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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술남녀' PD 사망, 가슴 후벼 파는 '노동착취' 때문?


입력 2017.04.18 16:57 수정 2017.04.22 10:26        이한철 기자
'혼술남녀' 신입PD 사건이 과도한 업무와 인격모독에 의한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 CJ E&M '혼술남녀' 신입PD 사건이 과도한 업무와 인격모독에 의한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 CJ E&M

tvN '혼술남녀'에 참여했던 CJ E&M 신입PD 이한빛 씨(사망 당시 27세)의 사망 사건은 인격 모독과 노동착취 등 그릇된 조직문화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씨는 지난해 10월 26일 실종 5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해 1월 입사한 뒤 4월 tvN 드라마 '혼술남녀' 제작팀에 배치됐지만, PD로서 성장하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다.

당시 사측은 이 씨의 사망을 개인의 나약함으로 몰아갔다. 하지만 청년유니온과 유가족 등으로 이뤄진 대책위원회는 18일 기자회견을 갖고 사측의 주장을 반박하고 공식 사과와 책임자 징계, 재발방지대책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대책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5일 첫 방송 예정이었던 '혼술남녀'는 전체 16회 가운데 절반인 8회분을 사전 제작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8월 12일 촬영·조명·장비 담당 외주업체와 스태프가 갑작스레 교체되면서 촬영 계획이 늦춰졌다.

이에 따라 제작 기간이 대폭 축소되면서 제작팀의 노동환경이 극도로 악화됐다는 게 대책위의 설명이다.

특히 막내 조연출이었던 이 씨에게 과도한 업무가 주어졌고, 8월 27일부터 10월 20일까지 휴식을 취한 날은 이틀에 불과했다. 평균 수명 시간은 4~5시간에 불과했고, 2교대 근무였지만 현장에 없는 날엔 사무실 내근을 이어갔다.

이 씨가 무엇보다 힘들어한 건 계약직 스태프 교체 과정에 이른바 '정리' 업무를 맡았기 때문이다. 제작팀이 다수 계약직을 정리해고 했는데, 이 과정에서 심한 심적 고통을 겪은 것이다.

실제로 이 씨의 유서에는 "촬영장에서 스태프들이 농담 반 진담 반 건네는 '노동 착취'라는 단어가 가슴을 후벼팠다. 물론 나도 노동자에 불과하지만, 적어도 그네들 앞에선 노동자를 쥐어짜는 관리자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뿐만 아니라 대책위는 제작팀 내 인격모독에 가까운 막말, 욕설이 있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그러나 CJ E&M 측은 대책위의 이 같은 주장에 오히려 이 씨의 근태불량을 문제 삼고 있으며 "학대나 모욕도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CJ E&M이 이날 대책위 주장에 대해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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