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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가 사드 역풍으로 못판 차, 일본이 싹쓸이


입력 2017.04.29 06:00 수정 2017.05.02 11:44        박영국 기자

3월 중국 판매 현대·기아차 반토막…혼다·토요타 고성장

중국, 미국, 유럽 등 3대 시장서 일본보다 부진

현대자동차와 베이징현대 임원들이 19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2017 상하이모터쇼에서 중국형 쏘나타 뉴 라이즈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와 베이징현대 임원들이 19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2017 상하이모터쇼에서 중국형 쏘나타 뉴 라이즈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중국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반한감정으로 급격한 판매실적 감소를 보인 가운데, 혼다와 토요타 등 일본 자동차 업체들은 중국에서 최고 판매성장률을 기록하며 반사이익을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시장조사업체 마크라인스(Marklines)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지난 3월 중국 시장에서 도합 7만2032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월대비 52.6%의 감소를 보였다. 현대차는 44.3% 감소한 5만6026대, 기아차는 69.0% 감소한 1만6006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일본 자동차업체들은 무려 17.2%의 판매 성장을 보였다. 3월 한 달간 중국에서 39만568대를 팔았다.

일본 업체들이 기록한 17.2%의 성장률은 중국 전체 자동차 판매 증가율인 2.0%를 상회함은 물론, 중국 현지 자동차 업체들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중국 현지 업체들은 3월 76만2498대를 판매하며 9.5%의 증가율을 보였고, 유럽(1.9% 감소)과 미국(0.3% 감소) 자동차 업체들은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사실상 일본 업체들이 현대·기아차에서 이탈한 물량을 ‘싹쓸이’ 한 셈이다.

브랜드별로는 혼다가 무려 28.5% 증가한 12만1602대의 판매실적으로 최대 수혜자가 됐다. 토요타도 8.8% 증가한 10만7630대를 판매했다. 3만1339대를 판매한 마쯔다도 24.5%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판매량 변화에 따라 점유율에서도 한일 양국의 자동차 업체간 희비가 엇갈렸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3월 7.4%였던 점유율이 올해 3월 3.4%로 반토막 이하로 떨어진 반면, 같은 기간 일본 자동차 업체 점유율은 16.2%에서 18.6%까지 급등했다.

현대·기아차는 3월 판매량에서 큰 타격을 입으며 1분기 누적 판매량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현대차는 1분기 중국에서 19만6119대를, 기아차는 7만7232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기대비 각각 14.4% 및 44.7%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양사를 포함한 한국차 합계는 27만3351대로 지난해 1분기보다 25.9% 줄었다.

같은 기간 일본 업체들은 21.9% 증가한 99만4143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이 역시 중국 전체 자동차 판매 증가율인 5.1%는 물론, 중국 현지 업체 증가율인 10.7%를 크게 상회하는 규모다.

1분기 중국시장 점유율도 현대·기아차가 6.5%에서 4.6%로 감소하는 사이 일본 업체들은 14.4%에서 16.7%로 상승했다.

2012년 중일 영토분쟁 당시 중국 내 일본차 판매가 급감하고 현대·기아차 판매가 늘어났던 상황이 역으로 재현되고 있는 것이다.

나아가 중국 내 경쟁업체들은 사드 사태로 중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한국 제품 불매 분위기가 확산되는 상황을 틈타 한국차 주문 취소시 선물이나 할인혜택을 제공하며 현대·기아차 물량 뺏기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현대·기아차는 미국과 유럽에서도 고전하며 세계 3대 자동차 시장에서 모두 일본에 비해 부진한 실적을 올렸다.

미국 자동차 전문 매체 워즈오토(WardsAuto)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1분기 미국에서 전년 동기대비 7.2% 감소한 29만6520대를 판매했다. 반면 일본 업체들은 0.5% 증가한 155만8159대를 판매했다. 1분기 미국 전체 자동차 판매가 1.4% 감소(401만3949대)한 상황에서 현대·기아차는 더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고, 일본 업체들은 소폭이나마 증가를 기록한 것이다.

1분기 8.4% 성장한 414만1269대가 판매되며 호조를 보인 유럽 시장에서도 현대·기아차의 성장률은 일본 업체들보다 낮았다. 유럽 자동차제조협회(ACEA)에 따르면 1분기 유럽에서 현대·기아차가 9.9% 증가한 25만4687대를 판매하는 동안 일본 업체들은 11.0% 증가한 56만7642대를 팔았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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