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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표권’ 쥔 박삼구 반격…한방 먹은 채권단


입력 2017.04.30 06:00 수정 2017.04.30 09:20        이광영 기자

금호그룹 “상표권 사용 조건 합의 안 되면 허용 불허”

박삼구, 더블스타 매각 무산 시킨 뒤 재인수 노려

우선매수청구권 포기로 금호타이어 인수에서 한발 물러선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왼쪽)이 채권단과 중국 더블스타의 매각 작업을 무산시키기 위한 반격으로 상표권 허용 불가 카드를 꺼내들었다.ⓒ연합뉴스 우선매수청구권 포기로 금호타이어 인수에서 한발 물러선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왼쪽)이 채권단과 중국 더블스타의 매각 작업을 무산시키기 위한 반격으로 상표권 허용 불가 카드를 꺼내들었다.ⓒ연합뉴스

금호그룹 “상표권 사용 조건 합의 안 되면 허용 불허”
박삼구, 더블스타 매각 무산 시킨 뒤 재인수 노려

우선매수청구권 포기로 금호타이어 인수에서 한발 물러선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중국 더블스타로 인수를 무산시키기 위한 반격으로 상표권 허용 불가 카드를 꺼내들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 28일 “금호타이어 채권단이 상표권 소유자인 금호산업의 허락 없이 상표권을 최대 20년까지 현행 요율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비상식적인 계약 조건”이라면서 “채권단으로부터 상표권 협의 요청이 오면 협의할 것이고, 조건 합의가 안 될 경우 사용을 불허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금호타이어 상표권은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사인 금호산업이 소유하고 있다. 박 회장이 상표권 허용 여부의 열쇠를 쥐고 있는 셈이다.

박 회장은 앞서 27일 한 언론을 통해 “채권단이 금호산업의 소유인 상표권 사용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더블스타와 인수계약은 자연스레 무산될 것”이라며 상표권 불허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는 박 회장이 상표권 문제를 통해 채권단과 더블스타의 협상을 지연시키고 금호타이어 매각 작업이 무산될 경우 재인수 작업에 들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를 인수하고도 박 회장 측 반대로 ‘금호’라는 상표권을 사용하지 못한다면 기업 가치가 낮아져 매각이 무산될 공산이 커진다. 더블스타는 인수 대금(9550억원)에 금호타이어 브랜드 가치가 포함됐다는 입장으로 채권단과 마찰이 예상된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채권단은 기존 절차대로 금호산업과 성실하게 상표권 사용문제를 협의하겠다는 입장이다.

주채권은행인 산은은 지난 25일 금호타이어에 ‘금호타이어 M&A(인수·합병) 추진과 관련 요청 사항’이라는 공문을 보냈다.

공문에는 더블스타와 산은간 매각 협상이 시작됐다는 것과 주식매매계약(SPA) 종결을 위해 금호타이어의 협조를 요청하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산은은 “안정적 상표 사용이 계속기업 유지와 매각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상표권 사용의 중대성을 인정했다.

이처럼 상표권 사용 허용 불가 방침이 현실화되면서 산은의 처지가 난감해졌다. 박 회장이 겉으로는 상표권 사용 협의를 진행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실제로는 이미지 손상을 이유로 이를 허락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는 앞서 채권단이 컨소시엄 허용 여부를 놓고 조건부 허용으로 방향을 틀면서 결과적으로 박 회장이 우선매수권을 포기하게 만든 것과 반대되는 상황이다.

다만 박 회장이 별다른 이유 없이 상표권 사용을 불허하기는 어렵다는 견해도 나온다.

금호타이어는 그간 연간 매출액의 0.2%, 약 60억원을 상표권 사용료로 지급했다. 지난해 기준 영업이익이 412억원인 금호산업이 60억원에 달하는 사용료를 포기할 경우 배임 논란이 생길 수 있다는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최근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의 핵심인력을 빼간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국으로 기술 유출이 현실화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는 모습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중국 톈진 공장에서 근무하던 과장급 연구원 두 명이 최근 더블스타 부장급으로 이직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채권단과 협상을 거쳐 5개월 뒤 금호타이어 주인이 될 더블스타가 인력을 급하게 빼간 것은 인수가 불발될 경우를 감안한 조치일 수 있다”며 “이는 금호타이어의 기술유출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것과 함께 더블스타의 금호타이어 인수 의지가 약해진 것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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