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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길' 위험요소 투성인데...'따릉이 2만시대' 웬말?


입력 2017.03.22 16:37 수정 2017.03.22 16:44        박진여 기자

자전거사고 대부분 자동차와 충돌 사고…"자전거 전용도로 개선해야"

헬멧 등 보호 장구 착용·후미등 설치 등 안전운행 습관화 목소리도

서울시는 현재 5600대인 ‘따릉이’를 올해 2만대까지 늘리는 방안의 ‘공공자전거 따릉이 확충·이용개선 대책’을 발표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서울시는 현재 5600대인 ‘따릉이’를 올해 2만대까지 늘리는 방안의 ‘공공자전거 따릉이 확충·이용개선 대책’을 발표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자전거사고 대부분 자동차와 충돌 사고…"자전거 전용도로 개선해야"
헬멧 등 보호 장구 착용·후미등 설치 등 안전운행 습관화 목소리도

서울시가 새로운 대중교통수단을 목표로 공공자전거 ‘따릉이’ 2만 시대를 열겠다고 호언한 가운데, 자전거 인프라와 안전 관련 시설이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조건적인 양적 증대는 시기상조라는 지적이 나온다.

연간 27명 가량의 사망자를 내는 등 매년 자전거 사고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에서 공공자전거가 급속히 늘 경우 시민들의 안전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어, 무조건적인 자전거 보급 확대보다 강화된 안전대책을 수립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지적이다.

시는 현재 5600대인 ‘따릉이’를 올해 2만대까지 늘리는 방안의 ‘공공자전거 따릉이 확충·이용개선 대책’을 발표하며, 뉴욕·파리 등 해외 선진 도시들의 공공자전거 서비스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규모라고 자평했다.

하지만 차와 자전거, 보행자가 뒤섞인 도로 체계 정비부터 보호 장구 착용 문제 등이 과제로 남아있다. 현재 서울 시내 자전거도로는 자동차·보행자 겸용도로가 대다수로, 자전거 교통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서울연구원이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시내 전체 자전거 도로는 775.9㎞이며 이 중 차도에 일부를 자전거 통행이 가능하도록 구분한 ‘자전거 전용차로’는 6.6%(51.8㎞)에 불과하다. 오직 자전거만 다닐 수 있는 전용도로는 한강 등 하천을 중심으로 12.8%(99.5㎞) 수준이다.

실제 서울시의회 김태수 의원이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서울시에서 발생한 자전거 교통사고를 분석한 결과 5년 간 1만 7463건의 사고가 발생해 1만 8356명이 부상을 입고 138명이 사망했다. 사망사고의 대부분은 자전거와 자동차가 충돌한 사고로 119명이 목숨을 잃었고, 자전거가 전복돼 8명이, 자전거가 행인을 치어 7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렇다보니 공공자전거 확충에 따른 안전문제가 계속해서 논란이 돼왔다.

자전거를 이용하는 시민과 관련 전문가들은 이 같은 문제를 몸소 실감하고 있다. 도로에서 교통약자에 속하는 보행자와 ‘차’로 분류되는 자전거가 도로를 함께 쓰며 보행자의 통행과 횡단을 방해할 뿐만 아니라 사고 위험도 높아진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서울시는 현재 5600대인 ‘따릉이’를 올해 2만대까지 늘리는 방안의 ‘공공자전거 따릉이 확충·이용개선 대책’을 발표했다.(자료사진) ⓒ연합뉴스 서울시는 현재 5600대인 ‘따릉이’를 올해 2만대까지 늘리는 방안의 ‘공공자전거 따릉이 확충·이용개선 대책’을 발표했다.(자료사진) ⓒ연합뉴스

실제 자전거 출퇴근 족인 김석현(30·성북구 거주) 씨는 “공공자전거가 문제가 아니라 자전거를 탈 수 있는 환경이 시급하다. ‘따릉이’가 아니더라도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시민이 늘고 있는데, 여전히 도로에 목숨 내놓고 달리는 기분”이라며 “차도로 달리면 빵빵대고, 인도로 다니면 위험하고, 사실상 자전거 도로는 택시나 일부 몰상식한 사람들의 주정차 공간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페이스북 이용자 김**은 “불법 자동차 주정차, 각종 차량 우회전 등으로 사고가 많이 나 구청에 여러 차례 민원을 넣었으나, 쓰레기 청소 혹은 의미 없는 단속강화만 약속하고 있다”며 “퇴근시간 이후에는 자전거길인지 주차장인지 모르겠다. 자전거만 들인다고 해서 된다면 좋겠지만 인프라 개선부터 애써줬으면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또 다른 이용자 이**는 “우리 집 앞에 있는 ‘따릉이’만 해도 거의 방치돼있는데 1만 4000대를 더 사들인다니 우선 탈만한 환경을 만드는 게 먼저인 듯”이라고 의견을 개진했다.

또한 ‘따릉이’ 대여 시 헬멧 등 보호 장구를 함께 대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이어진다. 자전거 교통사고 문제를 지적한 김 시의원은 “자전거 사고가 발생하면 머리 부분이 다칠 우려가 크다”며 “자전거운전자는 반드시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헬멧 착용과 후미등 설치하고 눈에 잘 띄는 안전장구를 부착하고 안전 운행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는 ‘따릉이’ 확충 계획과 함께 오는 2020년까지 자전거 전용도로 84.4km를 추가로 조성한다고 밝혔다. 또 올해 상반기 안에 청계천로 고산자교에는 시 최초로 ‘자전거 신호등’을 시범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안전한 자전거전용도로 등 안전 인프라 확충 계획을 세우는 과정에서 ‘차도 다이어트’가 필요하다고 지적하면서도 아직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아 어려운 것도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박진여 기자 (parkjinye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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