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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컥 튀어나온 '송민순 쪽지'…문재인 대세론 발목 잡히나


입력 2017.04.22 00:17 수정 2017.04.22 04:52        문현구 기자

"거짓말 하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말이 자꾸 바뀌는 법"

문재인 발끈 "제2의 북풍공작…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9일 오전 서울 강북구 국립 4.19 민주묘지를 찾아 참배를 하기위해 이동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나윤 기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9일 오전 서울 강북구 국립 4.19 민주묘지를 찾아 참배를 하기위해 이동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나윤 기자

'5·9 장미대선' 선거전이 첫 주말을 맞은 가운데 '안보 이슈'가 최대 쟁점으로 자리잡는 분위기다. 한반도 위기 상황과 맞물려 선거 초반 판도를 좌우할 최대 사안으로까지 등장하면서 대선 후보들간 공방도 치열해졌다.

공격을 받는 대상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다. 최대 경쟁정당으로 꼽히는 국민의당은 물론 '안보'를 최대 화두로 여론몰이를 펼치는 보수정당들은 더욱 적극적으로 공격 진영을 형성하고 있다.

문 후보는 지난 19일 TV토론회를 통해 '안보관' '대북관'에 대해 집중공세를 받은 바 있다. '북한 주적 여부' '국가보안법 폐지 주문 여부' 등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거나 '그런 사실이 없다'고 밝히자 경쟁 후보들의 파상공세가 끊이지 않았다.

'인권결의안 찬성은 북남선언 위반' 공개…각 정당들 '문재인'에 십자포화

이어 21일에는 문 후보와 함께 참여정부에서 일한 송민수 전 외교통상부 장관의 '쪽지 공개'로 파장이 더욱 커졌다. 송 전 장관은 이날 '중앙일보'에 "노무현 전 대통령 재임 당시였던 2007년 11월 20일 자신을 불러 ‘인권결의안 찬성은 북남선언 위반’이라는 내용이 담긴 쪽지를 보여줬다”며 “김만복 국정원장이 북한에게 받은 내용을 백종천 안보실장에게 전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송 전 장관은 인터뷰에서 "문 후보가 최근 '송 전 장관의 주장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나는 거짓말한 것이 됐다"며 문건 공개 이유도 밝혔다.

경쟁 정당들은 즉각 문 후보를 겨냥해 포문을 열어 젖혔다. 국민의당은 "문 후보는 더 이상 대선정국을 거짓말로 물들이지 않기를 간절히 희망한다”고 했다.

김유정 대변인은 논평에서 “문 후보는 지난 2월 9일 모 방송에 출연해 송민순 전 장관 회고록에 나오는 ‘대북결재’에 대한 자신의 논란은 ‘왜곡된 것’이라고 거짓말을 했다”며 “송 전 장관이 오죽 답답하고 억울했으면 당시 상황을 기록해 둔 ‘메모지’까지 공개하며 발끈했겠는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 대변인은 “국민이 바라는 대통령은 무엇보다 정직한 사람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며 “문 후보가 더 이상 대선정국을 거짓말로 물들이지 않기를 간절히 희망한다”고 했다.

국회 운영위에서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예비열람을 시작으로 열람이 실시되는 가운데 16일 오전 국회 운영위원회 소회의실에 마련된 2007년 제2차 남북정상회담 관련 자료열람실에 'NLL 대화록 사본'이 보관될 금고가 설치되어 있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국회 운영위에서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예비열람을 시작으로 열람이 실시되는 가운데 16일 오전 국회 운영위원회 소회의실에 마련된 2007년 제2차 남북정상회담 관련 자료열람실에 'NLL 대화록 사본'이 보관될 금고가 설치되어 있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표심 공략의 최대 화두로 '안보'를 내세우는 보수 후보들도 가세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는 같은 날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송민순 회고록'을 보면 문 후보가 거짓말도 크게 한 게 된다"며 비난했다.

문재인 즉각 대응 "제2의 북풍공작…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

홍 후보는 "거짓말하는 분, 안보 관련해 북한을 주적(主敵)이라고 말하지 않는 그런 분한테 과연 국군통수권을 맡길 수 있을 것인가, 거기에 대해 회의적으로 본다"며 "문 후보가 대통령 되기엔 어렵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통령 후보도 같은 날 기자들과 만나 "문 후보의 말이 또 바뀌었다. 거짓말을 하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말이 자꾸 바뀌는 법"이라고 비판했다. 유 후보는 "북한에 물어본 정황이 명백한데 (문 후보는) 북한에 물어보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송 전 장관의 회고록에서 핵심적인 부분을 부정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유 후보는 "대선 후보의 정직성, 거짓말과 관련한 부분이기 때문에 문 후보가 해당 논란과 관련해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본다"면서 "청와대나 국정원도 관련된 문건이 있으면 모두 다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러한 공세에 문 후보도 즉각 대응하고 나섰다. 문 후보는 "참여정부 때 함께 근무했던 장관이기도 하고 또 과거 일에 대해서 서로 기억들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차원에서 이해하고 넘어 갔었다"며 "그런데, 지금 선거에 임박한 이 시기에 지금 일어나는 일들을 보면 그런 차원을 넘어서 지난 대선 때 NLL 과 같은 제2의 북풍공작, 그것으로 선거를 좌우하려는 비열한 색깔론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후보는 "회고록을 통해서 공직자가 과거에 취득했던 여러가지 일들을 공개하는 것이 공무상 비밀 누설에 해당한다고 생각했다"며 "잘못된 내용에 대해 송 전 장관에게 책임을 묻겠다.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문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승부를 겨룬 지난 18대 대선 때 2007년 남북 정상회담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주장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곤욕을 치른 바 있다.

문현구 기자 (moonh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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