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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스톱’ 삼성 지배구조 개편을 어렵게 하는 3가지 변수는?


입력 2017.03.26 10:40 수정 2017.03.26 11:19        이홍석 기자

삼성전자 지주사 전환 보류...이재용 부회장 부재가 결정적

새 정부 출범 후 상법개정안-커지는 대내외 불확실성 '주목'

삼성전자는 24일 개최된 정기주주총회을 통해 지주회사 전환을 당장 추진하기 어렵다는 뜻을 밝히면서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사실상 중단됐다. 사진은 삼성서초사옥에서 사기가 펄럭이는 모습.ⓒ데일리안 삼성전자는 24일 개최된 정기주주총회을 통해 지주회사 전환을 당장 추진하기 어렵다는 뜻을 밝히면서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사실상 중단됐다. 사진은 삼성서초사옥에서 사기가 펄럭이는 모습.ⓒ데일리안
삼성전자는 24일 개최된 정기주주총회을 통해 지주회사 전환을 당장 추진하기 어렵다는 뜻을 밝히면서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사실상 중단됐다.

26일 재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주회사 전환 논의 중단은 그룹 총수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이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향후 상법개정안과 대내외적 불확실성 등 정치·경제 변수가 당분간 논의 재개도 불투명할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지주회사 전환은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의 첫 단계다. 삼성물산을 축으로 한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고 LG나 SK와 같이 전체를 총괄하는 지주회사 형태로 가기 위해서는 우선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가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하는 지주회사 전환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지난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되면서 이러한 지주사 전환 논의는 올스톱될 수밖에 없게 됐다. 삼성전자의 지주회사 전환은 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첫 단주로, 고도의 경영적 판단이 필요한 사안이기 때문에 옥중에서 판단해서 결정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그룹 해체로 각 계열사별 독립경영체제로 전환되면서 전체적인 밑그림을 그려놓고 단계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주체가 사라지면서 일은 더욱 어려워진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이 부회장이 불구속 상태로 경영에 매진할 수 있는 상태가 돼야 지주회사 전환 논의가 재개될 수 있을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하지만 최근 법조계를 중심으로 1심 재판이 길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상황은 더욱 불투명해지는 양상이다.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이재용 부회장 구속과 삼성그룹 해체가 결정되면서 사실상 그룹 지배구조 개편은 추진동력을 상실한 상황”이라며 “재판이 속도를 낸다고 하더라도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터라 현재로선 논의 재개를 예상하기는 힘들다”고 밝혔다.

상법개정안도 변수다. 정치권이 5월 조기대선 정국으로 전환되면서 국회에서의 논의가 다소 뒤로 미뤄지는 분위기지만 새 정부 출범 이후 다시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여 향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삼성전자 관련 지배구조 분포.<자료:금융감독원>ⓒ데일리안 삼성전자 관련 지배구조 분포.<자료:금융감독원>ⓒ데일리안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상법개정안에는 인적분할시 자사주에 대해 신주배정을 금지하는 조항이 있었는데 이 조항이 통과될 경우, 지주사 전환이 상당히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기업이 보유한 자사주는 원래 의결권이 제한돼 있지만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을 하게 되면 지주회사는 자사주 비율만큼 사업회사 지분을 갖게 되면서 의결권이 부활한다.

지주회사로서는 돈을 들이지 않고 사업회사에 대한 지배력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현재 논의 중인 상법개정안이 통과되면 이는 불가능해진다. 지주사 전환을 위해서는 자회사 지분 20% 이상을 확보해야 하는데 자사주를 활용하지 못하게 되면 요건 충족이 어려워지는 것이다.

삼성전자 주식을 시장에서 매입하는 방법이 있기는 하지만 현재 주당 가격이 200만원을 웃도는 삼성전자 주식 1%의 지분가치는 3조원에 육박해 자금동원이 사실한 불가능하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삼성 입장에서 보면 총수 구속보다 상법개정안의 파급력이 더 클 수 있다”며 “상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그룹 지배구조 개편은 시도조차 하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현재 대내외적으로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는 점도 변수다. 지난해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에 이어 올 들어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으로 반덤핑 관세 압박 등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고 있다. 또 중국의 사드보복조치 등 강대국들의 정치적 갈등이 우리 경제계에 불똥이 튈 여지도 충분한 상황이다.

삼성전자가 1분기 영업이익이 10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등 사업 실적은 여전히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향후 대내외적인 불확실성이 커질 경우 막연한 지주회사 전환 보다는 가시성이 높은 사업 이슈에 보다 매진해야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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