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국, 중국의 일부' 발언 논란…외교부 '모호한' 대응

최종편집시간 : 2017년 06월 26일 19:02:35
트럼프 '한국, 중국의 일부' 발언 논란…외교부 '모호한' 대응
외교부 "사실관계 확인중"…항의 계획 묻자 "일단 파악부터" 되풀이
"강대국의 왜곡된 역사인식 문제, 정부가 당당히 대응해야"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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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04-21 16:47
하윤아 기자(yuna1112@dailian.co.kr)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게티이미지코리아

외교부 "사실관계 확인중"…항의 계획 묻자 "일단 파악부터" 되풀이
"강대국의 왜곡된 역사인식 문제, 정부가 당당히 대응해야" 지적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한국은 중국의 일부였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이 가운데 우리 정부는 여전히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라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어 모호한 대응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논란이 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이후인 지난 12일 월스트리스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나왔다. 문제의 발언은 당시 WSJ 인터뷰 기사에는 언급되지 않았으나 추후 전문이 공개돼 한 온라인매체를 통해 알려졌다.

공개된 인터뷰 전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이 중국과 한반도, 북한이 아닌 한반도(Korea) 역사에 대해 말했다. 수천 년 역사와 수많은 전쟁에 대해서. 한국은 사실 중국의 일부였다"고 말했다.

시 주석이 실제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같이 말했는지, 아니면 통역 실수로 인한 트럼프 대통령의 오해에서 비롯된 발언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발언은 한반도 주변 두 강대국 지도자의 한국에 대한 인식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라는 점에서 단순한 '오해'나 '실수'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외교부는 19일 트럼프 대통령의 문제 발언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자 당국자 차원에서 "일고의 가치도 없는 이야기"라고 일축했고, 20일에는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이 정례브리핑에서 논란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조 대변인은 "관련보도를 접한 직후에 미국과 중국을 포함한 여러 외교경로를 통해서 즉각적으로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며 "구체적인 사실들이 파악되는 대로 필요한 대응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이 같은 발언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중국 측에 항의할 것인지에 대해 묻자 "일단 구체적 사실관계를 파악해봐야 된다"며 말을 아꼈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한국은 중국의 일부였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자료사진) ⓒ연합뉴스

외교부 당국자는 21일 본보와의 통화에서도 "아직 파악 중에 있다"면서 "정상 간 대담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에 배석한 사람이 아니고서야 파악하려면 중국 외교부와 국무부 계통에서 검토해야해 쉽지 않고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정부가 향후 미국 혹은 중국에 항의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는지 묻자 이 당국자는 "과연 그런 말이 오갔는지 확인이 된 다음에 실체를 놓고 봐야한다"며 "섣불리 항의하겠다거나 문제를 제기하겠다고 말할 수는 없다. (사실관계) 파악을 먼저 하고 그 다음에 생각을 해봐야 한다"고 했다.

앞서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20일 정례브리핑에서 "나 역시 이를 확인할 방법이 없다. 정황을 알지 못한다"며 해당 발언의 진위 여부 확인을 피해가고 있는 상황인데도, 우리 정부는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답변만을 되풀이하는 모습이다.

물론 발언의 진위 확인이 우선돼야 하지만 민감한 역사 문제와 관련한 왜곡된 발언이 언론을 통해 나온 만큼, 우리 정부가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역사문제 대응이라는 측면에서 외교적 무능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박영호 강원대 초빙교수는 "중국이 동북공정을 오랫동안 추진해오고 있지만 정부는 이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조용히 해결하겠다는 저자세 외교를 보인 것이 사실"이라며 "바로 이러한 소극적인 대응의 결과가 이번 논란으로 나타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 교수는 "역사 문제에 있어서는 자존심을 지키면서도 교류·협력은 실용적으로 해야 한다"며 "정부가 당당한 역사인식과 민족의식을 기반으로 적극적 외교를 펼쳐 주도적으로 대응을 해나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데일리안 = 하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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