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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 성공'한 호남 경선, 국민의당이 얻은 것은?


입력 2017.03.27 16:58 수정 2017.03.27 17:49        전형민 기자

가장 큰 성과는 '경선 흥행'

'녹색돌풍', '반문 구심력' 등 탄력 얻나?

국민의당 대선주자인 박주선, 안철수, 손학규 경선후보가 지난 25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민의당 광주·전남·제주권역 제19대 대통령선거후보자 선출 완전국민경선에서 연설을 마친 뒤 함께 손을들어올려 인사하고 있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국민의당 대선주자인 박주선, 안철수, 손학규 경선후보가 지난 25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민의당 광주·전남·제주권역 제19대 대통령선거후보자 선출 완전국민경선에서 연설을 마친 뒤 함께 손을들어올려 인사하고 있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국민의당의 19대 대통령선거 후보 선출을 위한 완전국민경선이 '텃밭'인 호남에서 주말 이틀에 걸쳐 치뤄졌다. 총 7번의 지방 순회 경선 중 절반도 되지 않는 2번에 불과하지만 국민의당은 주말새 치러진 단 두 번의 경선으로 '호남 민심'은 물론 '경선흥행'과 '민주당 vs 국민의당 구도'까지 얻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당은 25일 6만 명이 넘는 참가자가 몰린 광주·전남·제주 지역 경선에 이어 26일 전북 지역 경선에는 3만이 넘는 참가자가 경선에 참가하면서 총 9만 명이 넘는 인파가 당 경선 현장을 찾았다. 당은 두 지역 모두에서 예상한 인원의 두 배가 넘는 참가자가 참석한 것에 대해 "흥행대박"이라며 고무된 분위기를 감추지 못했다.

가장 큰 성과는 '경선 흥행'

일단 경선 자체가 '흥행'했다. 25일 광주·전남·제주 지역은 물론 26일 전북에서 이어진 완전국민경선제에 현장투표 참가자가 9만 명 넘게 모였다. 주말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정당의 대통령 후보를 뽑는 경선에 이만큼의 일반인이 모인 사례는 극히 드물다.

굉장히 많은 수의 일반인이 정당 행사에 참여하게된 이유로는 쉽고 편리한 투표 방식이 지목됐다. 기자가 실제로 투표해본 결과 현장에서 신청서를 작성해서 투표함에 투표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3분 남짓이다. 예상보다 많은 인파가 몰려서 투표소 자체의 처리 한도를 넘어서버린 광주 북구 등 일부 지역 투표소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투표소에서 쾌적한 투표가 가능했다.

경선 흥행은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지난 주말간 각종 언론들은 세월호라는 큰 이슈가 있음에도 국민의당 경선 보도에 지면과 시간을 할애했고 이는 고스란히 당과 당 후보의 홍보로 이어졌다.

지난 25일 사상 첫 완전국민경선제로 실시되는 국민의당 대선후보 선출 호남권 현장 거점투표장인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 투표소에서 선거인단들이 투표를 하고 있다. 국민의당 대선후보 선출 경선은 신분증만 지참하고 투표소를 방문하면 누구든지 참여할 수 있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지난 25일 사상 첫 완전국민경선제로 실시되는 국민의당 대선후보 선출 호남권 현장 거점투표장인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 투표소에서 선거인단들이 투표를 하고 있다. 국민의당 대선후보 선출 경선은 신분증만 지참하고 투표소를 방문하면 누구든지 참여할 수 있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녹색돌풍 솔솔? 호남 민심 재확인

당의 텃밭인 호남의 지지를 재확인했다는 점도 성과다. 박지원 당대표는 25일 경선 결과 발표 직후 기자들과 만나 ""문재인 대세론에 대해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고 하는 우리 광주·전남·제주 시·도민들의 의사가 표시된 것"이라고 했다. 25일의 흥행이 26일까지 이어지자 '문재인 공포증'까지 꺼내들었다. 그는 "문재인 공포증을 사실로 확인시켰다"고 했다.

더불어 지난해 총선의 매서웠던 '녹색돌풍'도 연상된다.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당은 호남 전체 28석 중 무려 25석을 석권하며 '녹색돌풍'을 일으켰다. 한 참가자는 26일 후보들의 합동연설회 뒤에 "지난 총선에서 밀어주고 아직 1년 밖에 지나지 않았다. 아직은 힘을 실어줄 때다"고 말했다.

호남이 당의 텃밭이지만 정작 당의 유력 대권주자였던 안철수 예비후보가 호남에서 '별 볼 일 없다'는 불안감도 이번 경선을 통해 다소간 털어냈다. 안 후보는 호남 경선 내내 '반문정서'를 자극하는 발언을 이어갔고, 큰 호응을 얻었다.

반문 중심축 구심력 얻는 국민의당

정치권은 흔히들 이번 선거를 '문재인 대 비문재인의 선거'로 규정한다. 그만큼 문재인 민주당 전 대표의 지지율이 다른 후보에 비해 압도적이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의 지지율 상으로 문 전 대표의 지지율에 견줄 수 있는 후보는 같은 당의 안희정 충남도지사와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 정도였다.

정치권은 대선이 불과 한 달여 남은 상황에서 문재인 전 대표의 독주를 막기 위해서 '반문연대'가 필요하다는 것에는 동의함에도 불구하고 제대로된 논의조차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각자가 그 연대의 중심이 되고자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호남 경선을 통해 국민의당은 그 연합과 연대의 중심축으로 부상할 만한 동력과 명분을 얻어 각 당 경선 이후 이합집산에서 비교적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25일 투표에 참가한 한 호남 유권자는 결과에 대해 "안철수와 국민의당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인 것은 아니지만 '안철수와 문재인이 한번 제대로 붙어보라'고 판을 깔아준 것"이라고 했다.

지난 25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민의당 광주·전남·제주권역 제19대 대통령선거후보자 선출 완전국민경선 합동연설회에서 시민들이 한 후보의 연설에 지지를 보내며 환호하고 있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지난 25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민의당 광주·전남·제주권역 제19대 대통령선거후보자 선출 완전국민경선 합동연설회에서 시민들이 한 후보의 연설에 지지를 보내며 환호하고 있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새정치' 프레임 제공

또 한 가지 소득은 '새정치'에 대한 갈증 해소다. 정치에 대한 불신과 혐오가 팽배한 상황에서 다른 정당이 알았지만 한번도 시도해보지 않았던, 19세 이상 누구든지 신분증만 가져오면 투표할 수 있다는 경선 방식은 충격적이었다.

한 당직자는 "우리가 정당 선거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새정치를 제시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번 경선은 '최초의 3당 체제' 등 새정치를 강조해온 국민의당의 주장에 덧댈 하나의 근거가 됐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 같은 득(得)에도 불구하고 주말 경선을 통한 실(失)도 있다. 바로 '안철수의 독주'다. 주말 경선을 통해 과반을 훌쩍 넘는 독보적인 지지를 받은 안철수 후보 때문에 오히려 다음 경선이 '쪽박'이 될 수 있다. 결과를 아는 게임을 재밌어하는 사람은 별로 없기 때문이다.

특히 호남을 제외한 지역 현장 참가자가 지지부진할 경우 국민의당은 '그들만의 리그', '확장성 없는 호남당' 이미지에 매몰될 수 있다. 이에 따라 당도 28일 치러질 부산·울산·경남 지역 완전국민경선 흥행에 각별히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당은 27일, 부산시 전역 3곳의 투표소를 경선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5곳으로 확대 설치한다고 밝혔다.

전형민 기자 (verdan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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