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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판 변수 '보수표심' 향방, 보수 후보냐 승산 후보냐?


입력 2017.04.28 15:53 수정 2017.04.28 18:39        문현구 기자

반문재인 '보수표심', '장미대선' 최후 변수로 주목

홍 '보수가치 대변자' vs 안 '승산 있는 반문 대항마'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26일 오후 대구광역시 중구 서문시장을 방문해 선거유세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26일 오후 대구광역시 중구 서문시장을 방문해 선거유세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제19대 대통령을 뽑는 '5.9 대선 레이스'가 정확히 반환점을 돌면서 남은 11일 동안 막바지 경쟁도 더욱 달궈지고 있다. 그 핵심에는 이번 대선의 향방을 가를 '보수 표심'을 어느 대선 후보가 휘어 잡느냐가 자리잡고 있다.

대선 레이스 본선의 막이 오를 때만 하더라도 '약체'로 분류된 보수진영이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급반등을 이루면서 대선 판도를 흔들수 있는 가능성도 점차 커지고 있다.

반문재인 '보수표심', '장미대선' 최후 변수로 주목

대선 판세를 가늠할 지표로 쓰이는 여론조사에서부터 변화의 조짐이 나타났다. 보수층의 표심 변화가 뚜렸해졌기 때문이다. 지지율 선두를 달리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맹추격하며 4월 초순부터 중순까지 급격한 지지율 상승세를 보인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지지도는 최근 급락하고 그 틈을 차고 들어오는 홍준표 한국당 후보가 급부상한 것이다.

한때 30% 중반대 지지율까지 올랐던 안 후보는 TV토론회 부진과 네거티브전 등에 휘말리면서 이제 지지율이 20%대로 추락했다.

반면, 홍 후보는 강경보수의 입장을 대변하는 '사이다 발언'을 연신 쏟아내면서 전통적 보수층을 재결집하는 계기를 마련한 동시에 지지율 반등으로까지 연결시켰다. 여전히 문 후보가 단독선두에 올라있지만 홍 후보가 불과 1주만에 지지율을 15% 대로 끌어올린 만큼 추가 상승도 기대할 만하다는 것이 정치권 반응이다.

이에 따라 이제 열흘 정도 남은 대선 기간에서 전체 유권자의 절반 가량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 '보수표심' 향방은 더욱 중요해졌다. 정치 전문가들은 역대 선거에서 보수표심이 항상 48% 가량 나타났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번 대선에서 이들 '보수 표심'의 선택에 따라 현재의 대선 판세가 요동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최근 1주일 전만 하더라도 '보수표심'은 '반문(반문재인) 정서'를 기반으로 '문재인 대항마'가 될 만한 대선 후보쪽으로 표심이 몰릴 수 밖에 없었다. '홍찍문(홍준표를 찍으면 문재인이 된다)' 또는 '유찍문(유승민을 찍으면 문재인이 된다)' 등이 그 예다. 보수 후보들에게 표를 주면 문재인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2위 대항마에게 표를 몰아줘야한다는 주장을 바탕으로 본 시각이다.

이 바람에 보수층 유권자들이 문재인 후보와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던 안철수 후보를 전략적으로 선택하면서 보수후보들의 지지율이 더 줄어드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27일 오후 경북 대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에서 가진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데일리안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27일 오후 경북 대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에서 가진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데일리안

그 바람에 위축됐던 보수 진영 분위기를 홍준표 후보가 깨뜨리고 나섰는데, 최후의 보루이자 확실한 지지층으로 삼을 수 있는 '보수표심'을 겨냥한 것이 주효했다.

보수표심 선택은…홍준표 '보수가치 대변자' vs 안철수 '승산 있는 반문 대항마'

안보관, 경제관 등에서 '보수성향' 소신을 굽히지 않아 주목을 받았는데 과거 진보 정권의 대북송금 문제와 송민순 회고록 건 등을 바탕삼아 진보진영 후보들의 불안한 안보관을 끄집어 쟁점화했다. 또한 귀족노조, 성소수자 찬반, 사형제 존속 여부 등에 대해서도 '보수적 가치관'을 확실하게 드러내면서 지지율 상승의 기폭제가 된 것이다.

홍 후보는 현장 유세도 전략적으로 임하고 있다. 보수의 심장인 TK(대구·경북)가 몰표를 줘야 전국 보수가 결집한다는 'TK 심장론'을 꺼내 들면서 “역대 대선에서 보수 후보 승리의 중심에는 늘 TK가 있었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홍 후보는 특히 "대통령이 되면 서민생계형 범죄자 1천만 명을 사면하겠다" "박정희 전 대통령을 비롯해 서울 광화문에 역대 대통령 동상을 세우겠다"며 보수 표심을 더욱 달구는 발언도 연신 쏟아내고 있는 실정이다.

'양강구도'에서 이탈에 이제 '2위 싸움'으로 내몰린 안철수 후보도 한때 문 후보와 경쟁구도를 형성할 때 TK에서의 '안풍'이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TK에서 흩어진 지지율 복원에 다시 나섰다.

지난 27일 대구 두류공원 2.28 민주의거기념탑 참배를 시작으로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 국민승리 유세에서 안 후보는 자강 안보론을 강조하며 "북한은 저 안철수의 튼튼한 자강안보, 단단한 대한민국을 두려워하고 있다. 대한민국을 최강의 안보국가로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보수표심을 끌어당길 최대 화두로 역시 '안보'를 내세우는 동시에 '보수 심장'을 공략하기 위해 마련됐던 유세였다.

홍 후보와 안 후보간 '보수표심' 쟁탈전은 진행형

이처럼 '보수 표심'의 이탈은 발생하고 있지만 안 후보는 여전히 문 후보를 따라잡을 수 있는 '2위'에 자리잡고 있다. 때문에 보수층에서 안 후보를 '문재인 대항마'로 보는 시각도 여전히 유효하다. 이로 인해 홍 후보와 안 후보간 '보수표심' 쟁탈전은 진행형이기도 하다.

홍 후보와 안 후보 가운데 어느 쪽으로 '보수표심'이 기울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엇갈린다.

정치학자인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남은 대선 기간 동안 '진영 프레임' 구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보수든 진보든 뿌리깊게 내려왔던 것을 지킬 생각을 해야 한다"며 "그걸 안 지키면서 '안보는 보수고 경제는 진보다'와 같은 사고 자체가 잘못돼 있는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직접적 언급은 아니지만 '보수적통'을 강조한 홍 후보 쪽으로 '보수표심'이 기울 수 있는 가능성을 높게 본 시각으로 비쳐진 해석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반문 정서'의 확장 여부에 따라 '보수표심'의 움직임도 지금과는 또 다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했다. 신 교수는 "'반문 정서'가 굉장히 강하다는 것은 한 두 해 쌓여진 것이 아니다. (문 후보 진영에서) 탕평내각 등을 얘기하는데 효과가 어떻게 나타날지는 미지수다"며 "안 후보 경우는 지지율에 있어서 상대적 요인이 많다. 경쟁 후보들의 오르내림에 따라서 반작용을 크게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문현구 기자 (moonh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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