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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호남에서 안철수와 '적자 경쟁' 예고


입력 2017.03.28 17:56 수정 2017.03.28 18:14        이충재 기자

호남권 경선서 압도적 표심 확인…'대세론에 날개' 평가

'반문 정서' 덜어내 '최대 수확'…'홀대론' 남은 숙제

3월 27일 광주여대 시립유니버시아드체육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19대 대통령후보자 호남권역 선출대회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 문재인 후보가 지지자들을 향해 두 주먹을 들어보이고 있다. ⓒ데일리안 3월 27일 광주여대 시립유니버시아드체육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19대 대통령후보자 호남권역 선출대회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 문재인 후보가 지지자들을 향해 두 주먹을 들어보이고 있다. ⓒ데일리안

더불어민주당 대선경선에서 호남민심은 문재인 전 대표를 택했다. 지난 27일 호남권역 순회투표에서 60%가 넘는 지지로 '대세론'에 날개를 달아줬다는 분석이다. 문 전 대표입장에선 '호남 반문(反文)정서'를 덜어냈다는 게 최대 수확이다.

이번 경선 결과에 대한 민주당 사람들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호남의 반문정서는 단순히 정치인 문재인을 거부하는 심리가 아니다. 1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노무현 전 대통령과 참여정부 대한 감정까지 포함하고 있다. "현재 친노세력 역시 애증의 대상"이라고 했다.

문 전 대표가 호남에서 후발 주자들을 추격을 멀찌감치 따돌리면서 향후 충청과 영남, 수도권 경선에서도 이변이 없는 한 대세론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 내에서도 "호남 결과 봤으니 이제 끝난 거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2012대선 문재인에 88% '몰표'준 호남 이번엔?

문제는 본선이다. 특히 야권의 심장인 호남민심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을 수 있을지 여부가 관건이다. '1:1구도'로 치러진 지난 2012년 대선에선 호남민심은 문 전 대표에게 88.50%의 '몰표'를 안겨줬다.

하지만 이번 대선은 다르다. 호남의 민심을 등에 업은 국민의당이 버티고 있다. 유력 주자인 안철수 전 대표가 스스로 물러서지 않는 한 호남 민심은 두 갈래로 나뉠 수밖에 없다.

이미 안 전 대표는 지난 25∼26일 실시된 호남지역 경선에서 64.6%의 득표율을 기록해 '호남의 적자'를 자처하고 있다.

3월 25일 오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민의당 광주·전남·제주권역 제19대 대통령선거후보자 선출 완전국민경선 합동연설회에서 안철수 전 대표가 두 팔을 들어올려 인사하고 있다. ⓒ데일리안 3월 25일 오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민의당 광주·전남·제주권역 제19대 대통령선거후보자 선출 완전국민경선 합동연설회에서 안철수 전 대표가 두 팔을 들어올려 인사하고 있다. ⓒ데일리안

호남민심 '누굴 밀어도 되는(?)' 기묘한 상황

호남민심이 이번 대선에서 어느 후보쪽의 손을 들어줄지는 가늠하기 어렵다. 그동안 호남 민심은 이른바 '되는 사람 밀어주는' 전략투표 성향을 보였다. 이번 대선판은 야권으로 크게 기울어 있어 어느쪽 후보든 호남민심이 전폭적으로 밀어주면 '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문 전 대표는 지난해 4.13총선을 앞두고 "호남에서 저에 대한 지지를 거두면 대선에 도전하지 않겠다"는 배수진도 쳤다. 하지만 총선 결과는 참패였다. 당시 민주당은 호남 의석 28석 중 3석을 얻는 데 그쳤다.

이와 관련 민주당 한 관계자는 "지난 총선에서 호남민심은 국민의당에게 한번 잘 해보라고 기회를 줬을 뿐 마음을 완전히 내준 것은 아니다"며 "대선에선 강력한 정권교체 후보를 밀어주자는 정서가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한 인사는 "호남의 반문정서는 지워지지 않았고, 민주당을 향한 '홀대론' 같은 거부감도 여전하다"며 "아직까지 문재인과 민주당에 진정성을 느끼지 못했고 감동도 없어 국민의당 후보를 지지하는 게 당연하다"고 했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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