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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조용한 삼성 창립 79주년에 부치며


입력 2017.03.22 09:20 수정 2017.03.22 10:54        이홍석 기자

22일 창립기념일...기념 및 내부행사 없어 조용하고 차분

혁신DNA로 위기 극복해 80주년 새로운 모습으로 맞이하길

22일 창립 79주년을 맞은 삼성의 분위기가 그 어느 때보다 차분하고 조용하다. 사진은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 전경.ⓒ데일리안DB 22일 창립 79주년을 맞은 삼성의 분위기가 그 어느 때보다 차분하고 조용하다. 사진은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 전경.ⓒ데일리안DB

22일 창립 79주년을 맞은 삼성의 분위기는 그 어느 때보다 차분하고 조용하다. 별도의 기념행사는 고사하고 임직원들간 창립기념일의 의미를 공유하는 행사도 없다. 임직원 포상 등 내부행사도 없는 가운데 보통 때와 같이 평일 정상근무 체제를 유지한다.

지난 2012년에는 그룹의 모태인 삼성물산 주도로 기념식이 열렸고 창립 75주년이었던 2013년에는 에버랜드와 삼성전자가 대규모 할인행사를 진행했다. 또 76주년과 77주년이었던 2014년과 2015년에는 블로그를 통해 삼성의 역사를 임직원들이 공유하며 기념일을 기렸다.

지난해 창립 기념일은 조용히 보냈지만 이틀 뒤인 24일 글로벌 기업 위상에 맞는 조직문화 혁신과 쇄신을 위한 ‘스타트업 삼성, 컬처혁신 선포식’을 개최하며 이재용 부회장의 실용주의 신 경영을 대내외에 알렸다.

하지만 올해는 삼성그룹 콘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 해체와 그룹 총수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로 창립을 축하할, 기념할 여력도 없는 상황이다. 회사 창립 기념일을 맞은 삼성물산도 따로 기념행사를 갖지는 않는다.

임직원 포상 등을 일절 하지 않고 조용히 보낸다. 삼성의 모태인 삼성물산(전신 삼성상회) 역시 평일 근무 체제를 유지했다.

원래 삼성의 창립기념일은 3월 1일이다. 창업주인 고 호암 이병철 회장이 지난 1938년 3월 1일 시초인 삼성상회(현 삼성물산)을 설립했기 때문이다. 22일로 창립기념일이 변경된 것은 이건희 회장이 지난 1988년 제 2의 창업을 선언하면서부터다.

하지만 그룹의 해체로 그룹 차원의 관련 행사가 열릴 수 없게 되면서 이제 삼성물산의 창립 기념일이 되는 분위기로 각 계열사들은 각자 창립기념일을 챙겨야 하는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삼성 전 계열사 분위기는 그 어느 때보다도 무겁다. 특히 그룹 해체로 계열사별 자율경영 체제를 선언했지만 오너 부재로 인한 리스크가 언제라도 삼성의 위기로 닥칠 수 있다는 우려의 그림자가 뒤덮은 양상이다.

이홍석 산업부 차장대우. 이홍석 산업부 차장대우.
그러나 이러한 위기 속에서도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총수 구속이라는 어려움 속에서도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는 올 1분기 9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이 기대되고 있고 주가도 고공행진을 거듭하며 사상 최고가를 연일 경신하고 있다.

조직 안팎의 어려움은 있지만 삼성이 이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저력이 있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콘트롤타워와 오너 부재라는 상황이 향후 어떤 위기로 다가올지는 알 수 없지만 삼성은 이미 메모리반도체 성공 신화를 쓴 혁신 DNA를 갖고 있다.

삼성은 이미 국내 대표 기업을 넘어 글로벌 기업 브랜드로 자리 잡은지 오래다. 그동안의 성과를 바탕으로 조직문화 등에서 혁신을 꾀한다면 지금의 위기를 극복 못할 삼성이 아니다. 내년 창립 80주년에는 올해와 다른 모습으로 맞이하기를 기대해 본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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