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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경기 더? 슈틸리케 조건부 유임, 그 위험한 발상


입력 2017.04.05 06:18 수정 2017.04.06 06:43        데일리안 스포츠 = 김평호 기자

기술위원회, 최종예선 3경기 결과에 따른 변화 암시

나아질 것 없는 슈틸리케호, 카타르전 패하면 이미 늦어

자칫 카타르전에서 패한다면 남은 경기에 대한 불안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자칫 카타르전에서 패한다면 남은 경기에 대한 불안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경질은 피했다. 대신 A축구대표팀 울리 슈틸리케 감독에게 ‘조건부 유임’이라는 단서가 붙었다.

대한축구협회는 3일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기술위원회를 열고, 슈틸리케 감독에게 대표팀 지휘봉을 계속해서 맡기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최근 부진한 경기력으로 도마에 오른 A대표팀의 수장 슈틸리케 감독은 일단 계약기간인 2018러시아 월드컵 본선까지 지휘봉을 잡게 됐다.

향후 최종예선 3경기 결과는 슈틸리케 감독의 거취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용수 기술위원장은 기술위원회 직후 기자회견에서 “남은 3경기가 중요할 것 같다. 기술위와 남은 시간 동안 정말 비상사태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서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3경기 결과에 따라서 다음에는 또 다른 변화가 있을 수도 있고, 러시아 월드컵 마지막 경기까지 갈수도 있다”고 덧붙여 묘한 여운을 남겼다.

A대표팀은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1~5차전에서 졸전을 거듭하고도 지난 중국전과 시리아전에서 부진한 경기력으로 실망을 안겼다.

지난해 11월 우즈베키스탄전을 마치고 팀을 재정비할 4개월의 시간이 있었지만 대표팀에 변화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이는 슈틸리케 감독에게도 책임이 있다.

이에 슈틸리케 감독의 경질에 대한 여론이 빗발쳤지만 기술위의 선택은 재신임이었다. 분위기는 경질 쪽으로 무게가 기울고 있다 해도 기술위 역시 확실한 대안 마련 없이 무작정 슈틸리케 감독을 내칠 수는 없었다.

최종예선이 3경기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 거물급 외국인 지도자를 데려오기는 사실상 힘들었고, 국내 후보자들 가운데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신태용 감독은 오는 5월 U-20 월드컵을 앞두고 있어 선임이 쉽지 않았다.

물론 최종예선 3경기 결과가 좋지 않으면 슈틸리케 감독의 거취는 또 다시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문제는 3경기 결과를 지켜보고 재차 판단을 내릴 정도로 현재 A대표팀이 처한 상황이 여유롭지 않다는 점이다.

슈틸리케 감독을 유임한 기술위의 선택은 아쉬움이 남는다. ⓒ 연합뉴스 슈틸리케 감독을 유임한 기술위의 선택은 아쉬움이 남는다. ⓒ 연합뉴스

한국은 6월 카타르 원정, 8월 이란과의 홈경기, 9월 우즈베키스탄과의 원정 경기를 앞두고 있다. 만약 카타르 원정에서 패하기라도 한다면 러시아 월드컵 본선 진출에 빨간불이 들어올 수 있다.

비록 카타르가 A조 최하위로 떨어지며 사실상 월드컵 본선 진출이 물거품이 됐지만 그간 한국은 최종예선 원정에서 약한 모습을 보여 왔다. 승리는커녕 3경기에서 1무 2패를 기록 중이고, 단 한 골도 상대 골대에 넣지 못했다.

더군다나 카타르는 지난해 홈경기에서 3-2로 극적인 승리를 거두긴 했으나 한국을 패배 위기까지 몰았던 팀이다.

냉정하게 지금의 경기력으로는 카타르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분위기다. 만에 하나 카타르전에서 패한다면 남은 2경기를 지켜보지 않더라도 슈틸리케 감독에 대한 경질론이 다시 한 번 고개를 들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된다면 슈틸리케 감독은 물론 대표팀 전체가 또 다시 흔들리게 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기술위의 이번 선택이 아쉬운 것은 이 대목이다.

그동안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새로운 대책을 마련하기에는 그나마 카타르전까지 시간이 가장 많이 남아있다. 카타르전을 치른 뒤에는 이란과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까지 남은 시간이 지금보다는 촉박하다.

카타르전까지는 시간이 있는 만큼 차라리 새로운 감독 체제로 분위기를 바꾸고 재정비를 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외국인 감독 선임이 어려웠다면 대표팀 선수 파악이 필요 없을 국내 인사 가운데 긴급 소방수를 투입, 기술위와 머리를 맞대 이 위기를 넘겨야만했다.

지금으로서는 3경기를 더 보고 평가를 내리겠다는 기술위의 결정이 카타르전 단 1경기를 통해 뒤늦은 후회가 되지 않길 바랄 뿐이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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