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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침투에 아스날 뒷걸음질 '최고 평점'


입력 2017.05.01 07:35 수정 2017.05.01 07:37        데일리안 스포츠 = 이근승 객원기자

수비 뒷공간 파고드는 스피드와 침투능력 과시

손흥민 측면 지배력 있어 토트넘 완승 가능

[토트넘 아스날]고요하던 경기장의 분위기를 바꾼 것은 손흥민이었다. ⓒ 게티이미지 [토트넘 아스날]고요하던 경기장의 분위기를 바꾼 것은 손흥민이었다. ⓒ 게티이미지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경험한 윙백 포지션과 선발 제외의 아픔을 겪은 손흥민(25·토트넘)이 본래 포지션으로 돌아왔다.

스피드를 활용해 아스날 수비 뒷공간을 한껏 공략했고, 간결한 드리블과 패스로 팀 공격을 이끌었다. 기대했던 골은 없었지만 ‘북런던 더비’에서 측면을 지배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토트넘이 1일 오전 0시 30분(한국시각) 영국 런던 화이트 하트 레인서 열린 ‘2016-17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35라운드 아스날전에서 2-0 승리했다. 토트넘은 승점77로 선두 첼시와 승점차를 다시 4점으로 좁혔다. 아스널은 승점 60점에 묶였다.

토트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스리백이 아닌 포백을 선택했다. 뛰어난 탈압박 능력과 공격 전개를 맡아야 할 중앙 미드필더 무사 뎀벨레가 부상으로 인해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고, 손흥민의 스피드와 결정력이 필요한 경기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 선택은 ‘북런던 더비’의 완벽한 승리와 22년 만에 아스날보다 프리미어리그 순위 우위를 점하는 결과를 불렀다.

초반은 양 팀 모두 조심스러웠다. 토트넘은 아스널의 강력한 전방 압박에 밀려 공격 전개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고, 상대의 빠른 역습을 의식한 나머지 쉽사리 라인을 끌어올리지도 못했다. 아스날 역시 역습을 통해 선제골을 노렸지만 토트넘의 압박과 협력 수비를 뚫어내기에는 세밀함이 떨어졌다.

고요하던 경기장의 분위기를 바꾼 것은 손흥민이었다.

전반 25분 아스널의 공격을 차단한 빅토르 완야마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왼쪽 측면을 빠르게 파고들었고, 옥슬레이드 챔벌레인을 가볍게 제치고 페널티박스로 침투해 들어왔다. 비록 손흥민의 마무리 슈팅이 로랑 코시엘니를 맞고 굴절되기는 했지만, 그의 스피드와 드리블이 답답하던 흐름을 바꾸는 데 큰 역할을 했다.

2분 뒤에도 비슷한 장면이 나왔다. 손흥민은 수비 진영에서 볼을 잡아낸 뒤 빠른 스피드를 활용해 페널티박스 부근까지 진입하며 상대 수비진에 부담을 더했다. 후반 2분에는 델레 알리의 패스를 받아 역습을 주도했고, 완야마의 위협적인 중거리 슈팅을 이끌어냈다. 이어진 코너킥 상황에서는 땅볼 크로스를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옆 그물을 때리며 아쉬움을 남겼다.

손흥민은 다시 시즌 20호골을 향해 달려야 한다. ⓒ 게티이미지 손흥민은 다시 시즌 20호골을 향해 달려야 한다. ⓒ 게티이미지

손흥민이 측면을 지배하면서 토트넘의 공격이 날카로워졌고, 연속골이 터져 나왔다. 후반 9분 크리스티안 에릭센과 알리의 세밀한 패스 플레이가 아스널 진영을 흔들었고, 에릭센에 이은 알리의 슈팅이 아스널의 골망을 흔들었다. 곧이어 해리 케인이 자신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추가골로 연결, 토트넘은 ‘북런던 더비’의 승자가 될 수 있었다.

손흥민은 ‘북런던 더비’의 주인공이 되지는 못했다. 전술에 따라 경쟁자라 할 수 있는 케인과 알리는 골을 기록했고, 에릭센 역시 선제골을 만들어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러나 손흥민은 이날 경기를 통해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유형의 공격수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손흥민은 케인과 알리, 에릭센이 흉내 낼 수 없는 스피드를 활용해 상대 측면을 뒤흔들었고, 간결한 드리블과 슈팅 시도로 아스널 수비진을 괴롭혔다. 아스널은 함부로 전진할 수 없었고, 자주 뒷걸음쳤다. 손흥민이 측면에서 활약하지 못했다면, 토트넘은 공격의 활로를 찾지 못해 승리를 챙기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손흥민은 에릭센의 패스, 알리의 헤더, 상대 수비와 등지고 싸울 수 있는 케인의 능력은 갖추지 못했지만, 그만의 장점으로 자신이 왜 선발로 나서야 하는지를 보여줬다. 결정력이란 자신의 최대 장점을 보여주지 못해 아쉬웠지만, 수비 뒷공간을 파고드는 그의 스피드는 팀의 강력한 무기란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손흥민은 다시 시즌 20호골을 향해 달려야 한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레스터 시티 등 만만찮은 상대들이 기다리고 있다. 아쉬움을 털어낸 손흥민의 올 시즌 ‘유종의 미’는 기대해도 좋다.

한편, '스카이스포츠'는 손흥민을 비롯해 해리 케인, 크리스티안 에릭센, 델레 알리, 빅터 완야마, 얀 베르통헨에게 양 팀 통틀어 평점 8점을 부여했다.

이근승 기자 (lkssky02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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