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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걸린 '중압지하무구색', 한국도 새길 만한 표어


입력 2017.03.23 06:11 수정 2017.03.23 18:26        데일리안 스포츠 = 김태훈 기자

중국대표팀 훈련장에 걸린 현수막 ‘압박에도 두려움 없이’

한국도 사드 갈등 속 중국 원정 대한 중압감 버려야

[한국 중국]선수단을 장악한 리피 감독은 취임 직후부터 자신의 색을 입히며 중국 축구에 변화를 주고 있다. ⓒ 연합뉴스 [한국 중국]선수단을 장악한 리피 감독은 취임 직후부터 자신의 색을 입히며 중국 축구에 변화를 주고 있다. ⓒ 연합뉴스

한국과 맞서는 중국 축구대표팀 훈련장에는 ‘중압지하무구색(重壓之下無懼色)’이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중압감 아래서도 두려운 마음이 없다’는 의미의 중압지하무구색은 공한증에 시달린 중국의 축구 역사와 벼랑 끝에 있는 현재의 위치에서 필요한 표어다.

중국은 22일(한국시각) 창사 허룽 스타디움서 열리는 한국과의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6차전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9월 서울서 당한 2-3 패배 이후 가오홍보 감독을 내보냈다. 직후인 지난해 10월 연봉 250억 원을 걸고 마르첼로 리피(68) 감독을 영입했다. 포기하지 않는 중국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렸던 리피 감독은 2006 독일월드컵에서 이탈리아를 우승으로 이끈 명장이다.

지난 2012년 중국 광저우 에버그란데 지휘봉을 잡으면서 중국 축구와 연을 맺은 리피 감독은 중국에서도 리그 3연패와 2013년 AFC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등극했다. 중국은 물론 아시아 축구도 잘 파악하고 있는 인물이다.

선수단을 장악한 리피 감독은 취임 직후부터 자신의 색을 입히며 중국 축구에 변화를 주고 있다. 리피 감독 부임 후 5백의 수비가 아닌 전술적으로 정돈을 이루면서 이전보다 위협적인 팀으로 변화하고 있다. 취임 직후 치른 카타르와의 홈경기에서 0-0 무승부를 이루며 본선 진출의 불씨를 살렸다.

물론 본선으로 가는 길은 여전히 험난하다. 희박하다는 표현이 더 적절하다. 중국은 현재 2무3패로 A조 꼴찌다. 가오홍보 감독 체제에서 4경기를 치르는 동안 1무3패에 그쳤다. 최종예선에서 단 1승도 챙기지 못했다. “공한증을 날려버리겠다”며 벼르고 달려든 한국전에서도 2-3으로 졌다.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던 중국 축구에 카타르전 무승부는 한 가닥 희망이 됐다. 리피 감독과 이룬 무승부를 바탕으로 중국은 내심 남은 5경기에서 최대한 승점을 따내 조 3위에 주어지는 플레이오프 출전권이라도 따내겠다는 심산이다. 현재 조 3위는 우즈베키스탄(승점9).

전승을 해도 본선 진출을 장담할 수 없는데 한국과의 홈경기에서 진다면 희망의 불씨마저 꺼진다. 잔여경기에 대한 의욕은 사실상 꺾이고 만다. 당장 월드컵 최종예선 다음 경기 일정이 선두 이란과의 원정이라는 것만 봐도 여파를 헤아릴 수 있다.

절박한 심정 아래 창샤의 행운도 기대하고 있는 중국이다. 행운의 땅이라 부르는 창샤에서 경기를 치른다. 중국은 이곳에서 치른 8번의 A매치에서 4승4무로 단 1패도 당하지 않았다.

[한국 중국]우리의 축구를 한다면 리피를 사령탑으로 ‘모신’ 중국도 아직은 충분히 꺾을 수 있는 상대다. ⓒ 데일리안DB [한국 중국]우리의 축구를 한다면 리피를 사령탑으로 ‘모신’ 중국도 아직은 충분히 꺾을 수 있는 상대다. ⓒ 데일리안DB

한국전을 앞두고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리피 감독은 “한국전의 중요성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한국전 승리를 시작으로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정신력으로 승부하면서 냉정하게 우리의 경기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큰 꿈을 품고 나올 중국을 초반에 제압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반 15분까지의 흐름이 매우 중요하다. 지난 경기에서의 2-3 석패와 배수의 진을 치고 싸우는 중국의 전방 압박은 상당히 거셀 것으로 보인다.

중국 원정이라는 심리적 중압감도 있다. 그런 점에서 '중압지하무구색'은 한국도 새길 만한 표어다. 최근 사드배치 문제로 한국과 중국의 관계가 악화된 가운데 허룽 스타디움에 빼곡하게 들어차 중국을 연호하며 함성을 내지를 중국 축구팬들에 눌려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사드는 사드고, 축구는 축구다. 우리의 축구를 한다면 리피를 사령탑으로 ‘모신’ 중국도 아직은 충분히 꺾을 수 있는 상대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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