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산은·수은, 대우조선 균등지원 속 커지는 신경전(?)


입력 2017.03.23 15:42 수정 2017.03.23 15:52        부광우 기자

2조9000억원 지원금 1대 1 분담…양측 모두 불만 여지

"최대 채권은행 책임 더 커" 對 "유능한 주인이 나서야"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이 침몰하는 대우조선해양을 건져내기 위해 2조9000억원의 자금을 지원하기로 일단 힘을 모았지만, 분담 비율을 둘러싼 신경전은 완전히 사그라지지 않은 분위기다.ⓒ데일리안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이 침몰하는 대우조선해양을 건져내기 위해 2조9000억원의 자금을 지원하기로 일단 힘을 모았지만, 분담 비율을 둘러싼 신경전은 완전히 사그라지지 않은 분위기다.ⓒ데일리안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이 침몰하는 대우조선해양을 건져내기 위해 2조9000억원의 자금을 추가 지원하기로 힘을 모았지만, 분담 비율을 둘러싼 양측의 불만이 내재되면서 향후 갈등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배어나오고 있다.

지원금 균등 분담은 두 은행 모두에게 불만일 수 밖에 없다는 평가다. 지난 2015년 1차 대우조선 지원 당시 보였던 온도차를 다시 한 번 확인되는 것으로 향후 두 은행의 관계가 더욱 서먹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3일 산은과 수은에 따르면 이번 대우조선에 대한 추가 지원규모는 두 국책은행이 각각 1조4500억원씩 분담하기로 했다.

외견상 공평하게 부담을 나눈 것처럼 보이지만, 두 은행의 입장은 예전부터 크게 엇갈려 왔다. 2015년에 4조2000억원을 지원할 때도 산은과 수은은 서로 상대방이 더 많은 부담을 져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었다. 당시 산은과 수은의 대우조선 지원 분담금은 각각 2조6000억원, 1조6000억원이었다.

이번에도 발표 전부터 산은과 수은 안에서는 상대방이 더 큰 부담을 져야 한다는 주장이 공공연하게 흘러 나왔다.

산은은 대우조선에 대해 더 많은 여신과 위험노출액을 보유하고 있는 수은이 더 많은 부담을 지는 게 맞다는 논리다. 주식회사의 기초가 유한책임인 만큼 그 크기에 비례해 지원도 이뤄져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수은은 대우조선의 최대 채권은행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대우조선에 대한 국내 은행권의 총 위험노출액 18조원 중 56.6%에 달하는 10조2000억원이 수은의 몫이다.

반면 수은은 산은이 대우조선의 주인이라는 점을 강조해왔다. 은행 자체로서의 여력이 수은보다 뛰어나다는 점도 산은이 부담을 더 많이 져야 한다는 이유다.

현재 대우조선의 최대주주는 79.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산은이다. 은행의 건전성을 보유주는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산은이 15.2%, 수은이 11.2%로 산은이 4.0%포인트나 높다.

결국 똑같은 지원금을 내게 되면 수은에게 미칠 여파는 산은보다 상대적으로 클 수밖에 없다. 실제로 금융위원회는 이번 정상화방안에 따른 채무조정 추진 시 수은의 BIS비율은 1.1%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고, 산은은 이보다 0.8%포인트 낮은 0.3%포인트만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동걸(왼쪽) KDB산업은행 회장과 최종구 한국수출입은행장.ⓒ데일리안 이동걸(왼쪽) KDB산업은행 회장과 최종구 한국수출입은행장.ⓒ데일리안

이처럼 평행선을 달리는 주장과 이를 둘러싸고 계속돼 온 잡음을 인식한 듯, 두 은행의 수장은 서로 앞장서 논란을 불식시키는데 주력하는 모양새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산은 본점에서 열린 '대우조선해양 향후 처리방안' 기자간담회에서 지원금 분담 비율에 이견이 없었냐는 질문에 "수은과 산은이 서로 호흡하고 소통할 수 있는 부분에서는 새로운 역사를 썼다고 생각한다. 서로의 입장에 대해 충분한 공감대 가지고 이 문제를 결론을 내는데 조금의 불편함도 없었다"며 "최종구 수은 행장의 이해도와 평소의 폭넓은 안목에 대해 감사의 말을 하고 싶다"고 전하며 최 행장을 추켜세웠다.

최 행장도 "분담 비중을 산정하는데 있어, 대주주인 산은과 최대 채권은행인 수은 중 어디가 더 많이 하느냐 적게 하느냐를 따질 것 없이 공동으로 한 배를 탔다는 생각으로 논의했다"고 강조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책금융을 주도하는 국책은행 라이벌로서 두 은행 사이의 관계가 예전부터 껄끄러웠던 적이 많았다"며 "지난 대우조선 지원을 두고 산은과 수은의 입장 차가 상당했던 만큼 이번 합의도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