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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활 건 중국, 2000m 쿤밍보다 행운의 창사


입력 2017.03.23 18:24 수정 2017.03.23 18:25        데일리안 스포츠 = 김태훈 기자

리피, 카타르전 무승부 후 "부족했던 것은 운"

중국 축구협회, 행운의 창사로 개최지 변경

[한국 중국]창사는 중국 역사에서 뿐만 아니라 중국 축구에서도 유서 깊은 곳이다. ⓒ 데일리안DB [한국 중국]창사는 중국 역사에서 뿐만 아니라 중국 축구에서도 유서 깊은 곳이다. ⓒ 데일리안DB

“운만 없었다.”

중국 축구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명장’ 마르첼로 리피(69) 감독이 카타르전을 마치고 했던 말이다.

리피 감독은 지난해 11월 중국 쿤밍 퉈둥 스타디움서 열린 카타르와의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홈경기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한 뒤 전반적으로 만족을 표했다.

부임 첫 경기 후 기자들과 만난 리피 감독은 “중국은 매우 좋은 축구를 했다. 실력에서는 카타르에 앞섰다”며 “부족했던 것은 운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월드컵 본선행 가능성이 살아있는 한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각오도 전했다.

중국은 카타르전 무승부로 월드컵 본선 진출은 상당히 어렵게 됐다. 하지만 리피 감독 말대로 가능성이 제로인 것은 아니다.

비록 최종예선 A조 최하위에 있지만 한국, 이란 등 남은 경기에서 전승에 가까운 성적을 거둔다면 조 3위에게 주어지는 플레이오프 티켓은 잡을 수 있다. 리피 감독도 한중전을 앞두고 “한국전은 매우 중요하다. 이긴다면 플레이오프 등 반등의 여지가 있다”고 기대했다.

큰 꿈을 품은 리피 감독이 부족하다고 했던 운을 채우기 위해 중국 축구협회는 기적을 꿈꾸며 한국-중국전(23일·JTBC 축구생중계)을 창사 허룽 스타디움에서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해발 2000m가 넘는 고지대인 쿤밍에서 개최한다는 계획을 뒤집은 것이다. 고지대는 원정팀이나 중국에나 모두 힘들다는 것을 카타르전을 통해 새삼 확인했기 때문이다.

운을 채워줄 곳은 마오쩌둥의 근거지로 꼽히는 창사다. 창사는 중국 역사에서 뿐만 아니라 중국 축구에서도 유서 깊은 곳이다.

중국은 최근 이곳에서 열린 8차례 A매치에서 4승4무를 거뒀다. 한 차례도 패하지 않아 중국 축구의 성지로 불린다. 역대전적 1승12무18패로 공한증에 시달리는 중국은 이곳에서 한국을 꺾고 최종예선 반등을 꾀한다는 심산이다. 2무3패(승점2)로 탈락 위기에 몰린 중국 축구가 한국전에 사활을 걸고 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중국의 광적인 축구팬들인 ‘추미’들의 열렬한 응원도 기대하고 있다. 허룽 스타디움은 이미 매진됐다. 5만여 중국 관중의 일방적인 함성, 사드배치를 둘러싸고 중국이 한국에 보이는 행태로 미루어보아 축구장에서도 일정 부분의 텃세도 부릴 수 있다.

한국을 의식하기 때문이다. 운까지 기대하고 있는 중국 축구는 그만큼 한국이 두렵다. FIFA랭킹으로 보나 역대전적으로 보나 최근 전적으로 보나 한국이 중국 축구 앞에서 위축될 하등의 이유가 없다. 운이 아닌 실력만으로 돌파하면 된다. 실력을 앞세워 돌파하다보면 운은 따르기 마련이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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