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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세력화 시동? 최명길 탈당, '동반 탈당' 신호탄 될까


입력 2017.03.29 16:00 수정 2017.03.29 16:18        고수정 기자

'비문연대' 파괴력 가지려면 비주류 동반 탈당 뒤따라야

김종인 세 부족·강력 주자 없어 동요 없을 거란 관측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와 가까운 최명길(왼쪽) 민주당 의원이 29일 탈당하면서 김 전 대표가 세력화에 시동을 걸었다는 관측이다. (자료사진) ⓒ연합뉴스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와 가까운 최명길(왼쪽) 민주당 의원이 29일 탈당하면서 김 전 대표가 세력화에 시동을 걸었다는 관측이다. (자료사진) ⓒ연합뉴스

최명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탈당이 ‘반문연대’ 즉, 제3지대 구성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까. 일단 중도와 보수를 아우르는 새판짜기의 구심점, 김종인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가 최 의원의 탈당을 계기로 세력화에 시동을 걸었다는 관측이다. 하지만 김 전 대표가 ‘독자 출마’ 등에서 파괴력을 가지려면 민주당 비주류 의원들의 동반 탈당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최 의원은 29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왕적 대통령제 청산을 위한 새로운 정치 세력화의 필요성을 주장하며 탈당했다. 그는 “민심을 철저하게 배반한 권력이 국민의 힘으로 무너진 자리에 또 다른 절대 권력자를 세우고, 여당 의원이 돼 그 과실을 같이 따 먹는 게 진정 국민을 위한 일은 아니다”라고 탈당 이유를 설명했다.

최 의원은 김 전 대표와 가까운 개헌파 의원으로, 다음 주께 대선 출마를 공식화하는 김 전 대표의 반문연대 구축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김 전 대표는 최근 잇따라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 김무성 바른정당 의원 등 주요 정당의 ‘거물급’ 인사들과 홍석현 전 중앙미디어네트워크 대표,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 등을 두루 접촉하며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비문연대의 밑그림을 완성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 때문에 최 의원의 탈당이 민주당 내 비주류 의원들의 동반 탈당으로 확장돼 김 전 대표의 세력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최 의원은 지난 9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당 지도부와 문재인 후보 등이 개헌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면 3월 20일 이후 (비문 세력에서) 1차 탈당이 시작될 것이다. 저를 포함한 5~6명의 의원이 의견을 모았다”고 예고한 바 있다. 당시 최 의원이 1차 탈당자를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정가에서는 최 의원과 진영·이언주 의원 등이 거론됐다.

다만 정가에서는 최 의원이 쏘아 올린 탈당 신호탄의 영향력이 크진 않을 거란 관측이다. 각 정당의 대선후보 경선이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어 곧 본선 구도가 형성되는 만큼 당내 유력한 주자를 뒤로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다. 민주당 지지율도 50%에 육박했다.

특히 김 전 대표가 ‘독자 출마’ 의지를 밝힌 건, 실제 대권 욕심을 기반으로 둔 게 아니라 비문연대 구심점을 위한 것으로 해석되면서 비주류 의원들의 동반 탈당 가능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최 의원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후 지난 2월 15일 1심에서 당선 무효형을 선고 받아 의원직 유지가 불확실하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이날 본보에 “김 전 대표 주위에 막강한 세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민주당 대세 주자인 문 후보와 대적할 만한 주자가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세력화에) 한계가 있다”며 “대선 이후 당 발전 가능성을 보고 움직일 비주류 의원들은 있을 수 있겠지만, 최 의원의 탈당에 동요하는 이들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 교수는 또 “김 전 대표가 무엇을 하기 위해 대선에 출마한다기보다 정치적 지분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 의원이 이날 “사실 당적을 이탈한다는 건 굉장히 엄숙한 일이고 지지해줬던 분들과의 약속(을 깨는) 그런 엄숙한 것인데 누군가와 상의하는 건 어려운 일”이라며 “다른 분(비주류 의원 중)들은 저처럼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다는 거 알고 있는데 그분들이 언제 어떻게 할지 알지 못한다”고 과거 입장에서 퇴보한 것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

한편, 김 전 대표는 이날 오전 홍 전 회장과 정 이사장과 회동했다. 대선 출마 등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는 안했다는 게 참석자들의 설명이지만, 이날 회동을 통해 비문연대가 구체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앞서 김 전 대표와 정 이사장은 지난 23일 회동해 대선 후보 등록일인 내달 15일 전에 비문 후보 단일화의 방향을 결정해야 한다는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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