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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짓수 마스터’ 자카레 망친 휘태커 “MMA란...”


입력 2017.04.17 01:38 수정 2017.04.18 10:55        데일리안 스포츠 = 김태훈 기자

랭킹 3위 자카레에 2라운드 TKO승...대회 최대 이변

그라운드 저항 능력과 스피디한 타격...MMA 정의 재확인

UFC 미들급 휘태커가 자카레에게 TKO승을 거뒀다. ⓒ 게티이미지 UFC 미들급 휘태커가 자카레에게 TKO승을 거뒀다. ⓒ 게티이미지

UFC 미들급 로버트 휘태커(27·호주)가 호나우두 자카레 소우자(37·브라질)를 누르고 MMA(mixed martial arts) 정의를 재확인시켰다.

휘태커가 16일(한국시각) 미국 캔자스시티 스프린트센터서 열린 ‘UFC ON FOX 24’ 미들급 매치에서 2라운드 3분 28초 만에 자카레에게 TKO 승리를 거뒀다(SPOTV중계). 웰터급에서 미들급으로 전향한 휘태커는 클린트 헤스터를 시작으로 유라이어 홀, 데릭 브런슨 등을 연파하며 여기까지 올라왔다.

자카레는 UFC에서 TKO(KO)패가 없는 맷집도 뛰어난 파이터다. 지난 2013년 UFC에 진출해 7승을 거두는 동안 현 랭킹 1위 요엘 로메로에게만 판정패(2015년 12월 UFC 194)했다. 판정 논란이 있었던 패배다. 그만큼 자카레는 강한 상대였다.

그런 자카레(랭킹 3위)가 휘태커의 7연승 제물이 될 것으로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자카레는 UFC와의 재계약 직후 출전한 대회라 어느 때보다 타이틀샷에 대한 의욕도 강했다. 압승을 거두고 자축하고 싶었던 마음이 컸는데 불의의 일격을 당했다.

자카레는 주짓수 검은 띠 중에서도 최정상급으로 분류되는 ‘주짓수 마스터’다. 승리의 2/3를 서브미션으로 따냈을 정도다. 악어 걸음으로 옥타곤에 오른 자카레는 1라운드 초반부터 주짓수를 앞세운 그래플링으로 휘태커를 압박하려 했다.

클린치 싸움에 이어 테이크다운을 시도했다. 결국, 휘태커를 넘어뜨린 뒤 백포지션에 올라탔다. 특별한 반전 없이 자카레가 끝내거나 주도권을 잡은 채 끌고 갈 것으로 보였다.

모두의 예상을 뒤집고 휘태커는 그라운드에서의 위기를 뒤집고 일어섰다. 자카레전을 준비하면서 주짓수 연습에 상당한 시간을 할애한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휘태커는 경기 후 “우수한 코치들과 주짓수에 대비해 많은 훈련을 했다”고 밝혔다.

휘태커는 자카레전 승리로 UFC 미들급 랭킹 5위 진입을 바라보게 됐다. ⓒ UFC 휘태커는 자카레전 승리로 UFC 미들급 랭킹 5위 진입을 바라보게 됐다. ⓒ UFC

휘태커는 자카레 그라운드에서 빠져나온 뒤 맞이한 2라운드 초반 자카레 안면에 펀치를 꽂았다. 자카레는 충격을 받고 쓰러지면서 그라운드로 유인했다. 자카레는 잘 풀리지 않자 주짓수 달인답게 누워서 끝내려는 속내를 드러냈다.

휘태커는 간파했다. 타격에 충격을 받고 숨을 고르는 자카레의 전략을 이미 꿰뚫고 있었다. 경기 후 휘태커도 이 장면을 떠올리며 “절대 말려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리고 때를 기다렸다. 주심도 자카레에게 일어날 것을 주문했다.

일어난 자카레를 향해 휘태커는 헤드킥과 스트레이트를 연달아 꽂으며 자카레의 넋을 빼놓았다. 강력한 타격에 정신이 혼미한 자카레는 평소의 스텝 리듬을 잃고 거푸 타격을 허용했다. 그리고 옥타곤 바닥에 쓰러졌다. 휘태커도 이번에는 그라운드로 달려들어 엘보우를 앞세운 파운딩을 퍼부었다. 주심도 자카레 안면에 피가 흐르자 경기를 끝냈다.

휘태커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자카레의 팬인데 그의 커리어를 망쳐 미안하다. 하지만 UFC는 그래플링 매치가 아니다. MMA는 주짓수만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MMA에 대한 정의까지 재확인시켰다.

빠르고 센 타격, 속임 동작에 이은 킥과 펀치, 테이크다운 방어, 그라운드에서의 저항 능력을 보여준 휘태커의 자신감이 묻어나는 발언이다.

휘태커는 이날의 승리로 랭킹 5위권 진입을 바라보게 됐다. 챔피언 비스핑 아래로 로메로, 락홀드, 자카레, 무사시, 와이드먼 등 강호들이 득시글거린다. 갈 길은 멀지만 자카레의 그라운드에서 빠져나오는 탈출 능력과 스피드를 동반한 타격, 그리고 냉정함을 유지한다면 미들급 챔피언 전선에 신선한 바람이 될 수 있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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