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D-인터뷰] 김주혁 "연기 점수 50점…90점 향해 매진"


입력 2017.05.10 08:15 수정 2017.05.10 08:16        부수정 기자

영화 '석조저택 살인사건'서 남도진 역

"예능, 연기적으로 도움…성향과 잘 맞아"

영화 '석조저택 살인사건'에 출연한 김주혁은 "탄탄한 이야기에 끌렸다"고 밝혔다.ⓒ씨네그루(주)키다리이엔티 영화 '석조저택 살인사건'에 출연한 김주혁은 "탄탄한 이야기에 끌렸다"고 밝혔다.ⓒ씨네그루(주)키다리이엔티

영화 '석조저택 살인사건'서 남도진 역
"예능, 연기적으로 도움…성향과 잘 맞아"


배우 김주혁(44)은 자신의 연기 점수를 '50점'이라고 했다. 너무 짠 점수라고 했더니 "스스로 칭찬하는 편이 아니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올 초 7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공조'에서 악역 차기성으로 분한 그가 또 악역으로 돌아왔다. 영화 '석조저택 살인사건'(감독 정식·김휘)을 통해서다.

영화는 1947년 경성, 유일한 증거는 잘려나간 손가락뿐인 의문의 살인사건에 경성 최고의 재력가 남도진(김주혁)과 과거를 모두 지운 정체불명의 운전수 최승만(고수)이 얽히며 벌어지는 서스펜스 스릴러다. 김주혁은 죄의식 없는 악역 남도진으로 분해 카리스마 넘치는 존재감을 펼쳤다.

김주혁이 맡은 남도진은 베일에 싸여있다가 극 중반에 등장한다. 김주혁이 등장하는 순간 극은 활기를 띠기 시작한다.

최근 서울 삼청동에서 만난 김주혁은 자신의 연기에 대해 "어차피 100점은 없다"며 "90점을 향해 달려가는 것일 뿐"이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이어 "90점을 찍었을 때도 남들은 날 '50점'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더 잘하는 배우들이 보일 테니까 그렇다. 무엇보다 안주하지 체력과 정신력, 도전 정신이 중요하다. 캐릭터를 다르게 분석하고, 끝까지 안주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영화 '석조저택 살인사건'에서 악역을 맡은 김주혁은 "다음엔 좀 더 부드러운 악역에 도전하고 싶다"고 전했다.ⓒ씨네그루(주)키다리이엔티 영화 '석조저택 살인사건'에서 악역을 맡은 김주혁은 "다음엔 좀 더 부드러운 악역에 도전하고 싶다"고 전했다.ⓒ씨네그루(주)키다리이엔티

지난해 초 촬영을 마친 영화는 개봉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번 작품 찍고 '좋아해줘', '공조'를 찍었다. 개봉은 '좋아해줘'가 제일 먼저 했고 이후 '공조', '석조저택 살인사건' 순이다.

그는 "개봉 문제 때문에 걱정했는데 개봉하게 돼 안심된다"며 "시나리오 구조가 튼튼해 마음에 들었다. 로맨틱 코미디는 많이 해봤던 터라 새로운 캐릭터를 하고 싶어 악역에 도전했다"고 강조했다.

전작 '공조'는 예상을 뛰어넘은 '대박'이었다. 김주혁은 "안 될 거라고 생각하진 않았는데 반응이 너무 좋았다"며 "무엇보다 박스오피스 역주행이 재밌었다"고 미소 지었다. 그러면서 "이번 영화는 200만 관객을 모았으면 한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이번 작품은 빌 S. 밸린저의 대표작 '이와 손톱'을 영화화했다. 배우는 "원작은 안 봤다"며 "영화에선 탄탄한 구조가 마음에 들었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교차 편집, 법정신 등이 좋았다"고 했다.

그가 해석한 남도진은 '한량'과 '사이코패스'다. 김주혁은 "남도진은 최승만 같은 인물이었을 것 같다"며 "남을 속이고 부를 챙기고, 그 부를 빼앗길 수 있는 불안감에 사로잡힌 인물"이라고 강조했다.

캐릭터를 위해 피아노도 연습했다. 시사회 당시 김주혁은 "피아노신이 편집돼 아쉽다"고 밝힌 바 있다. 인터뷰에서는 피아노신의 원곡을 찾아서 잠깐 들려주기도 했다.

