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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산은 회장 "위기극복이 우선…책임 피하지 않을 것"


입력 2017.03.23 13:42 수정 2017.03.23 14:29        부광우 기자

대우조선해양 지원금 비율, 수출입은행과 50대50

채무재조정 위한 사채권자 회의 4월 14일 열릴 듯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에서 열린 대우조선 구조조정 추진지원방안 간담회에 참석해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데일리안 김나윤 기자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에서 열린 대우조선 구조조정 추진지원방안 간담회에 참석해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데일리안 김나윤 기자

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위기에 빠진 대우조선해양을 살리기 위해 2조9000억원을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산은 본점에서 열린 ‘대우조선해양 향후 처리방안’ 기자간담회에서 “책임 문제를 피하지 않을 것이지만, 현재 입장에서는 위기를 극복하는데 최선을 다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이 회장과의 일문일답.

-산은과 수은의 지원금 분담 비율은? 어떤 기준으로 정한 것인지? 이견은 없었는지?
▶분담비율은 1대 1로 했다. 회사채는 사채권자 회의를 통해서 여러 가지 논의가 될 수 있기 때문에 현재 이해와 동참을 호소하는 저희 입장에서 전제가 되는 조건을 걸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사채권자 회의의) 논의를 받아들이는 것으로 하겠다.
최근 열흘 간 굉장히 많은 고민을 하면서 고통 선상에 있으면서도, 수은과 산은이 서로 호흡하고 소통할 수 있는 부분에서는 새로운 역사를 썼다고 생각한다. 서로의 입장에 대해 충분한 공감대 가지고 이 문제를 결론을 내는데 조금의 불편함도 없었다. 최종구 수은 행장의 이해도와 평소의 폭넓은 안목에 대해 감사의 말을 하고 싶다.

-사채권자 집회는 정확히 4월 언제 열리는지?
▶사채권자 회의는 4월 14일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어쨌든 산은과 수은의 경영관리 실패로 볼 수밖에 없는데, 지금 실패에 대한 책임을 어떻게 질 건지?
▶지극히 당연한 질문이라고 생각한다. 책임을 피해갈 상황이 아니지만, 현재 입장에서는 위기를 극복하는데 최선을 다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또 세월이 지나 여러 가지 사항을 두고 책임 문제가 나온다면, 책임을 피해갈 생각은 전혀 없다고 말씀 드리겠다.

-출자전환 비율은 어떻게 정해진 것인지? 시중은행도 합의했나?
▶세 가지 정도 희망사항이 있다. 신규자본 참여와 출자전환, RG(선수금환급보증)인데 신규자본 참여 부분은 주주구성 등 본인들의 한계로 굉장히 힘들 것이라 생각했다. 시중은행의 출자부분은 원만하게 잘 이뤄졌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시중은행이 참여해준 상황에 대해서는 감사를 표한다. 비율문제는 주채권은행과 산은, 수은이 전액출자함으로써 시장에 본을 보이자는 것이다. 섭섭함을 달래기에는 부족하겠지만 나름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

-글로벌 조선업계 분석기관인 클락스조차도 수주절벽을 예상하지 못했다. 이번에 상황이 좋아질 것이란 전망도 클락슨이 근거던데 모순이 아닌지?
▶현실적으로 클락슨이 전문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적으로 신뢰한다기 보다는 하나의 지표로 보고 있다는 것으로 알아줬으면 한다.

-대우조선이 다시 저가수주에 나서는 것 아닌가? 다른 조선업체들의 피해는?
▶저가수주로 인한 혼선이 많다. 시장을 안정화시킨다는 차원에서 산은과 수은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우선 누가 저가수주를 하고 있는지에 대해 방향을 잡고 싶다. 올해 3개사의 수주 내역을 전면적으로 검증할 생각이다. 누가 저가수주를 하고 있는지 명백히 밝혀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 시스템적으로 저가수주를 막기 위해 해양금융센터가 검증하던 수주 규모를 5억달러 이상에서 3억달러로 하향조정할 것이다.

-한진해운이랑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이번에도 뱅커로서 결정한 것인가?
▶한진해운과의 형평성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는데 서로 할 얘기가 있을 것이다. 이번 판단의 문제는 죄송스럽다, 열흘이상 힘들고 고통스런 시간을 보내면서, 국민 혈세를 한 푼도 낭비하지 않겠다고 했으면서 이번에 지원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것 아이냐는 점에서 괴로웠다. 그러나 지원을 중단하면 국가적 피해가 59조원에 달한다. 이 같은 국가적 재난을 어떻게 막을 것인지 생각했다. 2년 정도 흘러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면 27조원 정도의 리스크는 제거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런 점에서 결심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대우조선 주식 거래가 언제쯤 거래가 재개될 수 있을 것으로 보는지?
▶대우조선이 정상화 단계로 간다면 부채비율은 250~330%까지 떨어지게 되고 경영도 정상화 될 것이다. 하반기에는 주식거래가 가능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반드시 지금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근거가 무엇인가?
▶만약 채권단이 정치적으로 노련한 식견이 있었다면 모르겠지만, 지금 지원을 하는 이유는 딱 하나다. 지금 필요하기 때문이다. 늦어지면 비용이 늘어난다. 대선 뒤로 지원 시점을 늦춰야 한다는 것은 정치적인 논리다. 필요한 타이밍에 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책임을 지겠다는 것인지?
▶구조조정에 있어 항상 책임의 문제와 사후의 문제를 고려한다면 잘못된 길로 갈 수밖에 없다. 구조조정의 가장 큰 목적은 기업의 정상화다. 산은은 지난 세월 동안 기업을 정상화시킨 많은 경험들을 갖고 있다. SK하이닉스와 현대건설, LG카드 등을 정상화시켰던 경험이 있다. 걱정했던 현대의 경우도 비교적 안착하고 있다. 책임을 질 일이 있다면 책임을 지는 것이 사회의 기본 상식이다. 가닥을 잡아가는 과정까지는 인내를 부탁드린다.

-지난 1월에 대우조선에 대한 추가지원은 없다고 했다. 두 달 만에 번복했는데, 정부 압박은 없었는지?
▶지금 순간까지도 국민의 혈세가 어떻게 쓰이는 지는 관심사항이고 아끼고 싶다. 하지만 더 큰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정황에 따라 내린 결정이다. 이런 부분에 있어 정부의 압박에 대해서는 저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해 달라. 정부의 압박을 받을 연령대가 아니다. 40년 동안 금융인으로 살아오면서 마지막으로 국익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싶다.

-4000억원의 대우조선 회사채를 가지고 있는 국민연금이 참여할지?
▶오늘 발표하는 모습을 보고 채권단은 이런 결정을 내렸구나라는 본인들의 판단이 있을 수 있다. 우리는 최선을 다해 설득과 호소를 하고 노력할 것이다. 국민연금에게 뭔가 요구를 한다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고 생각한다. 최대한 설득하고 설명할 것이다.

오늘 여러 얘기가 나온 가운데 조선 3사가 가지고 있는 해양플랜트 문제와 저가수주 문제가 많이 나왔다. 대우조선이 해양플랜트를 수주하는 경우는 발주처가 상선만 발주하는 등 특화된 곳도 있지만, 다양한 배를 만드는 곳도 있다. 가보지 않은 시장에서의 혼선 등을 감안해 플랜트 부분 참여는 자제시키겠다. LNG선이나 특수선 등 강점을 특화할 수 있도록 대우조선과 충분히 협의할 것이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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