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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정보장교의 한국사랑 '민둥산을 수목원으로'


입력 2017.04.02 07:57 수정 2017.04.02 07:59        데스크 (desk@dailian.co.kr)

<어느 퇴직부부의 신나는 전국여행-스물다섯번째>

관광지 : 천리포수목원, 태안 신두리 해안사구, 삼길포항, 왜목마을

【7.31(금), 스물다섯 번째 날】

천리포수목원 호수에 피어있는 수련.ⓒ조남대 천리포수목원 호수에 피어있는 수련.ⓒ조남대
천리포수목원의 아름다운 모습.ⓒ조남대 천리포수목원의 아름다운 모습.ⓒ조남대
천리포수목원의 아름다운 모습과 필자의 아내.ⓒ조남대 천리포수목원의 아름다운 모습과 필자의 아내.ⓒ조남대
천리포수목원 앞 500m 지점에 있는 '낭새섬'. 하루 두 번 물이 빠지면 들어 갈 수 있다.ⓒ조남대 천리포수목원 앞 500m 지점에 있는 '낭새섬'. 하루 두 번 물이 빠지면 들어 갈 수 있다.ⓒ조남대

어제 새만금방조제 중간에 있는 야미도 오토캠핑장에서 잠을 한숨도 제대로 자지 못해 몹시 피곤했었는데 푹 자고 나니 컨디션이 상쾌하다. 아침 8시쯤 인순이가 직접 담근 반찬으로 상다리가 부러지게 진수성찬을 차려줘 아침을 잘 먹고 10시경 모텔을 출발했다. 편안한 잠자리를 제공해 주고 맛있는 아침밥까지 차려준 친구가 너무 고맙다.

오다가 주변을 물색해 보니 천리포수목원이 괜찮다는 평가가 있어 가보기로 했다. 만리포해수욕장을 지나 천리포해수욕장 부근이다. 주차장에 와보니 차가 빡빡하다. 입장료가 1인당 9천 원이다. 내용이 괜찮은 것인지 터무니없이 비싼 것인지 의문이지만 표를 끊었다.

들어가 보니 생각보다 잘 되어 있다. 수련도 호수에 이제 막 피기 시작했으며 각종 나무에도 설명이 잘 되어 있다. 이 수목원은 1945년 미군 정보장교로 한국에 첫발을 내디딘 후 한국은행에 고문으로 근무하다 1979년 귀화한 민병갈 원장이 1970년부터 민둥산과 황폐한 들에 나무를 심고 자신의 생애를 바쳐 피와 땀으로 18만 평을 40년 동안 가꾸어 ‘세계의 아름다운 수목원’으로 탈바꿈시켰단다.

민 원장은 재단법인 천리포수목원을 유언으로 증여하였고, 57년의 한국 사랑을 마감하고 2002년 81세로 세상을 떠났지만 나무 사랑과 자연 애호로 금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단다. 그 열정이 대단하여 존경심마저 든다. 지금은 고인이 되어 안 계시지만 민 원장의 혼이 깃들어 있는 이 수목원이 앞으로도 잘 보존되기를 기원해 본다. 너무 아름답게 잘 가꾸어져 있어 사진도 많이 찍었다. 햇볕이 내리쬐는 날씨에도 2시간 동안 관람을 했다.

수목원에는 여러 채의 한옥이 있는데 이 한옥을 펜션으로 운영하면서 일반인에게 빌려주고 있다. 기회가 된다면 한번 이용하고 싶다. 또한 수목원 앞 500m 거리에는 ‘낭새섬’이 있는데 이곳은 하루 두 번 물이 빠지면 걸어서 들어갈 수 있는 모세의 기적이 일어나고 있단다.

천연기념물 제 431호인 태안 신두리 해안사구.ⓒ조남대 천연기념물 제 431호인 태안 신두리 해안사구.ⓒ조남대

수목원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신두리 해안사구로 갔다. 신두리 사구는 천연기념물 제431호로 지정된 문화재다. 과거에 왔을 때는 전혀 몰랐었는데 요즈음 천연기념물로 지정되고 홍보가 되어 찾는 사람도 많은 모양이다. 더운 날씨에도 찾아가 보았다. 해안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데도 모래언덕이 조성된 것이 기이했다.

모래밭에는 낡은 조개껍데기도 보였다. 문화재로 지정된 천연기념물임에도 어떤 사람들은 데크로 조성된 길이 아닌데도 모래언덕에 올라가기도 하고 아이들이 뛰어다니는데도 제재를 하지 않는다. 몰지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전망대까지 가보니 몽골 사막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고 신두리 해수욕장도 너무 깨끗하고 해변의 길이도 대단히 길다. 여름 피크 철인데도 만리포 해수욕장에는 해수욕객들이 바글바글한데 신두리 해수욕장은 한산하고 조용한 느낌마저 든다. 다음에는 신두리 해수욕장에 해수욕하러 다시 와 보고 싶다.

삼길포항에 정박중인 어선.ⓒ조남대 삼길포항에 정박중인 어선.ⓒ조남대
당진 왜목마을 풍경. 여기서는 일출과 일몰을 동시에 볼 수 있는 특이한 지형이다.ⓒ조남대 당진 왜목마을 풍경. 여기서는 일출과 일몰을 동시에 볼 수 있는 특이한 지형이다.ⓒ조남대

대산을 거쳐 삼길포항으로 갔다. 전에 한두 번 와 본 곳이다. 바닷가 배에 올라가 놀래미와 우럭으로 2만 원어치 회를 떠서 식당에 들어가 맥주 한잔 하며 회와 매운탕을 먹었다. 여유 있게 맥주와 회를 먹으며 즐기는 것이 참 좋다.

조금 취기가 있어 여유 있게 청남대로 방향을 정하고 오다 보니 서해안에서 해 뜨고 지는 것을 동시에 볼 수 있는 당진 ‘왜목마을’ 간판이 보여 들어가 보았다. 축제가 있는지 주변에 먹거리 장터가 있고 품바가 노래를 부르는 등 시끄럽다. 서해안에서 바다에서 떠오르는 태양과 일몰도 함께 볼 수 있는 특이한 지형이다. 해수욕장이 여기도 아직 썰렁하다. 금방 한 바퀴 휙 둘러보고 다시 청남대 부근에 있는 모텔로 방향을 정해 출발했다.

당진-합덕-천안 등을 거쳐 청주-상주간 고속도로를 오다 천안휴게소에서 보름달을 보고 문의IC를 빠져나와 실크로드모텔에 9시쯤 도착했다. 모텔은 가격이 3만 원임에도 상당히 깨끗하고 아담하여 아주 마음에 든다.

글/조남대 전쟁과 평화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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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쓴 조남대 씨는 공직생활을 마감하고 현재 경기대 정치외교학 박사과정중에 있으며 정년퇴직한 부인과 함께 일상에서 탈출, 55일간의 전국여행을 끝마치고 '부부가 함께 떠나는 전국 자동차여행'(북랩출판사 간)이라는 제목의 책으로 펴내서 독자들로 부터 아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그 여정의 하루 하루를 데일리안에 재편집해 연재를 시작하는데 내용안에 부부애가 듬뿍 담겨있어 평소에 '닭살' 돋는 것을 못참는 독자는 조심하시길...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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