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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심은경 "첫 대선 투표, 후보 진실성 따질 것"


입력 2017.04.27 08:49 수정 2017.04.28 13:50        부수정 기자

'특별시민'서 광고전문가 박경 역

"처음부터 끝까지 고민한 작품"

배우 심은경은 영화 '특별시민'에 대해 "처음부터 끝까지 고민한 작품"이라고 했다.ⓒ쇼박스 배우 심은경은 영화 '특별시민'에 대해 "처음부터 끝까지 고민한 작품"이라고 했다.ⓒ쇼박스

'특별시민'서 광고전문가 박경 역
"처음부터 끝까지 고민한 작품"


"진실로 소통하세요. 안 그러면 고통이 옵니다."

대한민국 정치판을 다룬 영화 '특별시민'(감독 박인제)에서 변종구(최민식) 캠프의 청년혁신위원장인 박경(심은경)은 3선 서울시장을 노리는 변종구에게 이같이 말한다. 20대 청년의 당당한 패기가 묻은 말이다.

'특별시민'은 서울시장 변종구(최민식)가 대한민국 최초 3선 서울시장에 도전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정치 스릴러물이다.

'장미대선'과 맞물려 화제가 된 영화는 권력을 얻는 수단이자 입문 과정인 선거, 그리고 정치판의 이면을 적나라하게 까발린다. 그간 많이 봐왔던 대한민국 정치판의 모습이 그대로 나와 영화 속 상황을 현실에 발붙이게 만든 점이 미덕이다.

심은경은 변종구 캠프의 '젊은 피' 박경 역을 맡아 최민식, 곽도원, 문소리와 호흡했다. 그간 소녀소녀한 캐릭터를 주로 해온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이미지 변신을 꾀했다.

배우 심은경은 영화 '특별시민' 속 박경에 대해 "신념을 굽히지 않고 떳떳하게 얘기하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쇼박스 배우 심은경은 영화 '특별시민' 속 박경에 대해 "신념을 굽히지 않고 떳떳하게 얘기하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쇼박스

24일 서울 팔판동에서 만난 심은경은 "'특별시민'은 처음부터 끝까지 고민한 작품"이라며 "나보다 나이가 많은 박경을 소화할 수 있을까 걱정했다"고 말했다.

아무래도 민감한 정치 소재인 영화이다 보니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장미대선'과 맞물리기도 했고, 메시지도 가볍지 않았다. 박경이란 캐릭터가 극 중심에 있는 터라 고민이 더 깊었다.

심은경은 "처음에는 '나한테도 이런 기회가 찾아오는구나' 싶어서 정말 신이 났다"며 "박경이 지닌 연륜을 끄집어내는 게 관건이었다"고 강조했다.

"제가 욕심부리는 게 아닌가 싶었죠. 광고계 에이스였던 박경은 곧은 신념이 있는 인물이에요. 그러다 정치판에 처음 뛰어들고, 이후 현실과 이상에서 생기는 괴리감을 느끼죠. 박경 자체가 부담이었는데 감독님께서 믿어주셨어요. 정치 용어도 찾아보고, 헤어 스타일도 바꾸고 여러모로 노력했어요. 영화 촬영하면서 이렇게 준비를 많이 한 건 '특별시민'이 처음이에요."

심은경이 해석한 박경의 매력은 신념을 굽히지 않고 떳떳하게 얘기하는 '신선함'이다. 처음에는 이성적인 면에 중점을 둬서 연기하려 했으나 너무 딱딱한 듯해서 고민이 많았다고.

배우 심은경은 영화 '특별시민'에서 호흡한 최민식에 대해 "경외심을 느끼는 선배"라고 말했다.ⓒ쇼박스 배우 심은경은 영화 '특별시민'에서 호흡한 최민식에 대해 "경외심을 느끼는 선배"라고 말했다.ⓒ쇼박스

그를 도와준 건 변종구 역을 맡은 대선배 최민식이었다. 캐릭터의 유연성에 대해 얘기해줬고, 미처 깨닫지 못한 캐릭터의 성격을 촬영을 통해 만들어냈다. 직접 부딪히며 연기했고, 사소한 신이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 신경 썼단다.

최민식과의 호흡을 묻자 "기가 죽었다. 아니, (기가) 죽은 정도가 아니다"라며 웃었다.

"처음엔 눈도 제대로 못 봤어요. 긴장을 너무 많이 해서...선배님께 잘 보이고 싶었는데 뜻대로 안 되더라고요. 민식 선배님께서 최대한 자연스럽게 연기하라고 조언해주셨어요. 긴장감을 잃지 않은 것도 중요했고요. 이 긴장감이 박경을 연기하는 데 있어 가장 큰 원동력이 됐어요. 항상 깨어 있었으니깐요. 박경 생각만 하다 보니 쉴 틈이 없었어요. 민식 선배를 보면 경외심이 들어요. '저런 배우가 될 순 없을 것 같다'는 생각도 했고요. 많은 걸 배웠습니다."

