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케이뱅크 돌풍에 대형저축은행 입지 '흔들'


입력 2017.04.12 06:00 수정 2017.04.12 08:31        배상철 기자

높은 예금이자· 싼 대출금리 정책이 돌풍 이끌어

부대비용 절감과 IT기업 정보 사용해 저금리 대출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흥행 돌풍을 일으키면서 대형저축은행들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데일리안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흥행 돌풍을 일으키면서 대형저축은행들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데일리안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흥행 돌풍을 일으키면서 대형저축은행들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주 고객층이 신용등급 1~7등급으로 겹치는데다 케이뱅크가 저축은행들보다 낮은 대출 금리를 제공하며 중금리 시장을 공략하고 있어서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영업 개시 일주일 만에 가입자가 15만명을 넘어섰다. 총 수신금액은 730억원, 대출액은 410억원으로 집계됐다.

업계 관계자들은 높은 예금이자와 값싼 대출금리를 제공하는 금리정책이 케이뱅크의 흥행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케이뱅크의 ‘직장인K 신용대출’ 상품은 최저 연 2.7%, ‘슬림K 중금리대출’은 최저 연 4.14%에서 최고 연 8.94%로 대출해 준다. 업계 1위 SBI저축은행의 대표적 중금리 상품인 사이다(연 6.9%~13.5%)보다 저렴하다.

신용대출을 급격하게 늘리고 있는 OK저축은행의 중금리OK론(연 9.5%~19.9%)과 비교하면 최저 금리가 5%이상 차이난다.

케이뱅크가 낮은 대출 금리를 책정 할 수 있었던 것은 창구와 지점이 없어 부대비용을 절감한 영향도 있지만 주주에 ICT기업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기존 금융회사들이 접근 할 수 없었던 고객행위 패턴 정보를 신용평가에 반영해 상환능력을 세밀하게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통신사인 KT 고객들의 통신료 결제 내역뿐 아니라 GS편의점에서 택배를 배송한 이력 등을 활용할 수 있다. 이외에도 9개 ICT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는 추가적인 정보들을 빅데이터화 해 이용한다는 계획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케이뱅크는 새로운 정보 활용을 위해 가입 시 고객의 동의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저축은행들은 케이뱅크 돌풍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중금리 상품을 출시하고 온·오프라인을 결합한 금융 서비스 등을 선보이고 있지만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오는 6월 카카오뱅크가 출범하면 치열한 경쟁구도에서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하지만 대형저축은행들은 고객층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위협적이지 않다는 입장이다.

한 대형저축은행 관계자는 “케이뱅크는 직장인 등 우량한 고객에게 중금리로 대출해주고 있는 것”이라며 “저축은행의 고객은 직장이 없거나 생산 활동을 하지 않아 수입이 없는 분들이 대부분이다”고 말했다.

이어 “케이뱅크가 중금리 시장에서 저축은행들의 영역까지 확장하려면 지금과 같은 금리로는 마진이 나지 않기 때문에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중·소 저축은행들은 케이뱅크의 출범에 전혀 동요하지 않고 있다. 고객 대부분이 고령층이고 내방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한 소형저축은행 관계자는 “케이뱅크가 출범한지도 모르는 고객도 많다”고 말했다.

배상철 기자 (chulcho@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배상철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