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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합병, 경영판단 의한 결정...승계와 무관”


입력 2017.04.20 15:17 수정 2017.04.20 17:30        이호연 기자

엘리엇 등장 이후 양사 요청에 따라 미전실 지원 역할 했을뿐

"박 전 대통령 지원 약속 있았다면 굳이 관계자 만났겠느냐" 반박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5회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5회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연합뉴스

엘리엇 등장 이후 양사 요청에 따라 미전실에 지원역할 했을 뿐
"박 전 대통령 지원 약속 있았다면 굳이 관계자 만났겠느냐" 반박


삼성물산과 제일모직간 합병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는 무관하다는 주장이 다시 제기됐다. 또 그룹 차원의 지원은 엘리엇매니지먼트 등장 이후 이뤄졌으며 막판까지 국민연금공단 관계자들을 찾아가 설명하는 등 대통령의 합병 지원 약속이 없었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방증한드는 것이다.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과 삼성그룹 전·현직 임원들의 공판에서 특검측이 공개한 김종중 전 삼성 미래전략실 전략팀장(사장)의 서류증거 에 따르면 김 사장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은 양사의 경영상 판단에 따른 것으로 경영승계와 무관하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약 2시간 30분간 진행된 오전 공판에서는 김종중 전 사장의 진술조서가 중점적으로 다뤄졌다. 변호인단은 이를 근거로 양사가 요청해서 그룹 미전실이 도와준 것일 뿐 그룹이 처음부터 주도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김 전 사장은 진술조서를 통해 "당시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 등이 찾아와 두 회사의 합병시 순환출자고리 4개가 끊어지는 부수적 효과가 있고 합병 시너지를 잘 설명하면 주주들도 찬성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이에 이 부회장에게도 보고해 양사간 합병을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다만 그룹이 양사 합병에 개입한 것은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 등의 공격이 이뤄지면서였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전 사장은 “엘리엇의 방해로 합병이 무산되면 삼성물산만의 문제가 아니라 그룹 경영에 문제가 생긴다고 봤다"며 "합병 무산시 이 부회장의 리더십에 상처를 입을 수 있다고도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날 재판에서 공개된 김완표 삼성 미래전략실 기획팀 전무 진술조서에서도 양사 합병 추진 당시 중간에 엘리엇매니지먼트가 등장하면서 미전실에서 지원했다는 내용이 나오면서 그룹 차원의 개입이 처음부터 이뤄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뒷받침했다.

김 전무는 진술 조서에서 “누구의 지시를 받았다 보다는 양사에서 자율적으로 합병 진행하다가 엘리엇이 갑자기 등장해 어려워졌고 합병 대상기업에서 그룹차원에 요청해서 저희 팀에서 합병 성사를 위해 IR방안과 홍보 등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변호인단은 이들의 진술을 토대로 양사의 요청에 따라 그룹 차원에서 미래전략실이 지원한 것으로 위법 사실은 없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전 사장이 박창균 전 국민연금 의결권 전문위원(중앙대 교수)과 윤석근 일성신약 대표 등을 만난 것이나 장충기 전 사장이 위임장 소개 등의 역할을 한 것도 이러한 지원 업무의 일환이었다는 설명이다.

변호인단은 “아는 사람들을 소개했다고 해서 장 전 사장이 합병에 깊숙이 개입했다고 보고 있지만 장 전 사장은 미전실 임원으로서 지원 업무 일환으로 위임장 소개 등의 역할을 한 것”이라며 “합병 관련 업무에 깊숙이 개입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변호인단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합병 지원 의혹에 대해서도 국민연금공단 관계자들을 만나며 일일이 설명한 상황과는 맞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변호인단은 “(삼성에서) 박창균 교수(전 국민연금 의결권 전문위원)를 만나서 합병 안건을 전문위원회에 부의할 것이라고 물었다는데 대통령에게 약속을 받아 놓은 상태라면 굳이 미전실에서 관계자들을 찾아가 일일이 설명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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