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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사법’ 꺼내든 김성근 감독, 개막전서 웃을까


입력 2017.03.27 16:24 수정 2017.03.27 16:50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에이스 오간도 대신 2선발 비야누에바 개막전 선발

니퍼트와 맞대결이라 굳이 에이스 소모할 이유 없어

김성근 감독은 김태형 감독(오른쪽)의 니퍼트 카드에 맞서 비야누에바를 개막전에 내세운다. ⓒ 연합뉴스 김성근 감독은 김태형 감독(오른쪽)의 니퍼트 카드에 맞서 비야누에바를 개막전에 내세운다. ⓒ 연합뉴스

한화 이글스 김성근 감독이 ‘역발상’으로 개막전부터 기선제압에 나선다.

김성근 감독은 27일 서울 블루스퀘어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미디어데이&팬페스트’에서 "작년과 재작년 생각해 보니 0.2%가 모자라 가을야구에 못 나갔지 않았나 싶다. 올해는 0.2%를 보강해서 반드시 가을야구에 갈 테니 팬들의 많은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각오를 밝혔다.

개막전 선발투수까지 깜짝 공개했다. 개막전서 맞붙게 될 두산 김태형 감독이 "에이스 니퍼트가 나선다"고 밝히자 김성근 감독도 "올해는 기선제압을 좀 해보려 한다. 42번이 선발로 나간다"며 카를로스 비야누에바 카드를 꺼내들었다.

지난 2년간 미디어데이에서 개막전 선발투수를 공개하지 않았던 행보를 감안하면 그야말로 ‘파격’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김성근 감독의 함구 작전은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한화는 지난 2년간 미치 탈보트, 송은범이 나란히 개막전 선발로 나섰지만 모두 패하고 말았다.

이번에는 다르다. 개막전 선발을 공개했다는 의미는 큰 투자로 데려온 외국인 투수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한화는 지난 겨울 외국인 선수 영입에 적지 않은 공을 기울였다. 현역 메이저리거인 오간도에 180만 달러, 비야누에바에게도 150만 달러라는 최고 수준의 대우를 해줬다. 이들은 이번 시범경기서 이름값을 충분히 해냈다.

비야누에바는 시범경기 3차례 등판해 11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3.27을 기록했다. 26일 SK전에서 3이닝 퍼펙트 피칭을 펼친 오간도는 평균자책점이 아예 제로다.

나이와 경력, 현재 기량 등을 따지면 한화의 에이스는 오간도다. 그럼에도 김성근 감독은 비야누에바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는 오간도를 상대 에이스와 굳이 맞대결 시킬 필요가 없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자칫 패할 경우 승리 가능성이 높은 카드 한 장을 소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화는 올 시즌 초반부터 전력을 다할 전망이라 오간도가 등판했을 때 반드시 승리를 따내야 한다.

시범경기에서 합격점을 받은 비야누에바. ⓒ 한화 이글스 시범경기에서 합격점을 받은 비야누에바. ⓒ 한화 이글스

사실 김성근 감독은 SK 지휘봉을 잡았을 때에도 에이스를 개막전에 내세우지 않았다. SK는 첫 우승을 차지한 이듬해 레이번이 개막전 선발이었고, 채병용, 카도쿠라 순으로 나섰다. 에이스 김광현은 김성근 체제에서 단 한 번도 개막전에 등판하지 않았다.

춘추전국시대 중국의 책략가 손빈은 전차 경주에서 가장 느린 전차를 상대의 가장 빠른 전차와, 두 번째로 빠른 전차는 상대의 가장 느린 전차, 가장 빠른 전차를 상대의 두 번째로 빠른 전차와 대결시키는 ‘삼사법’(三駟法)으로 큰 재미를 봤다.

김성근 감독도 올 시즌 오간도 못지않은 차선책을 꺼내들어 니퍼트를 상대한다는 심산이다. 전략가다운 면모가 드러나는 선택이라 할 수 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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