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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만해?] '원스텝', 배우 산다라박을 기대한다면 '글쎄'


입력 2017.03.26 07:50 수정 2017.03.26 10:17        부수정 기자

스크린 첫 데뷔작서 한재석과 호흡

"내겐 설렘이자 도전 같은 작품"

'원스텝'은 사고로 모든 기억을 잃은 시현(박산다라)과 슬럼프로 인해 삶의 전부였던 작곡을 할 수 없게 된 지일(한재석)이 음악을 통해 서로 소통하고 성장해나가는 과정을 담은 영화다.ⓒ(주)엠씨씨엔터테인먼트 '원스텝'은 사고로 모든 기억을 잃은 시현(박산다라)과 슬럼프로 인해 삶의 전부였던 작곡을 할 수 없게 된 지일(한재석)이 음악을 통해 서로 소통하고 성장해나가는 과정을 담은 영화다.ⓒ(주)엠씨씨엔터테인먼트

음악 영화 '원스텝' 리뷰
"설렘이자 도전 같은 작품"


아이돌 출신 연기자들이 작품에 출연할 때는 우려와 기대가 공존한다. 어느 정도 이름값을 등에 업고 작품에 캐스팅 되는 터라 관심이 쏠린다. 어떤 아이돌은 우려를 깬 훌륭한 연기를 선보이는가 하면, 또 어떤 아이돌은 '발연기' 수준의 연기로 혹평을 얻는다.

처음에는 '발연기' 비판을 받다가 연습에 연습을 거듭한 끝에 발전하는 아이돌도 많다. 인기 걸그룹 투애니원(2NE1) 출신 산다라박에게 스크린 첫 주연작 '원스텝'은 연기자로서의 가능성을 점치게 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시현(산다라박)은 1년 전 뺑소니 사고를 당해 모든 기억을 잃고 색청(음에 의해 본래의 청각 외에 특정한 색채 감각이 일어나는 현상)에 시달린다. 헤드폰을 끼는 게 일상인 그에게 세상 모든 음악은 고통스럽기만 하다. 남들은 '맞서는 게 아니라 피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시현에겐 헤드폰은 고통을 덜어주는 유일한 도구다.

어느 날 시현은 머릿속에 맴도는 멜로디를 떠올리며 잃어버린 기억의 조각을 찾으려 한다. 이 과정에서 슬럼프에 빠졌던 천재 작곡가 지일(한재석)을 만나 닫혔던 눈과 귀를 연다.

지일은 시현이 음악성이 있다는 걸 알아차리고 시현을 돕기 시작하고, 시현은 그런 지일에게 의지하며 상처를 치유해간다. 둘은 서로에게 '치유의 대상'이 되며 세상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간다.

'원스텝'은 사고로 모든 기억을 잃은 시현(박산다라)과 슬럼프로 인해 삶의 전부였던 작곡을 할 수 없게 된 지일(한재석)이 음악을 통해 서로 소통하고 성장해나가는 과정을 담은 영화다.ⓒ(주)엠씨씨엔터테인먼트 '원스텝'은 사고로 모든 기억을 잃은 시현(박산다라)과 슬럼프로 인해 삶의 전부였던 작곡을 할 수 없게 된 지일(한재석)이 음악을 통해 서로 소통하고 성장해나가는 과정을 담은 영화다.ⓒ(주)엠씨씨엔터테인먼트

'원스텝'은 사고로 모든 기억을 잃은 시현과 슬럼프로 인해 삶의 전부였던 작곡을 할 수 없게 된 지일이 음악을 통해 서로 소통하고 성장해나가는 과정을 담았다.

영화 '아름답다'(2007), '풍산개'(2011)를 연출한 전재홍 감독이 메가폰을 들었다. 음악은 드라마 '하얀거탑'(2007), '선덕여왕'(2009), '싸인'(2011), '육룡이 나르샤'(2015) 등에 참여한 김수진 음악 감독이 맡았다.

영화의 얼개는 간단하다. 큰 상처가 있는 시현이 또 다른 상처를 지닌 지일을 만나 자신의 재능에 발견하고, 힐링한다는 내용이다. 영화는 투애니원 산다라박의 첫 스크린 주연작으로 화제가 됐다. 산다라박에게 집중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산다라박은 '닥터 이안'(2015), '우리 헤어졌어요'(2015), '미싱코리아'(2015) 등 웹드라마와 드라마 '한번 더 해피엔딩'(2016) 등을 통해 꾸준히 연기 활동을 해왔다.

하지만 이번 영화에서 보여준 연기력은 '기대 이하'였다. 발성, 발음, 대사 처리 면에서 부족하고 어색했다. 첫 장면 이후 뱉는 대사부터 튀는 느낌이 들 정도다.

