 승리투수요건을 갖췄다. 1점차 승부라 류현진의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다.

커쇼-마에다와 비교해 이날 역시 타선의 지원을 크게 받지 못했다. 류현진이 승리투수요건을 갖추고 내려간 뒤인 6회말. 톨스가 통렬한 3점 홈런을 터뜨리고 5-1 리드를 안기며 류현진의 시즌 첫 승을 굳혔다. 4점 차의 리드라 여유 있는 승리를 예상했지만 9회초 필라델피아의 2점 홈런이 나왔고, 마무리 켄리 얀센이 나와 류현진의 시즌 첫 승을 완성했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