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정치테마주 새국면-중]'백전백패' 개미 흑역사…"정치수혜주는 없다"


입력 2017.03.24 06:00 수정 2017.03.24 08:04        박선영 기자

실적 부실에도 '억지 정치적 연관'에 급등락

16대 대선부터 빠짐없이 등장, 모멘텀 투자 정도 걸어야

19대 대선을 앞두고 ‘정치테마주’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 개미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픽사베이 19대 대선을 앞두고 ‘정치테마주’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 개미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픽사베이

오는 5월 9일 제19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치테마주'에 개인투자자들이 불나방처럼 몰려들고 있지만 역대 정치테마주로 거론됐던 종목들의 결과는 참담하다.

증권전문가들은 정치테마주의 시작을 지난 16대 대선으로 꼽는다. 당시 야권 후보였던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수도 이전 계획 정책으로 계룡건설, 한라공조, 대아건설 등의 주가가 단기 급등했다. 이들 종목은 충청권에 연고가 있다는 이유로 주목을 받았다.

계룡건설의 주가는 대선 전날인 2002년 12월 18일에 9150원에 거래됐지만 당선 다음날 1만1100원까지 올랐다. 그러나 주가 기대감은 얼마 지나지 않아 떨어졌고, 해가 바뀐 2003년 1월 2일에 8100원으로 급락했다.

17대 대선도 마찬가지였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4대강 사업 정책으로 ‘4대강 테마주’가 급등세를 탔다. 이화공영, 특수건설, 자연과환경이 4대강 관련주로 꼽힌다.

2007년 초 1000원도 되지 않던 이화공영의 주가는 17대 대선일인 2007년 12월 19일을 앞두고 2007년 12월 7일에는 2만3600원까지 타올랐다. 그러나 머지않아 작전세력이 빠지면서 대선이 2007년 12월 27일에는 6000원까지 떨어졌다.

이런 과거에도 불구하고 최근 4대강 복원에 대한 기대감으로 최근 다시 들썩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다른 조기 대선국면에 들어서고 유력 대선 주자들이 ‘4대강 복원’에 찬성한다고 밝힌 것이 도화선이 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일인 지난 10일 3615원에 거래되던 이화공영은 14일에는 5820원, 16일에는 6520원까지 오르며 급등세를 보였다.

그러나 지난 16일 거래소의 공시 요구에 유력 대선 후보인 문재인과 연관이 없고, 4대강복원과 관련해 구체적 사항이 없다고 밝혔다. 이후 주가는 하락세를 탔고, 23일 54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정치 테마주의 허황된 사실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4대강 사업과 관련이 없음에도 이화공영은 17대 대선에는 ‘4대강 수혜주’로, 20대 대선을 앞두고는 ‘4대강 복원’수혜주로 주가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결국 주가가 급락하면서 몰렸던 투자자들만 큰 손해를 보며 끝났다.

16~17대 대선까지는 정책에 관련된 테마주가 떠올랐다면, 18대에 들어서는 후보와 인연이 있으면 ‘정치 테마주’로 분류됐다. 유력 후보의 사돈, 대학 동기, 사촌, 동생과 친분 등으로 뜬소문이 퍼져 여러 테마주가 등락을 반복했다.

18대 대선 후보였던 박근혜 전 대통령의 테마주로는 남동생 박지만씨가 회장으로 있는 EG가 대표적이다. 당시 후보였던 문재인 후보와 같은 고등학교 출신이 대표로 있는 DSR과 DSR제강 등의 ‘정치테마주’의 주가는 타올랐다.

그러나 박근혜 전 대통령이 유력한 대선 후보로 떠오를 당시 8만7900원까지 치솟았던 EG는 당선 직후 지속적으로 하향세를 보이다 현재 7990원에 거래되고 있다.

최순실 게이트가 일파만파 확산되는 와중에는 ‘반기문 테마주’가 기승을 부리다 반기문 전 총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에 급락한 바 있다. 여권 대선 후보중 지지율 1위의 반기문 전 총장의 테마주로 분류됐던 광림, 지에코, 큐로홀딩스 등은 반 총장의 돌연 사퇴 선언 이후 급락했다.

최근 문재인 테마주, 안희정 테마주 등으로 분류되는 ‘정치테마주’도 대부분 학연, 지연에 얽혀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정치테마주’로 분류되는 기업들의 매출 등 실적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시장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이재명 성남시장과 사외이사가 사법연수원 동기라는 '소문'으로 테마주로 분류된 인터지스의 경우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보다 44%나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테마주가 아니라며 해명 공시를 냈지만 한때 안희정 충남지사와 '같은 안씨'라며 테마주로 분류됐던 청보산업도 전년 대비 순이익이 26.2% 떨어져 가치투자 포트폴리오로 부적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실적이나 기업의 가치에 따른 투자가 아닌 유력 대선 후보와의 관련성만 보고 투자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 금융투자업계의 중론이다.

이에 대해 전상용 토러스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조기대선을 앞두고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는 정치테마주는 주의를 해야한다"라며 "일시적인 수급으로 주가반등해도 실적이 받쳐주지 못하고, 실제 정치적으로 수혜받는 업체는 지금까지 전무했다"고 강조했다.

박선영 기자 (sy0318@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박선영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