열린 결말에 대해선 "감독님께서 날 믿고 맡겨주셨다"며 "박경은 자기 생각과 결정에 대해 확고한 의지가 있는 인물이라 이 점에 포인트를 두고 연기했다. 아마 박경은 보고 느꼈던 현실, 정의와 권리에 대해 이야기했을 것"이라고 했다.

최민식은 변종구가 젊은 세대의 표심을 얻기 위해 박경을 전략적으로 이용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박경으로 분한 심은경의 생각을 물었다. "앞으로 밀고 나가는 힘을 지닌 변종구를 좋아했어요. '저런 사람이면 일을 배울 수 있겠구나' 싶은 거죠. 변종구를 좋아해서 따르고 싶어 한 이유가 이 때문이죠."

영화 '특별시민'에 나온 심은경은 "주, 조연 가릴 것 없이 마음에 들면 출연한다"고 했다.ⓒ쇼박스 영화 '특별시민'에 나온 심은경은 "주, 조연 가릴 것 없이 마음에 들면 출연한다"고 했다.ⓒ쇼박스

MBC '대장금’(2003)으로 데뷔한 심은경은 충무로를 대표하는 여배우로 성장했다. '써니'(736만명·2011), '광해'(1232만명·2012), '수상한 그녀'(865만명·2014) 등에서 흥행 홈런을 쳤다. 특히 주연으로 나선 '수상한 그녀'는 그야말로 대박이었다.

이후 '내일도 칸타빌레'(2014), '널 기다리며'(2015), '부산행'(2016·특별출연), '서울역'(2016), '걷기왕'(2016), '조작된 도시'(2017) 등 다양한 작품에, 비중 상관없이 출연했다.

오로지 주인공만 원하는 배우들과는 다른 행보다. 심은경은 "내가 하고 싶은 일이라서 했다"는 답을 들려줬다. "주연만 하고 주인공만 해야 하나요? 조연이 더 재밌는데 말이죠. 호기심이 많아서인지 다양한 캐릭터에 도전하고 싶어요.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고 싶어요. '아니면 말고'라는 심정으로. 아무것도 안 하고 작품만 기다리면 안 되잖아요. 제겐 다 소중한 역할이에요."

'부산행'에서 좀비로 특별출연한 그는 그 짧은 분량을 위해 한 달이란 시간을 투자했다. '임팩트가 있다'는 생각에서다.

박경이 변종구 캠프에서 혼란스러운 시간을 보낸 것처럼 심은경도 그랬다. 매년 성장하는 것 같지만, 또 다른 고민이 몰려온단다. "배우는 뭘까, 연기는 뭘까 고민해요. 쉬면서 여행 갈까도 생각했어요. '이게 맞는 걸까', '난 연기에 재능이 없는구나' 싶었지요. 다른 걸 해봐야겠다고도 생각했는데 결국 원점으로 돌아왔습니다. 연기할 때 가장 힘이 나더라고요."

영화 '특별시민'에 출연한 심은경은 "좋은 지도자는 진실한 마음으로 대중과 소통하는 정치인"이라고 했다.ⓒ쇼박스 영화 '특별시민'에 출연한 심은경은 "좋은 지도자는 진실한 마음으로 대중과 소통하는 정치인"이라고 했다.ⓒ쇼박스

특히 이번 '특별시민'을 찍을 때 연기에 대한 새로운 지점을 찾아냈다. '완벽'만 추구했던 욕심을 조금 내려놓을 수 있었다. '특별시민'은 초심이 뭔지 느끼게 해준 작품이란다. "그간 다양한 캐릭터를 맡으면서 매번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혔던 듯해요. 모든 게 불안해서 작품을 연이어 했는데 어느 순간 지쳤답니다. '걷기왕' 때 맨날 학생 캐릭터만 한다는 비판도 들었는데 이젠 그냥 마음이 편해요. 비슷한 역할을 할 수도 있죠. 제가 하고 싶은 걸 하는 게 가장 중요해요."

그러면서 심은경은 "행복을 느끼기에도 모자란 시간이지 않느나"면서 "이런 고민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고 한다. 때때로 힘이 들고, 욕심이 나지만 이 자체를 즐기려고 다짐한다"고 미소 지었다.

심은경은 최근 일본 기획사 유마니테와 전속 계약을 맺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일본 작품을 좋아해서 일본 진출을 생각했다"며 "내가 추구하는 바와 비슷한 소속사를 찾게 됐다. 감사한 기회가 왔으니 열심히 할 계획"이라고 했다.

심은경은 5월 9일 생애 첫 대선 투표를 한다. 투표할 때 정치인의 어떤 면을 보는지 물었다.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게 참 힘들어요. 저는 무엇보다 '진실성'을 봐요. 국민과 진실한 마음으로 소통하려는 의지를 중요하게 따져요. 얼마만큼 국민을 생각하는지 다 보입니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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