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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8천억 해양플랜트, 국내 3사에 중국까지 '혈전'


입력 2017.03.28 10:06 수정 2017.03.28 13:52        박영국 기자

선체·거주구만 제작해 가격, 기술장벽 낮아져

위험부담 줄어든 만큼 경쟁 치열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해 프랑스 토탈에 인도한 Clov FPSO.ⓒ대우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해 프랑스 토탈에 인도한 Clov FPSO.ⓒ대우조선해양

노르웨이 석유회사 스타토일(Statoil)의 대형 해양플랜트 수주전에 국내 대형 조선 3사는 물론, 중국과 싱가포르 업체까지 뛰어들어 치열한 혈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 3사는 최근 스타토일이 추진하는 FPSO(부유식 원유 생산설비) 사업 관련 입찰초청서(ITT)를 나란히 수령했다.

앞서 이들 3사는 지난해 11월 스타토일로부터 입찰참여의향서를 수령했으며, 스타토일은 입찰 의사를 밝힌 업체를 대상으로 사업수행능력 심사를 거쳐 입찰초청서를 발송했다. 3사 모두 일찌감치 입찰 참여를 확정지은 셈이다.

3사 중 대우조선해양은 재무건전성 악화 등의 문제로 해양플랜트 수주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으나 회사측은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선주사가 사전에 입찰 참여의향이 있는 업체를 대상으로 재무상태를 포함한 사업수행능력을 심사해 이상이 없는 경우에만 입찰초청서를 보낸다”면서 “이미 그 부분에 대한 검증이 끝난 셈”이라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은 금융당국과 채권단으로부터 추가 자금 지원을 받는 조건 중 하나로 조선소가 모든 책임을 지는 EPC(설계·조달·시공 일괄처리) 방식의 해양플랜트 수주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으나 이번 프로젝트는 선주가 설계를 담당하는 AFC 방식이라 그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번 프로젝트는 설계와 제작이 복잡한 상부구조물은 선주사가 만들고 수주가 확정된 조선사는 선체와 거주구(LQ)만 건조하는 방식으로, 조선사 입장에서는 위험 부담이 크지 않다.

그동안 국내 조선업체들이 EPC 방식으로 수주한 해양플랜트의 잦은 상부구조물 설계변경으로 수익성 악화와 납기지연 등 어려움을 겪어왔지만, 이번 프로젝트는 그런 위험이 없는 것이다.

당초 스타토일은 매장량 4억5000만~6억5000만배럴로 추정된 북해 유전 요한카스트버그 개발에 투입하기 위해 2015년부터 해양플랜트 발주를 추진해 왔으나 그동안 저유가 추세로 미뤄오다 이번에 당초 계획보다 작은 일 생산량 19만배럴에 저장능력 110만배럴 규모로 발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스타토일은 프로젝트의 유가 손익분기점을 배럴당 90달러에서 40달러로 낮출 수 있었다.

규모가 축소된 데다, AFC 방식 발주로 조선사들의 위험 부담은 줄었지만 그만큼 금액도 낮아졌다. 통상 FPSO 전체 프로젝트 가격은 2조원 이상이지만, 이번에는 선체와 거주구만 제작하는 관계로 높아야 8000억원 수준이며, 조선사들끼리 경쟁이 붙을 경우 그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또한 기술적 장벽이 높지 않아 국내 3사 뿐 아니라 중국 조선업체들과도 경쟁해야 한다는 점도 문제다.

국내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스타토일이 중국과 싱가포르 조선소에도 입찰제안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선체와 거주구만 만드는 프로젝트라 중국 업체들도 건조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이 업계 전반에 대한 저가수주 단속 의지를 밝혀 국내 조선 3사들은 무리하게 낮은 입찰금액을 제시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중국 등 해외 업체들까지 경쟁에 참여할 경우 판도는 바뀔 수 있다.

국내 조선 3사는 그동안 수주한 해양플랜트 일감을 모두 인도했거나 올해 중으로 잔여 수주량을 모두 인도하는 상황이라 신규 프로젝트 수주가 절박한 상황이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당장 이번 건의 수주 금액보다도 향후 추가수주를 위한 트랙 레코드(실적 유지) 차원에서 국내 조선 3사 모두에게 절박한 사업”이라며 “국내 조선업체들은 가격보다는 그동안 해양플랜트 인도 실적과 스타토일과의 거래를 통한 신뢰관계, 납기를 준수할 수 있는 기술력 등을 내세워 경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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