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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vs안희정, 깊어지는 '감정의 골'…경선 후유증 되나


입력 2017.03.24 06:30 수정 2017.03.28 08:22        이충재 기자

'해묵은 감정' 폭발…"우리는 한 팀" 뒤늦게 봉합 시도

"경선 후 화합할 수 있을지 더 걱정" 우려 목소리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오른쪽) 안희정 충남지사가 2월 1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16차 촛불집회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데일리안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오른쪽) 안희정 충남지사가 2월 1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16차 촛불집회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데일리안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들이 대선경선 이후 '아름다운 승복'을 할 수 있을까. 현재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의 비방과 흠집내기 등으로 갈등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단순한 검증 공세를 넘어 문 전 대표의 '전두환 표창' 발언이나 '네거티브 책임론'을 두고 양측이 설전을 벌이며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예선이 곧 결선' 인식에 피튀기는 진검 승부

최종 경선을 앞두고 문-안 갈등이 격화되는 것은 '예선이 곧 결선'이라는 분위기 때문이다. 야권 선거캠프 한 관계자는 "민주당은 경선에서만 이기면 대선본선은 따놓은 것이란 인식이 강하다. 그만큼 경선이 치열해지고, 모든 것을 다 거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안 지사는 지난 22일 새벽 페이스북에 "문 후보는 끊임없이 내 발언을 왜곡하거나 왜곡된 비난에 편승해 교묘히 공격했다"며 "이런 태도는 타인을 얼마나 질겁하게 만들고 정떨어지게 하는지 아느냐"고 되물었다. 또 "그런 태도로는 집권 세력이 될 수 없고 정권 교체도, 성공적인 국정 운영도 불가능하다"고도 했다.

평소 "꽃으로라도 때리지 말라"며 진흙탕 싸움을 자제해온 안 지사가 폭발한 장면이었다. 이에 대해 안 지사는 "지난 두 달 동안 두드려 맞았고, 제 인생을 부정당해서 서운한 마음이 있었다"고 했다. 경선 과정에서 벌어진 갈등이 단순히 '서운함'의 문제를 넘어섰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현장투표 결과 유포'로 불신의 골 깊어져

여기에 경선 첫날 진행된 현장 투표소 투표에서 일부 개표 결과로 추정되는 파일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유포되면서 양측 간 기싸움에 기름을 부었다. 현장 투표소 투표 결과는 최종 경선 발표 전까지는 '보안사항'이다.

유포된 파일에 따르면 문 전 대표의 득표율이 가장 높았고, 안 지사는 3위를 기록했다. 갈등이 깊어지는 상황에서 문 전 대표의 우위라는 개표 내용이 흘러나오자 "의도적 유출 아니냐", "예민하게 반응한다"는 등 연쇄 폭발로 이어지고 있다.

2016년 11월 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정권교체를 위한 국민통합위원회 출범식에서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대화를 나누며 웃고 있다. ⓒ데일리안 2016년 11월 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정권교체를 위한 국민통합위원회 출범식에서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대화를 나누며 웃고 있다. ⓒ데일리안

문재인-안희정 "우리는 한 팀이다"…"한동안 진통 불가피"

각 후보진영 간 '네탓 공방'과 함께 경선 과정 자체에 대한 불신도 깊어지고 있어 향후 더 큰 진통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문 전 대표는 "우리끼리 한 팀이 돼야 한다 내부적으로 균열이 되는 일이 있어서 안 된다"고 했고, 안 지사는 "물론 우리는 한 팀이다. 단결하고 정책으로 우리가 더 대화하고 단결하자는 마음은 똑같다"며 뒤늦게 봉합에 나선 상황이다. 추미애 대표도 "경계를 넘는 상호 비방은 국민의 기대를 훼손할 수 있기 때문에 서로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하지만 민주당 내에선 불안감을 호소하는 울림이 커지고 있다. "경선 이후가 걱정"이라는 목소리다. 민주당의 경선 이후 선결과제는 본선 승리가 아닌 후유증 치유와 후보진영 간 '화학적 결합'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내에선 지난 2008년 한나라당 이명박-박근혜 대선후보 경선 이후 10년 넘게 갈등이 지속된 '전례'가 회자 되고 있다. 당시 경선은 유례없는 검증 공방으로 대선 이후에도 당이 친이(친이명박)계 친박(친박근혜)계로 나뉘는 등 진통이 이어졌다. 민주당 사람들은 "그 때만큼은 아니어도 한동안 진통이 이어질 것이다", "당시에 비하면 애교 수준의 공방이 아니냐"고 했다.

그럼에도 경선의 하이라이트로 꼽히는 권역별 순회투표가 시작되면 후보자 간 갈등은 한층 격화될 수 있다. 오는 27일 '호남대첩'에서 불꽃튀는 진검 승부가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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