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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정당이 유승민 발목?..."당 조직 무너지는 중" 하소연


입력 2017.04.20 00:00 수정 2017.04.20 06:46        조정한 기자

지역 조직 흐트러지거나 한국당으로 옮아갈 조짐

바른정당 의원들 "도와주고 싶어도 조직이 없다"

대통령 선거 운동에 집중해야 할 바른정당이 방향키를 놓치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정당의 기반이자 선거 운동의 필수 조건인 지역 조직이 무너지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일부 기초의원들은 자유한국당으로의 복당까지 고민하고 있어 유승민 후보의 '대선 완주' 가능성에 의문이 커지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대통령 선거 운동에 집중해야 할 바른정당이 방향키를 놓치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정당의 기반이자 선거 운동의 필수 조건인 지역 조직이 무너지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일부 기초의원들은 자유한국당으로의 복당까지 고민하고 있어 유승민 후보의 '대선 완주' 가능성에 의문이 커지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요즘 밥을 못 먹고 있다. 의원들 20여 명이 모여 팔짱만 끼고 있다"

대통령 선거 운동에 집중해야 할 바른정당이 방향키를 놓치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정당의 기반이자 선거 운동의 필수 조건인 지역 조직이 무너지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일부 기초의원들은 내년 지방선거를 의식해 자유한국당으로의 복당까지 고민하고 있어 유승민 후보의 '대선 완주' 가능성에 의문이 커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바른정당 한 의원은 "유승민 후보를 당에서 왜 끌어주지 않냐고 질타하는데 지금 지역 조직이 줄줄이 무너지고 있는 걸 알고 하는 소리인지 모르겠다"면서 "자유한국당으로 빠지는 사람도 있는데 남아달라고도 못한다. 착잡하다"고 토로했다.

바른정당은 대통령 후보 등록 전부터 '유승민 대선 완주'에 회의적이었다. 지지율이 낮아 당선이 불확실한 유 후보가 단독으로 대선을 완주한다면 당이 연대나 단일화로 운신의 폭을 넓힐 수 없다는 게 그 이유였다.

하지만 당내 의원들은 "돕고 싶어도 이제 조직이 없어지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현재 수도권과 영남권 일부 지역에서 이탈 조짐이 보이고 있다.

자유한국당의 한 수도권 당협위원장은 19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바른정당 기초 의원 수 명 중에서 3명이 흔들려서 자유한국당으로 넘어온다는 소문은 들었다"고 밝혔다. 해당 지역구를 가진 국회의원은 이미 관련 결단을 통보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바른정당 의원들은 조기 대선의 전초전이자 수도권 민심의 바로미터였던 4.12 재보궐 선거 결과가 이를 충분히 증명해줬다고 말한다. 특히 "김영우 바른정당 의원이 3선을 지낸 경기 포천시의 선거에서 패했다는 점에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또한 바른정당에서 공천 등 당선 지원을 받았던 기초지자체장 역시 바른정당이 아닌 자유한국당의 러브콜에 응답, 편입되는 조짐이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른정당 대선 후보인 유승민 의원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바른정당 당사에서 유승민의 정치에세이 '나는 왜 정치를 하는가' 간담회를 갖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바른정당 대선 후보인 유승민 의원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바른정당 당사에서 유승민의 정치에세이 '나는 왜 정치를 하는가' 간담회를 갖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수도권뿐 아니라 영남에서도 유사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한 바른정당 의원은 "자기가 끝까지 붙잡고 있는 게 괴로워서 갈 길 가라고 했다는 걸 전해 들었다"면서 "내년 지방선거도 있어 다들 걱정이 많다"고 설명했다.

장제원 바른정당 의원 또한 19일 'MBC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광역 기초의원들은 선거가 1년 밖에 남지 않았다. 그분들은 이번 대선에 영향을 결정적으로 받는 분들이다"라며 "그래서 그분들의 입장은 조금 흔들리는 건 분명해 보인다"면서 이런 분위기를 대변했다.

이에 대해 한 바른정당 중진 의원은 "바른정당이 지역에서부터 이렇게 무너지고 있는데 내년에 누가 우리 당 소속으로 지방선거에 출마하겠냐"면서 "후보가 의지가 강해 완주하겠다면 어쩔 수 없지만 대선 완주 뒤에 웬만큼의 성적표도 거두지 못하면 정말 초라해진다. 그런데 우리 보고 '해당행위'를 하고 있다고 하면 너무 섭섭하지 않냐"고 호소했다.

한편 김 선대위원장은 18일 유승민 후보 사퇴 논의를 위한 의원총회 개최 가능성에 대해 "(의총이 열릴 가능성은) 없다"고 논란을 일축했다. 이어 '유 후보 지지율이 오르지 않으면 사퇴를 고민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엔 묵묵부답했다.

조정한 기자 (impactist9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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