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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전, 불필요한 ‘사드 세리머니’ 금물


입력 2017.03.23 10:43 수정 2017.03.23 15:09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23일 중국과의 러시아 월드컵 최종 예선 6차전

불필요한 세리머니 시 징계 위험 도사리고 있어

기성용의 '원숭이 세리머니'와 같은 불필요한 오해를 살 필요는 없다. ⓒ 연합뉴스 기성용의 '원숭이 세리머니'와 같은 불필요한 오해를 살 필요는 없다. ⓒ 연합뉴스

한국 축구가 중국의 홈 텃세와 마주한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3일 오후 8시 35분(한국시각) 중국 창샤의 허룽 스타디움에서 중국과의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A조 6차전을 치른다.

현재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은 반환점을 돌아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A조에 속한 한국은 3승 1무 1패(승점 10)를 기록, 이란(승점 11)에 이어 조 2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승점 9의 우즈베키스탄이 턱밑에서 쫓아오고 있어 안심할 수 없다.

이번에 만나게 될 중국은 2무 3패(승점 2)에 그쳐 사실상 탈락 수순으로 가고 있다. 대표팀 역시 중국과의 역대 전적에서 18승 12무 1패로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원정 경기 성적도 8승 2무로 무패 행진이 깨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소 얘기가 다르다. 중국 축구는 이른바 ‘축구 굴기’를 앞세워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세계적 선수들을 중국 슈퍼리그로 끌어들여 선수들의 기량도 발전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홈팬들의 열기가 대단해 이제는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홈 텃세도 극복해야 한다. 가뜩이나 극성인 중국 홈팬들은 응원은 최근 불거진 ‘사드 배치’로 인해 반한 감정이 극에 달해있다. 중국 선수들도 이를 모를 리 없기 때문에 혹시 모를 불상사도 함께 조심해야 하는 슈틸리케호다.

한국 축구는 과거 예민한 국제 문제가 있을 때마다 일명 ‘사이다 세리머니’로 국민들의 속을 뻥 뚫어줬다.

대표적인 사례가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나온 ‘오노 세리머니’다. 월드컵 직전 열린 ‘2002 솔트레이크 동계 올림픽’에서 쇼트트랙의 김동성은 미국의 아폴로 안톤 오토의 할리우드 액션에 실격 처리되고 말았다. 당시 이에 대한 분노가 하늘을 찔렀고, 대표팀은 미국과의 조별리그서 안정환이 골을 넣은 뒤 스케이팅 자세를 취해 많은 화제를 모았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이근호가 주인공이었다. 이때에도 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2연패를 노렸던 김연아가 러시아 홈 텃세에 밀려 소트니코바에 금메달을 내준 사건이 있었다. 그러자 러시아전에서 선취골을 터뜨린 이근호는 코너로 달려가 깃발을 잡고 의미심장한 골 세리머니를 펼쳤다.

2010년 박지성의 '산책 세리머니'는 묵직한 메시지를 던져주었다. ⓒ 연합뉴스 2010년 박지성의 '산책 세리머니'는 묵직한 메시지를 던져주었다. ⓒ 연합뉴스

물론 축구와 정치는 엄격하게 구분되어야 한다. FIFA 역시 피치 위에서 정치적인 메시지를 전하는 것에 대해 철저하게 단속하고 있다. 2012년 런던 올림픽 한일전 이후 우발적으로 독도 세리머니를 펼친 박종우 논란이 그것이다.

이외에도 2011년 아시안컵 일본과의 경기서 ‘원숭이 세리머니’를 펼친 뒤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인 기성용에 대해서는 국내에서도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번 중국전도 마찬가지다. 득점을 했을 경우 불필요한 메시지를 전달하게 되면 오히려 국제적 분쟁은 물론 징계에 까지 이를 수 있다. 차라리 2010년 일본 원정에서 ‘산책 세리머니’를 펼친 박지성의 근엄함이 보다 묵직한 의미를 안겨다 줄 수 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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