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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화재, 직원 희망퇴직 뒤 임원 지갑은 '두둑'


입력 2017.03.29 06:00 수정 2017.03.29 07:58        부광우 기자

2년 간 직원 816명 줄어…3명 중 1명 회사 떠나

임원 연봉 1년 만에 30% 올라…고통분담 어디로

메리츠화재 직원 3명 중 1명 가까이가 2년 연속으로 진행된 희망퇴직 등의 여파에 회사를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메리츠화재 직원 3명 중 1명 가까이가 2년 연속으로 진행된 희망퇴직 등의 여파에 회사를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메리츠화재 임원들의 지갑이 대규모 감원 한파 이후 더욱 두둑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5년 첫 희망퇴직 당시 연봉을 삭감하며 고통을 분담하겠다던 임원들의 약속이 공염불로 귀결된 셈이다.

29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공시된 임직원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메리츠화재의 지난해 말 기준 직원 수는 1766명으로 전년 말(2127명) 대비 17.0%(361명) 감소했다. 2014년 말 2582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31.6%(816명) 줄어든 규모다.

메리츠화재의 이 같은 직원 감소는 이 기간 동안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 대규모 구조조정의 여파로 해석된다. 메리츠화재는 김용범 사장 취임 직후였던 2015년 3월에 회사 창립 이후 첫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그리고 지난해 6월에도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직원들이 자리를 떠나는 사이 메리츠화재 임원들의 지갑은 더욱 두꺼워졌다. 메리츠화재 임원 한 사람의 지난해 평균 연봉은 전년보다 30% 넘게 늘었다.

메리츠화재는 지난 2015년 희망퇴직 당시 임원들이 임금 20%를 자진 삭감하며 고통 분담에 동참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데 임원 연봉이 1년 만에 이처럼 불어나면서 결국 원상 복귀한 셈이 됐다.

메리츠화재의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메리츠화재 임원들에게 지급된 보수총액은 84억5000만원으로 전년(69억1000만원) 대비 22.3% 증가했다.

메리츠화재의 2015년 말과 지난해 말 임원 수가 각각 28명, 26명인 것을 기준으로 계산해 보면, 임원 1인당 보수는 2억4678만원에서 3억2500만원으로 31.7%(7821만원) 늘었다.ⓒ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메리츠화재의 2015년 말과 지난해 말 임원 수가 각각 28명, 26명인 것을 기준으로 계산해 보면, 임원 1인당 보수는 2억4678만원에서 3억2500만원으로 31.7%(7821만원) 늘었다.ⓒ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메리츠화재의 2015년 말과 지난해 말 임원 수가 각각 28명, 26명인 것을 기준으로 계산해 보면, 임원 1인당 보수는 2억4678만원에서 3억2500만원으로 31.7%(7821만원) 늘었다.

이처럼 메리츠화재 임원들의 연봉이 늘어난 이유는 대규모 성과급을 받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메리츠화재 임원들에게 지급된 성과보수 총액은 같은 기간 6억9000만원에서 29억9000만원으로 23억원(333.3%)이나 늘었다.

이에 따라 임원 한 사람 당 성과보수는 2464만원에서 1억1500만원으로 366.7%(9036만원) 급증했다. 이를 제외한 기본급은 2억2214만원에서 2억1000만원으로 5.5%(1214만원) 줄었지만, 성과급에 힘입어 실제 연봉은 크게 오른 것이다.

결국 메리츠화재 임원들은 구조조정 과정 속에서 크게 개선된 회사 실적의 열매를 제대로 챙긴 셈이다.

메리츠화재의 연간 영업이익은 ▲2014년 1566억원 ▲2015년 2247억원 ▲2016년 3143억원으로 해마다 증가해 왔다. 당기순이익 역시 같은 기간 1149억원에서 1690억원, 2372억원으로 늘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포화 상태에 가까운 국내 보험 시장을 둘러싸고 영업 효율을 높이기 위한 보험사들의 희망퇴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아무리 합당한 이유가 있더라도 경영진이 진정성 있게 함께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면, 구조조정에 대한 사회적 반발감은 더욱 증폭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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