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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 속 들여다본 여우 리피


입력 2017.03.24 00:28 수정 2017.03.24 00:54        데일리안 스포츠 = 박문수 객원기자

슈틸리케, 중국전 역대 두 번째 패배 감독

비슷한 전술로 리피 감독에게 간파 당해

한국전 승리 이끈 중국 축구대표팀 리피 감독. ⓒ 연합뉴스 한국전 승리 이끈 중국 축구대표팀 리피 감독. ⓒ 연합뉴스

[한국-중국]감독의 차이가 갈랐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23일(한국시각) 중국 창사 허룽 스타디움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6차전 중국과의 원정경기서 전반 34분 중국 위다바오의 날카로운 헤더 한 방에 무릎을 꿇었다.

FIFA랭킹 40위 한국 축구대표팀이 86위 중국에 손을 든 것이다. 지휘봉을 잡은 울리 슈틸리케는 한중전 역대 두 번째 패배의 치욕을 당한 감독으로 남게 됐다(한국 중국 축구 역대전적 18승12무2패). 2010년 2월 동아시안컵(0-3) 이후 7년 만의 패배다.

슈틸리케호는 점유율만 높았을 뿐 결과와 내용 모두 중국에 완패했다. 손흥민 부재로 해결사가 없었다지만 핑계에 불과하다. 슈틸리케호는 지난 5번의 경기에서 단 한 차례의 승리가 없었던 조 꼴찌 중국에 무릎을 꿇었다. 1차전 포함 중국과의 2경기에서 3골이나 내줬다.

중국전 패인은 다양하다. 선수들의 안일한 움직임도 문제지만 결정적인 것은 감독의 역량이다. 철저히 한국전에 맞춰 준비를 하고 나선 리피 감독가 달리 슈틸리케 감독은 늘 그렇듯 비슷한 경기 운용을 보여줬다. 무색무취했다. 수비는 불안했고, 공격진은 점유율만 높았을 뿐 효율성이 떨어졌다.

리피 감독은 명장다웠고 슈틸리케호는 늘 그랬듯 무색무취했다. ⓒ 게티이미지 리피 감독은 명장다웠고 슈틸리케호는 늘 그랬듯 무색무취했다. ⓒ 게티이미지

슈틸리케 감독이 곰과 같았다면, 이날 중국의 리피 감독은 여우 같았다. 리피의 중국은 대표팀에 대해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었다. 초반 분위기를 내주며 흔들렸지만 낮은 점유율 속에도 선제골을 터뜨렸다. 이후 라인을 다소 내리면서 대표팀을 압박했다.

점유율은 내주면서 아래에서부터 굳게 걸어 잠궜다. 슈틸리케호의 공격 패턴을 파악했다. 후반 김신욱의 머리만 노리는 전술 역시 중국 선수들이 좀 더 앞선에서 움직이면서 틀어막았다. 리피 감독의 철저한 계산이 돋보인 장면이다.

리피호의 공격 패턴은 단순했지만 경기 전부터 총력을 기울였던 세트피스를 무기로 내세워 대표팀을 격침했다. 점유율은 대표팀이 분명 높았지만 허상에 가까웠다. 점유율보다 중요한 것은 골이다.

돌이킬 수 없는 패배다. 물은 엎질러졌고, 다음을 준비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패턴이라면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실패가 현실로 나타날 수도 있다. 부족한 기량을 감독의 전술로 메웠던 중국과 달리, 대표팀은 객관적인 전력상 우위를 점하고도 무기력하게 졌다. 리피 감독은 명장다웠고 슈틸리케호는 늘 그랬듯 무색무취했다.

박문수 기자 (pmsuzuki@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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