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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보수 후보단일화' 걸림돌 예상되는 '친박' 어쩌나


입력 2017.03.25 06:30 수정 2017.03.25 07:56        문현구 기자

바른정당·국민의당, 친박 이유로 '후보단일화' 거리

인명진 역할 부재…후보 단일화, 공염불에 그칠 공산

2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스튜디오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제19대 대통령선거후보자 방송4사 (MBC·KBS·SBS·YTN) 합동토론회에 홍준표 경남지사, 김관용 경북지사, 김진태 의원, 이인제 전 최고위원(왼쪽부터)이 참석해 토론에 앞서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2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스튜디오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제19대 대통령선거후보자 방송4사 (MBC·KBS·SBS·YTN) 합동토론회에 홍준표 경남지사, 김관용 경북지사, 김진태 의원, 이인제 전 최고위원(왼쪽부터)이 참석해 토론에 앞서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장미대선'의 다양한 변수 가운데 중도·보수 진영에서 '후보 단일화'를 이끌어낼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른바 '대세론'을 앞세워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에 맞서 '중도·보수 단일후보'가 유일한 '대항마'로 부상할 수 있는 인식 때문이다.

'반문' 대항마 '중도·우파 대연합' 구축…'범보수정당' 연대 관건

그 첫 단계는 범보수 정당들인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의 '보수 후보 단일화'가 거론된다. 양당 안에서 선두주자 격인 홍준표 경남지사와 유승민 의원은 '보수 후보 단일화'에 대해선 공감대를 형성했다. 다만, 양측 간 '접점' 마련을 놓고 시각 차이를 보이고 있어 변수가 되고 있다.

홍 지사 측은 적극적인 입장이다. 지난 22일 열린 한국당 경선주자 TV 토론회에서 홍 지사는 "좌파정권을 막으려면 중도와 우파의 대연합까지 구상해야 한다"면서 '후보단일화'의 문을 열어 놨다. 앞서 홍 후보는 바른정당의 대주주격인 김무성 의원과 만나 '후보 단일화'를 제안하는 등 우파 결집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은 홍 지사와의 연대에 대해 부정적이다. 유 의원은 같은 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홍 후보가 '성완종 리스트'에 연루된 형사 피의자 신분임을 거론하면서 "불법 정치자금혐의로 재판을 받는 분이 출마한다는 것 자체가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간다"며 "선뜻 단일화를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유 의원은 "(제가) 보수후보단일화를 주장했던 1월은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거론되던 시기였다. 홍 후보가 출마할 줄은 생각도 못했다"며 '후보 단일화' 대상에 홍 후보가 포함되지 않음을 간접적으로 내비쳤다.

그러나 막상 경선이 끝나 당 안팎에서 '보수후보 단일화' 목소리가 높아지면 양당 후보들은 등 떼밀려서라도 단일화 행보에 나설 것으로 점쳐진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도 '비문 연대'를 모색 중인 김종인 전 민주당 비대위 대표 등과 최근 접촉하는 등 단일화 추진 동력이 될 전망이다.

'중도·보수 후보단일화' 선결 과제는 '친박 배제' 한 목소리

그럼에도 한국당 내부로 시선을 돌리면 중도·보수 후보단일화에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히는 '친박(친박근혜) 세력'의 거취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장 바른정당 측은 '비문 연대'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해 한국당과의 연대 가능성을 타진하면서도 선결과제로 이른바 '친박 세력'과의 단절을 내세웠다. 바른정당 관계자는 "우리가 왜 새누리당(한국당의 전신)에서 떨어져 나와 새로운 당을 만들었는지는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며 "한국당에서 친박 세력을 배제하는 조치를 취해야 연대가 가능하다"고 전했다.

연대의 한 축이 될 수 있는 국민의당 역시 '친박 세력'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한 세력과는 연대할 수 없다는 논리로 후보단일화를 반대하고 있다.

대통령직에서 파면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 12일 오후 1472일만에 청와대를 떠나 서울 삼성동 자택에 도착해 들어간 가운데 마중나온 친박 조원진, 서청원, 윤상현, 김진태 의원 등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대통령직에서 파면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 12일 오후 1472일만에 청와대를 떠나 서울 삼성동 자택에 도착해 들어간 가운데 마중나온 친박 조원진, 서청원, 윤상현, 김진태 의원 등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공'은 한국당에 넘어와 있으나 당을 이끄는 인명진 비대위원장은 별 움직임이 없다.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직후 당의 위상을 새롭게 정립하기 위해 '친박 세력'과 단절해야 한다는 내부 목소리가 있었으나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인 위원장은 이미 '친박에 포위됐다'는 말까지 나오는 등 운신의 폭이 좁아졌다는 분석이다.

그에 맞춰 '친박 세력'의 입지는 오히려 강화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최근 박 전 대통령의 '복심'으로 꼽히는 김재원 전 청와대 정무수석을 당이 경북 '상주·군위·의성·청송' 재선거에 후보로 공천하면서 그런 관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한국당 관계자는 "당 지도부가 일관성이 없다. 언제는 '친박 청산'을 외치더니 정작 '친박에 끌려가는 것 같다"며 "이래서는 다른 정당들과의 세력 연대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전했다.

당내 경선주자 4인 중 홍 지사를 제외한 3인이 '친박계'란 점도 친박계의 힘을 돋우고 있다. 최근 친박 핵심인 윤상현 의원이 페이스북을 통해 "당내 보수민심을 통합한 후 바른정당과의 보수후보 연대 모색과 함께 중도를 어우르는 단계적 '보수·중도 연대론'이 실현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보수·중도 연대'라는 목표 추진을 위해 정작 본인들이 장애물이 되고 있다는 현실 인식이 생략돼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로선 '친박계'가 탈당 등을 통해 한국당을 벗어나지 않는 한 '비문 연대'를 통한 '중도·보수 후보 단일화'는 사실상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의석수 94석의 '원내 2당' 한국당이 뿌리 깊은 '친박'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비문연대'의 한 축이 비어 '중도·보수 후보 단일화'는 공염불에 그칠 공산이 크다.

문현구 기자 (moonh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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