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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편없는 홈 잔디, 기성용이 부릅니다 “말해 뭐해”


입력 2017.03.30 07:23 수정 2017.04.01 00:05        서울월드컵경기장 = 김평호 기자

서울월드컵경기장 그라운드 상태에 대한 성토 이어져

경기 때마다 허술한 잔디 관리 도마에 올라

시리아전 이후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잔디 상태에 불만을 드러낸 기성용.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시리아전 이후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잔디 상태에 불만을 드러낸 기성용.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있겠나.”

서울월드컵경기장이 허술한 잔디 관리로 연일 도마에 오르고 있다.

2002 한일월드컵 개막전, 한국 대표팀의 월드컵 4강전 등을 유치하며 ‘한국 축구의 성지’로 불리는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주장 기성용도, 에이스 손흥민도 부실한 잔디 상태에 대해 고개를 저을 수밖에 없었다.

지난 28일 한국과 시리아의 경기가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은 기자는 경기 전 코너부근에서 연습 중이던 시리아 선수들 쪽으로 시선이 쏠렸다. 시리아 선수들의 연습 장면을 눈여겨보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시리아 선수들이 위치해있던 쪽 잔디의 상태가 다소 심각해 보였기 때문이다.

멀리서 봤을 때는 물이 고여 있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최근 며칠간 서울에 비가 내린 적은 없었고, 경기장에 물을 뿌렸다고 해도 특정 부분만 물이 고여 있는 것이 이상했다. 호기심을 이기지 못해 가까이 다가가보니 눈에 들어온 것은 울퉁불퉁 패인 심각한 잔디 상태였다.

곳곳에 움푹 패인 잔디는 과연 볼 트래핑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까 하는 우려를 안겼고, 결국 이날 대표팀이 패스 플레이를 하는데 지장을 줄 수밖에 없었다.

움푹 패인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 ⓒ 데일리안 김평호 기자 움푹 패인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 ⓒ 데일리안 김평호 기자

경기 직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기성용은 부실한 잔디 관리에 대해 체념한 듯 말했다.

그는 “잔디 이야기는 항상 한다. 대표팀 경기장으로서는 전혀..”라며 “매일 같이 이야기 하지만 나아지는 부분이 없다. 더 이상 말 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며 한탄했다.

기성용의 작심 발언은 계속됐다.

그는 “한국 축구의 현실이다. 심지어 중국보다도 모든 인프라나 여러 부분들이 떨어지고 있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더 이상 내가 이야기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고 고개를 내저었다.

이날 측면에서 활발한 공격 시도를 펼친 손흥민 역시 잔디 상태에 대해 불만을 드러냈다.

손흥민은 “그라운드 상태가 많이 안 좋았기 때문에 선수들이 플레이 하는데 많이 지장이 있었던 것 같다”며 “선수들의 움직임보다도 그라운드 상태가 너무 안 좋아서..”라며 답답한 속내를 털어놨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의 부실한 잔디 상태에 손흥민 역시도 볼 트래핑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서울월드컵경기장의 부실한 잔디 상태에 손흥민 역시도 볼 트래핑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물론 선수들이 잔디 상태에 대해 언급을 하는 것은 경기에 대한 핑계로 비춰질 수 있다. 잔디 상태가 경기력에 영향을 미쳤다면 이는 원정팀 시리아 역시 마찬가지다.

문제는 서울월드컵경기장은 다름 아닌 한국의 홈구장이라는 점이다. 선수들이 잇따라 잔디 상태에 목소리를 높이는 것 자체가 제대로 된 홈 어드벤티지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는 대표팀의 졸전과도 전혀 무관하지만은 않다.

공교롭게도 지금까지 치러진 네 번의 홈경기 가운데 세 번이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개최됐다. 대표팀 훈련 장소인 파주NFC와 가까워 선수들이 소집 후 이동거리를 최소화하며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지금까지 가장 많은 A매치가 열려 익숙하다는 이유로 서울월드컵경기장이 계속해서 선택을 받고 있다.

문제는 최상의 경기력을 보여줬으면 하는 축구협회의 바람과는 달리 지금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뛰고 있는 모든 선수들은 움푹 패인 잔디에서 뛰는 것이 전혀 익숙하지 않다는 사실이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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