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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와 뒤바뀐 네덜란드, 터진 오렌지 군단


입력 2017.03.27 15:55 수정 2017.03.27 16:23        데일리안 스포츠 = 박문수 객원기자

불가리아 원정서 0-2 완패..월드컵 진출도 위태

로번 외 팀 이끌 스타도 없어..블린트 감독 경질

불가리아전에 나선 네덜란드 베스트11에서도 로번, 스트루트맨, 바이날둠 정도를 제외하면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는 선수가 없었다(자료사진).ⓒ 게티이미지 불가리아전에 나선 네덜란드 베스트11에서도 로번, 스트루트맨, 바이날둠 정도를 제외하면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는 선수가 없었다(자료사진).ⓒ 게티이미지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 축구대표팀이 불가리아에 완패했다.

네덜란드는 26일(한국시각) 불가리아 소피아 바실 레프스키 국립경기장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유럽 최종예선 5차전 불가리아와의 경기에서 0-2로 졌다. 2승1무2패(승점7)의 네덜란드는 불가리아에 밀려 조 4위까지 떨어졌다.

유로2012 부진을 딛고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3위를 차지하며 오렌지 군단의 부활을 알렸지만, 이후 행보는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유로2016 지역예선 탈락으로 가라앉은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스타 군단 옛말? 로번 밖에

21세기 중반까지 네덜란드는 스타군단이었다.

요한 크라위프를 시작으로 뤼트 훌리트와 마르코 판 바스턴, 뤼트 판 니스텔로이, 파트리키 클라위베르트 등 네덜란드 스쿼드는 화려함 그 자체였다. 야프 스탐과 엣하르 다비즈, 클라렌세 세도르프, 로빈 판페르시까지 유럽 무대를 주름잡았던 스타들이다.

아쉽게도 최근 네덜란드에는 스타가 없다. 불과 몇 년 사이 '숙적' 벨기에와 처지가 뒤바뀌었다. 불가리아전에 나선 네덜란드 베스트11에서도 로번, 스트루트맨, 바이날둠 정도를 제외하면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는 선수가 없었다.

전방의 프로메스와 도스트는 선배들과 비교하면 초라하기 짝이 없다. 스트루트맨-클라센-바이날둠으로 이어진 미드필드진은 그나마 양호했지만 블린트-인디-데 리트-카르스도르프는 분명 기대 이하였다. 최후방 조엣도 마찬가지다.


불가리아전 패배, 감독도 패인 중 하나

객관적인 전력상 분명 네덜란드 우세였지만 졌다. 감독의 모험은 패배를 불렀다.

수비진 조합이 가장 큰 패착이다. 블린트 감독은 아약스 중앙 수비수 마티스 데 리트를 선발 기용했다. 데 리트는 최근 네덜란드 리그에서 가장 주목받는 신예다. 문제는 나이다. 데 리트는 1999년생으로 한국의 고3 나이다. 이승우보다도 한 살 어리다. 더구나 불가리아전은 데 리트의 A매치 데뷔전이었다.

어린 선수에게 기회를 준 것을 나쁘다고 할 수 없지만 “하필 중요한 경기인 불가리아 원정이었어야 했냐”는 지적이 나온다. 데 리트는 데뷔전에서 수비진과 호흡하지 못하며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네덜란드는 후반 스네이더르를 투입해 반격을 노렸지만 이미 늦었다. 결국, 블린트 감독은 27일 성적 부진을 이유로 경질됐다.

네덜란드는 1984년 유럽선수권대회와 1986년 멕시코월드컵 본선행에 실패했지만 유로1988에서 우승을 거머쥔 좋은 기억이 있다. ⓒ 게티이미지 네덜란드는 1984년 유럽선수권대회와 1986년 멕시코월드컵 본선행에 실패했지만 유로1988에서 우승을 거머쥔 좋은 기억이 있다. ⓒ 게티이미지

네덜란드 리그의 추락? 그래도 가능성은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리그 경쟁력 약화다. 호마리우, 호나우두, 판 니스텔로이와 수아레스까지. 네덜란드 리그는 빅리그 진출을 노리는 선수들에게는 징검다리와 같았다. 그러나 최근 네덜란드 리그 출신 선수들의 부진이 뚜렷하다.

지난 시즌 알크마르에서 득점왕을 차지했던 얀센은 손흥민 소속팀 토트넘 이적 후 팀 내 입지 확보에 실패, 백업 신세로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몸담았던 멤피스 데파이도 다를 바 없다. 제2의 호날두를 기대했지만 기대치를 밑돌았다. 최근 올랭피크 리옹으로 이적하면서 재기를 꿈꾸고 있지만, 네덜란드의 차세대 슈퍼스타로 성장하기에는 갈 길이 멀다.

포기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과거 네덜란드는 1984년 유럽선수권대회와 1986년 멕시코월드컵 본선행에 실패했지만 유로1988에서 우승을 거머쥔 좋은 기억이 있다. 이러한 대회 우승 주역은 단연 신예들의 뚜렷한 성장세였다.

네덜란드의 마지막 희망은 아약스의 영건들이다. 클라위베르트의 아들로 유명한 저스틴 클라위베르트를 비롯해 데 리트 그리고 측면 수비수인 케니 테테와 연령별 대표팀을 거치고 있는 미드필더 프렌키 데 용을 주시해야 한다.

이들 모두 90년대 중후반에 태어난 선수들이다. 즉시 전력감으로 쓰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대로라면 러시아행도 장담할 수 없다. 유망주들이 차례로 등장하고 있지만 경험이 부족하다. 여러 면에서 갈 길 멀다.

박문수 기자 (pmsuzuki@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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