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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후보 부인 이순삼 씨, 우중·냉담에도 꿋꿋이 '내조 유세'


입력 2017.04.19 06:00 수정 2017.04.19 06:29        정금민 기자

찌푸린 상인들 "말로만 '네네' 하지 말고 시장 발전 좀 시켜달라"

격려와 냉담 뒤섞인 '냉온탕' 속에도 불굴의 유세…욕설 나오기도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의 배우자인 이순삼 씨가 18일 오전 서울 관악구의 신원시장을 찾아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데일리안 정금민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의 배우자인 이순삼 씨가 18일 오전 서울 관악구의 신원시장을 찾아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데일리안 정금민 기자

대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대선후보 부인들의 보이지 않는 경쟁도 달궈지고 있다. 후보의 이미지를 높이고 보다 많은 민심을 얻기 위해 팔을 걷어붙이는 일도 다반사이다. 18일 '데일리안' 취재진은 '거친 발언'으로 늘 주목받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부인 이순삼 씨 하루 일정에 동참했다.

이 씨는 이날 '남편 빈틈 챙기기'의 일환으로 서울 지역의 재래시장 2곳을 찾았다. 홍 후보가 '서민 대통령'을 강조하며 영남권 순회 유세에 나서는 동안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힘 보태기'에 나선 것이다.

냉담한 상인들 "말로만 '네네' 하지 말고 시장 발전 좀 시켜달라"

오전 11시. 이 씨는 서울 관악구 신원시장부터 찾아나섰다. 한국당을 알리는 붉은색 점퍼를 입은 이 씨는 시장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홍 후보의 기호인 '2번'을 손가락으로 그리면서 시장 상인들을 비롯해 시민들과 '눈길 마주치기'에 힘썼다.

점퍼에 '기호 2번' 표시와 홍 후보의 이름이 적힌 것을 발견한 일부 상인들은 이 씨를 향해 "홍준표 힘내세요"를 외치며 격려하기도 했다. 그러자 이 씨도 한걸음에 달려가 응원을 보낸 상인들과 손을 맞잡으며 감사 인사와 함께 연신 고개 숙여 인사했다.

하지만 시장에서 만난 사람들이 모두 호의적이지는 않았다. 상인들 상당수는 이 씨가 악수를 건네자 바쁘다는 이유 등으로 얼굴 한번 쳐다보지 않은 채 일에 열중했다. 더러는 인상을 찌푸리면서 이 씨를 향해 "말로만 '네네' 하지 마시고 시장 발전 좀 시켜달라"고 외치기도 했다.

정육점을 운영하는 30대 남성 상인은 이 씨가 여러 차례 악수를 시도했지만 묵묵부답과 함께 불편한 표정을 숨기지 않았다. 이 상인은 기자에게 "유세 와 봤자 얼굴만 비추고, 하는 게 없다. 시장 경제가 너무 어려워 먹고 살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처럼 냉랭함이 도는 분위기에도 이 씨는 시장 이곳저곳을 누비며 "우리 남편 열심히 하겠다. 믿어달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격려와 냉담 등 '냉온탕 반응' 속에 '우중 유세'…욕설 튀어나오기도

오후 3시. 장소를 옮겨 이번에는 용산구의 용문시장을 찾은 이 씨는 장대비가 내리는 가운데 '우중 유세활동'을 멈추지 않았다. 동행한 당 관계자 일부가 일정을 연기하자는 권유에도 이 씨는 "시간이 없다"며 시장 안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18일 서울 용산구의 용문시장을 방문한 홍준표 후보의 배우자 이순삼 씨가 비가 내리는 가운데 시장상인들과 시민들을 잇따라 찾아가면서 지지를 호소했다. ⓒ데일리안 정금민 기자 18일 서울 용산구의 용문시장을 방문한 홍준표 후보의 배우자 이순삼 씨가 비가 내리는 가운데 시장상인들과 시민들을 잇따라 찾아가면서 지지를 호소했다. ⓒ데일리안 정금민 기자

이곳에서는 오전과는 다른 분위기도 엿보였다. '비옷 투혼'을 벌이는 이 씨를 접한 유산균음료 여성 판매원이 다가와 음료를 연신 권했는데 이 씨가 극구사양하자 "홍준표 파이팅"을 외치며 응원으로 대신했다.

미용실을 운영하는 60대 여성 김모 씨도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지지했던 사람인데 너무 실망했다. 그러나 홍준표 후보는 지금까지 잘해왔다. 믿어보겠다"며 응원에 동참하기도 했다. 60대 이상이 주를 이룬 이곳 상인들 상당수는 "이제는 보수가 뭉쳐야 한다, 모래시계 검사 시절 기세로 나라를 잘 이끌어달라"는 등 다양한 주문을 이 씨에게 전하기도 했다.

반면, 이곳에서도 어김없이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자영업 종사자인 60대 박모 씨는 "홍 후보가 시진핑과 맞장 한번 뜨겠다고 했을 땐 맡겨볼까 했는데, 얼마 전 우다웨이 대사 방한 때 대응이 미미했다. 실망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70대 가량의 한 남성은 이 씨의 이동차량 근처에서 욕설 등을 섞어가며 "홍준표 니가 무슨 대통령 자격이 있나"라는 등의 내용으로 고함을 쳤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도 계속 시민들을 만난 이 씨는 이날 하루 일정을 마치는 순서로 유세차에 올라 마이크를 잡았다. 시장을 오가는 시민들과 몇 번 눈을 마주친 이 씨는 담담하게 "남편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이 지역을 더 아름다고 살기 좋게 만들기 위해 연구를 많이 하겠다. 믿어달라"며 지지를 호소한 뒤 말을 맺었다.

정금민 기자 (happy7269@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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