산다라박이 분한 시현은 세상과 단절한 채 사는 인물로 섬세한 감정 연기는 필수다. 그러나 대사 전달력이 떨어지다 보니 극 몰입이 힘들다. 대사가 자꾸 둥둥 떠다니는 느낌이 들고, 아픔을 보여줘야 하는 표정 연기에도 감정 이입이 어렵다.

극 말미 무대에 서서 노래를 부르는 장면에서만 산다라박의 매력이 산다. 걸그룹으로 활동할 당시 보여줬던 통통 튀는 매력의 캐릭터를 맡았으면 어땠을까 싶다.

'원스텝'은 사고로 모든 기억을 잃은 시현(박산다라)과 슬럼프로 인해 삶의 전부였던 작곡을 할 수 없게 된 지일(한재석)이 음악을 통해 서로 소통하고 성장해나가는 과정을 담은 영화다.ⓒ(주)엠씨씨엔터테인먼트 '원스텝'은 사고로 모든 기억을 잃은 시현(박산다라)과 슬럼프로 인해 삶의 전부였던 작곡을 할 수 없게 된 지일(한재석)이 음악을 통해 서로 소통하고 성장해나가는 과정을 담은 영화다.ⓒ(주)엠씨씨엔터테인먼트

산다라박은 이번 영화를 '도전'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그는 "평소에 음악 작업을 해서 음악 영화에 끌렸다"며 "상처가 있는 캐릭터를 표현하는 게 어려워서 감독님과 많이 상의했고, 두 배로 더 열심히 촬영에 임했다"고 전했다.

이어 "첫 영화 도전이라 걱정도 많았고 떨렸다"면서 "부담감보다는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는 설렘을 느꼈다. 부족한 점이 많겠지만 열심히 연기할 테니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 연기자, 가수로서 다양한 활동을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전 감독은 산다라박의 연기력에 대해 "최고의 신인 배우"라며 "대사를 완벽하게 외웠고 엔지를 거의 안 냈다"며 후한 점수를 줬다. 이어 "신인이 하기 힘든 작업을 철저하게 준비해서 연기했다"며 "가수보다는 배우 활동을 계속했으면 한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산다라박의 연기력은 훌륭하다"면서 "신인이든, 베테랑 배우이든 주연은 힘들다. 산다라박을 보면서 '풍산개' 때 윤계상이 떠올랐는데 연기에 대한 갈증을 느낄 수 있었다. 완벽한 배우라고 말하긴 이르지만 가능성 있는 배우"라고 극찬했다.

'원스텝'은 사고로 모든 기억을 잃은 시현(박산다라)과 슬럼프로 인해 삶의 전부였던 작곡을 할 수 없게 된 지일(한재석)이 음악을 통해 서로 소통하고 성장해나가는 과정을 담은 영화다.ⓒ(주)엠씨씨엔터테인먼트 '원스텝'은 사고로 모든 기억을 잃은 시현(박산다라)과 슬럼프로 인해 삶의 전부였던 작곡을 할 수 없게 된 지일(한재석)이 음악을 통해 서로 소통하고 성장해나가는 과정을 담은 영화다.ⓒ(주)엠씨씨엔터테인먼트

산다라박의 상대 역인 한재석은 한중일 합작영화인 '스피드 엔젤'(2013) 이후 오랜만에 스크린에 등장했다. 연기 경력 20년이 넘는 그는 극의 중심을 잡는 역할을 했다. 상대 역 산다라박과의 케미스트리(배우 간 호흡)가 삐걱거리는 건 아쉬운 부분이다.

음악 영화 특성상 감미로운 음악들이 스크린을 채운다. 하지만 음악 하나만으로는 눈높이가 높아질 대로 높아진 관객의 입맛을 맞출 순 없다. 관객의 심장을 꽉 움켜질 탄탄한 이야기와 연기력, 매끄러운 연출이 잘 어우러져야 한다.

특히 음악 영화는 음악이 주는 감성과 이야기, 배우들의 연기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져야 매력이 산다. 하지만 '원스텝'을 보노라면 심장이 쿵 쿵 뛰지 않는다. 스크린보다는 브라운관에서 선보이는 게 나을 법했다. 국내에서 많은 사랑을 받은 '원스', '비긴 어게인'을 기대한 관객들은 실망할 수 있겠다.

전 감독은 "기존에 했던 작품과 다른 신선한 영화를 선보이고 싶었다"며 "관객들이 쉽게 즐길 수 있는 음악 영화가 됐으면 하고, '좌절'보다는 '극복'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제목인 '원스텝'은 극 중 시현이 부른 노래 제목 '한걸음'을 뜻한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계단을 하나하나 오르는 과정을 뜻한다고 감독은 얘기했다.

4월 6일 개봉. 87분. 12세 관람가.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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