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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강판 가격 협상...포스코 ‘여유’ vs 현대제철 ‘초조’


입력 2017.04.21 06:00 수정 2017.04.21 09:05        이광영 기자

포스코, 글로벌 고객사와 협상 ‘순항’…현대차 납품 비중 ‘제한적’

현대제철, 현대차와 가격 협상 난항…실적에 악영향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 빌딩 전경(왼쪽), 현대제철 본사가 위치한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전경.ⓒ포스코·현대차그룹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 빌딩 전경(왼쪽), 현대제철 본사가 위치한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전경.ⓒ포스코·현대차그룹

포스코, 글로벌 고객사와 협상 ‘순항’…현대차 납품 비중 ‘제한적’
현대제철, 현대차와 가격 협상 난항…실적에 악영향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자동차강판 협상을 놓고 분위기가 상반된 모습이다. 글로벌 완성차 제조사 납품 비중이 높은 포스코는 대체로 가격을 인상했거나 인상이 유력한 반면 대부분의 물량을 현대기아자동차(이하 현대차)에 납품하고 있는 현대제철은 협상에서 난항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주요 고객사인 르노삼성과 한국지엠, 쌍용차와 올해 초 차강판 공급가격을 톤당 10%내외 수준에서 인상하기로 합의했다.

실제 르노삼성은 포스코 차강판 공급가격 인상을 이유로 지난 2월부터 주요 모델의 판매가격을 10~75만원 인상한 바 있다.

이처럼 포스코는 비현대차 국내 완성차업계와 글로벌 차업계를 적극 공략하면서 차강판 판매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현재 전 세계 10개의 자동차 강판 생산공장, 24개의 가공센터에서 토요타, 폴크스바겐, GM 등 글로벌 톱 15개사를 포함한 완성차업체, 부품사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포스코는 현대차 판매 비중은 지난해부터 10% 미만에 접어들었을 정도로 제한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올 초 현대차의 요청에 따라 ‘현대기아차’ 전담팀을 만들긴 했지만 급격한 비중확대까지는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반면 현대제철은 지난해 생산한 480만톤의 차강판 대부분을 현대차에 납품했다. 현대차에 공급하는 차강판 가격 인상 폭에 따라 현대제철의 실적이 좌우된다. 실제 차강판은 현대제철 영업이익의 60% 이상(별도 재무제표 기준)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그러나 현대차는 지난해 부진한 실적과 리콜사태, 올해 사드 배치 여파 등을 핑계로 차강판 가격 인상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이에 현대제철 역시 제한적인 협상력을 드러내며 예정된 기간에 협상을 마무리 짓지 못하고 있다.

특히 협상이 2월에서 4월로 지연됐고 원재료 가격 상승에 대응해 제품가격에 반영되지 못하면서 실적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분석이다.

김영환 현대제철 부사장(영업본부장)은 지난 1월 기업설명회(IR)에서 원가 상승을 고려했을 때 자동차 강판 가격을 톤당 13만원 인상해야한다고 밝힌 바 있다. 회사에 따르면 2015년 톤당 8만원 인하 이후 가격 변동은 없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현실적으로 톤당 6~8만원 수준에서 차강판 가격의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박종권 키움증권 연구원은 “협상지연에 따른 이익감소는 차지하고서라도 모기업과의 관계로 인해 경쟁사보다 가격 전가력이 열위에 있는 모습이 시장에 실망을 주고 있다”면서 “톤당 8만원을 상회하는 가격인상에 성공한다면 현대제철의 협상력에 재평가가 이뤄지겠지만 현재로선 긍정적인 상황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현대차와 협상을 진행 중이며 타결 시기는 장담할 수 없다”며 “지난해 건설용 강재 부문에서 판재류 부진을 만회했지만 올 하반기부터는 건설 경기가 하강할 것으로 보여 차강판에서 최소한의 원가 상승분 반영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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