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도시바 낸드 인수 입찰 참여 SK하이닉스...성사 가능성은


입력 2017.03.29 16:48 수정 2017.03.29 17:43        이홍석 기자

일본 FI와 손잡아...칭화유니·WD·마이크론 등 10여개 기업 참여

중화권 업체 배제 가능성 높아 미국업체들과 경쟁...가능성 반반

일본 도시바가 메모리반도체 사업 분사 예비 입찰을 마감한 가운데 SK하이닉스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성사 가능성이 주목되고 있다. 사진은 일본 도쿄도 미나토구 소재 도시바 본사 건물 전경.ⓒ연합뉴스 일본 도시바가 메모리반도체 사업 분사 예비 입찰을 마감한 가운데 SK하이닉스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성사 가능성이 주목되고 있다. 사진은 일본 도쿄도 미나토구 소재 도시바 본사 건물 전경.ⓒ연합뉴스
일본 FI와 손잡아...칭화유니·WD·마이크론 등 10여개 기업 참여
중화권 업체 배제 가능성 높아 미국업체들과 경쟁...가능성 반반

일본 도시바가 메모리반도체 사업 분사 예비 입찰을 마감한 가운데 SK하이닉스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성사 가능성이 주목되고 있다.

29일 외신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 날 낮 12시에 일본 도시바 낸드플래시 분사 관련 예비입찰이 마감된 가운데 SK하이닉스는 일본 재무적투자자(FI)들과 손잡고 도시바 반도체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날 입찰에는 SK하이닉스 외에 도시바와 오랜 협력 관계를 구축해 온 웨스턴디지털(WD)을 비롯, 마이크론·훙하이·TSMC·칭화유니그룹 등 10여개 기업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도시바는 당초 낸드플래시 사업 부문 지분 19.9%를 매각할 계획이었지만 미국 원전 자회사 웨스팅하우스에서 당초 예상보다 많은 손실이 발생하면서 매각 대상 지분을 50% 이상으로 늘려 재입찰을 실시했다.

도시바는 지분 100%의 완전 매각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어 1조5000억~2조엔(약 15조~20조원) 안팎으로 예상되는 분사되는 회사의 기업가치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할 경우 최대 2조5000억엔(약 25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예비 입찰에 참여한 기업들은 모두 은행과 펀드 등 재무적투자자(FI)들과 컨소시엄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지분 비중이 크게 늘어나면서 늘어난 금액을 홀로 감당하기에는 리스크가 너무 크고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칭화유니그룹은 중국 국영은행인 중국개발은행과 국영 반도체펀드로부터 약 1500억위안(약 24조원)을 조달하는 등 중국 자본의 위력을 과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의 경우, 당초 외신을 중심으로 거론돼 온 타이완 훙하이그룹 대신 일본 FI와 손을 잡은 것은 일본과의 협업이 재무적 부담을 감소시키는 동시에 일본 정부의 기술 유출 우려까지 상쇄하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또 실제로 홍하이 측에서도 입찰 관련 제안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가 손을 잡은 일본 FI는 은행과 펀드 등으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확히 어디인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SK텔레콤과 SK이노베이션 등 SK그룹 차원의 대규모 자금 지원이 어려운 상황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고 있다”며 “FI 비중이 상당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가능성을 반반으로 보고 있다. 일본 정부가 기술 유출을 우려하고 있어 중국과 대만 등 중화권 업체들에 비해서는 다소 앞서 있는 것으로 보면서도 도시바와 오랜 협력 관계를 구축해 온 웨스턴디지털(WD)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열위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일본 정부는 중국과 타이완 등 중화권 업체들에 대한 기술 유출 우려를 여러 차례 표명해 왔다. 또 이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도 만만치 않아 칭화유니 등이 대규모 자금력을 앞세워 인수에 나서고 있지만 일방적인 짝사랑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현재로서는 도시바와 낸드플래시 공장을 공동으로 운영하는 등 오랜 협력 관계를 구축해 온 웨스턴디지털의 인수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지난 2015년 샌디스크 인수로 자금력이 좋지는 않지만 정부의 정책자금을 운용하는 일본정책투자은행(DBJ)과 민관펀드인 산업혁신기구(INCJ) 등과의 협력하면 인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와 관련, 산케이신문 등 일본 언론들은 일본정책투자은행과 산업혁신기구가 사업 인수 입찰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독립 주체로 입찰에 응하지 않고 다른 업체와 손잡고 공동 출자하는 방식으로 참여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화권 업체들이 거의 배제된 상태에서 도시바가 한국보다는 미국 업체를 더 선호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확인되지는 않고 있다. 협상대상자로 선정되더라도 실사 후 본 입찰 과정이 남아 있는 만큼 현 단계에서 어느 쪽이 유리하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알려진 대로 실사 이후 본 계약에 참여하지 않을 수 있는 논바인딩(non-binding) 조건이라면 실사 후 가격을 잘 따져봐야 할 것”이라며 “인수에 무리하게 자금을 투입할 경우, 승자의 저주가 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도시바는 30일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고 메모리반도체 사업 분사를 정식 결의한다. 예비입찰에서 복수의 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서면 실사와 본입찰을 거쳐 오는 6월경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