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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 포화’ 슈틸리케, 청문회 방불케 한 기자회견장


입력 2017.03.29 08:07 수정 2017.03.30 15:56        서울월드컵경기장 = 김평호 기자

부진한 경기력에 대한 지적과 질문 쏟아져

전술 지적에는 불편한 심기 표출하기도

울리 슈틸리케 감독 ⓒ 데일리안DB 울리 슈틸리케 감독 ⓒ 데일리안DB

[김평호의 함께보는 일기]시리아전 승리(1-0)에도 한국의 울리 슈틸리케 축구 국가대표팀을 향한 여론은 여전히 곱지 않습니다.

홈에서 약체 시리아를 상대로도 졸전을 펼치자 슈틸리케 감독의 능력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히 걷히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28일 시리아전을 마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는 우려를 안고 있는 대표팀의 경기력 저하에 대한 집중 추궁이 이어지며, 단순한 질의응답이 아닌 마치 슈틸리케 감독에 대한 청문회를 방불케 했습니다.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대한 불안감이 계속해서 커지면서 슈틸리케 감독은 이날 제법 오랜 시간 동안 머물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을 해야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전술에 대한 지적이 나오자 슈틸리케 감독은 “전에는 전술 변화가 없다고 비난을 받았었는데 이제는 전술 변화를 자주 준다고 해서 논란들이 있는 거 같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경기력 개선의 여지가 없음에도 “승점3을 따내 러시아 월드컵에 자력으로 진출할 수 있다는 위치에 있다는 것이 고무적”이라고 말한 슈틸리케 감독의 발언이 불을 지핀 부분도 없지 않아 있어 보입니다.

기자회견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날카로운 질문들이 쏟아졌습니다.

슈틸리케 감독의 발언처럼 행운이 따른 승리였기에 카타르와 우즈베키스탄 원정에 대한 불안감 지울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자 그는 “다행인 점은 카타르 앞두고 소집을 길게 가져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답변했습니다.

좀 더 시간을 가지고 전술적인 준비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 슈틸리케 감독의 생각입니다. 다만 슈틸리케 감독의 답변이 현 대표팀의 총체적인 문제점에 대한 확실한 대안이라고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따릅니다.

이후에도 홈에서마저 불안했던 경기력, 시스템에 대한 회의론, 잦은 전술변화에 대한 문제점 등 슈틸리케 감독과 대표팀의 떨어진 경기력에 대한 성토가 이어졌습니다.

심지어 슈틸리케 감독에 앞서 열린 시리아 감독의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한국의 저하된 경기력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이 주를 이루기도 했습니다.

시리아전 종료 후 인사하는 한국 축구대표팀.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시리아전 종료 후 인사하는 한국 축구대표팀.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대표팀의 문제점에 대해 파악하고 있고,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보완에 나서겠다고 거듭 강조한 슈틸리케 감독이지만 돌아서 버린 부정적인 여론을 돌리기가 좀처럼 쉽지 않아 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날 슈틸리케 감독은 대한축구협회 관계자가 공식 기자회견을 마무리하려고 하자 자청해 축구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오늘 우리를 응원해주기 위해 온 팬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한다.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는데 힘들 때 끝까지 힘을 불어넣어줘 감사하다”며 별도로 팬들을 언급했습니다.

슈틸리케 감독은 과거 공식 기자회견을 모두 마치고도 간혹 마음에 두고 있었던 말을 스스럼 없이 꺼내 놓으며 이목을 끈 바 있습니다.

한창 대표팀이 잘 나갔을 때는 호주 아시안컵 당시 동고동락했던 이정협과 김진현의 부상회복을 기원해 역시 ‘갓틸리케’라는 찬사를 이끌어내기도 했지만, 이날 현장의 반응은 그 어느 때보다 싸늘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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