배우 김주혁은 영화 '석조저택 살인사건'에 대해 "스릴러를 좋아하시는 관객들이 봐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씨네그루(주)키다리이엔티 배우 김주혁은 영화 '석조저택 살인사건'에 대해 "스릴러를 좋아하시는 관객들이 봐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씨네그루(주)키다리이엔티

법정신도 아쉬운 부분이란다. "진짜 못 해서 후회했다"는 의외의 답을 들려줬다. 감정의 과잉, 극을 끌고 가려는 욕심이 보였다는 이유에서다.

고수와의 호흡에 대해선 "고수는 굉장히 진지한 배우"라며 "항상 고민하는 배우다. 이번 캐릭터를 위해 목소리도 바꾸고, 스스로 망가뜨렸다"고 했다. 김주혁의 현장 스타일을 묻자 "난 까부는 스타일"이라고 웃었다.

둘이 함께한 액션신은 극에서 중요한 장면이다. 김주혁은 "긴장감을 팽팽하게 유지해야 했다"면서 "액션신을 찍을 땐 상대방의 액션을 방해하는 행동은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재력가 남도진처럼 돈이 많으면 어떻게 할까. "얼마나 좋을까요. 하하. 즐거운 일을 하면서 돈에 대한 스트레스도 없고. 돈 욕심은 가지지 말아야 합니다. 어떻게 하면 지금 가진 것에 만족할까 고민해요. 씀씀이 자체를 늘리면 안 돼요."

김주혁은 꽤 솔직하다. 출연한 작품에 대해 마음에 안 든 부분, 마음에 든 부분을 여과 없이 말한다. 과장이 없다는 얘기다. 그는 "영화 홍보가 어렵다"면서 "부풀려서 얘길 못하는 스타일"이라고 했다.

연이어 악역을 맡은 점도 흥미롭다. "악역을 못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재밌거든요. 다만 '1박2일' 예능 이미지 탓에 대중이 어색하게 생각하지 않을까 고민했죠. 다음 번엔 좀 더 부드러운 악역을 하고 싶어요. 다정하게 죽이고, 슬퍼하기도 하고, 미안해하기도 하는 악역이요(웃음)."

그는 또 "완전한 선인, 완전한 악인도 없다"면서 "여러 면이 공존해야 매력적인 캐릭터가 탄생한다. 사람도 그렇다"고 했다.

배우 김주혁은 영화 '석조저택 살인사건'을 통해 호흡을 맞춘 고수에 대해 "굉장히 진지하고 항상 고민하는 배우"라고 전했다.ⓒ씨네그루(주)키다리이엔티 배우 김주혁은 영화 '석조저택 살인사건'을 통해 호흡을 맞춘 고수에 대해 "굉장히 진지하고 항상 고민하는 배우"라고 전했다.ⓒ씨네그루(주)키다리이엔티

김주혁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그를 차가운 사람으로 인식한다. 이런 이미지를 깨려 '1박2일'에 출연했다. 동료 배우들에게 예능 추천을 하느냐고 물었다. "사람마다 성향이 다르기 때문에 100% 추천한다고 장담할 순 없어요. 다만, 전 예능이 연기에 도움 됐습니다. 예능 재출연 생각은 없어요. 하면서 계속 민폐를 끼친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내 옷'이 아니라는 느낌을 받았고요."

1998년 SBS 8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그는 '싱글즈'(2003), '홍반장'(2004), '프라하의 연인'(2005), '광식이 동생 광태'(2005), '방자전'(2010), '구암 허준'(2013), '뷰티 인사이드'(2015), '좋아해줘'(2015), '비밀은 없다'(2015), '당신자신과 당신의 것'(2016), '공조'(2016)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했다.

드라마는 '구암 허준' 이후 뜸하다. 브라운관에서 김주혁의 얼굴을 보고 싶어 하는 대중도 많다. 그는 "빡빡한 스케줄이 무섭다"면서 "빠듯한 시간에 좋은 컨디션을 유지해야 만족할 만한 결과물이 나오는데 드라마는 그게 힘들다. '구암 허준' 때 정말 힘들었는데 어떻게 소화했는지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5월부터는 영화 '흥부' 촬영에 들어간다. 휴먼 영화 '짝궁'은 최종 조율 중이고, '독전'에도 출연한다. 스릴러물도 한 편 검토 중이다. 올해 촬영을 앞둔 영화만 총 네 작품인 셈이다.

황금연휴에 개봉한 '석조저택 살인사건'은 다양한 국내·외 작품과 경쟁한다. 그는 "스릴러를 좋아하시는 관객들이 많이 봐주셨으면 한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부수정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