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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김래원 "'데뷔 20년' 수식어, 쑥스럽다"


입력 2017.03.24 07:30 수정 2017.03.25 10:38        김명신 기자

1997년 데뷔 이후 20년 연기 경력

신작 '프리즌' 꼴통형사 열연 호평

1997년 데뷔 이후 20년 연기 경력
신작 '프리즌' 꼴통형사 열연 호평

배우 김래원이 이번에는 꼴통 형사로 변신을 꾀했다. ⓒ 쇼박스 배우 김래원이 이번에는 꼴통 형사로 변신을 꾀했다. ⓒ 쇼박스

배우 김래원은 현장에서 열정이 넘치는 배우 중 한 명으로 꼽힌다. 물론 여느 배우들이 ‘연기 열정’이 없겠느냐 마는, 김래원은 감독과 가장 많은 이야기를 하고 캐릭터를 분석함에 있어 자신의 의견도 피력한다. 때문에 김래원은 매 작품 마다 아쉬운 지점을 기억하고, 또 그렇게 다음 작품에서 열정을 불태운다.

데뷔 20년, 그렇게 연기 열정이 담긴 필모그래피를 차곡차곡 완성시켜 나가는 배우 김래원이 이번에는 꼴통 형사로 변신을 꾀했다. 다양한 작품을 통해 ‘겹치지 않는’ 캐릭터로 줄곧 주연 자리를 고수해왔지만 그 저반에는 그의 남다른 ‘작품에 대한 애정’이 바탕이 됐다.

이번 영화 ‘프리즌’ 역시 마찬가지였다. 촬영 소감을 묻는 질문에 그는 “나쁘지는 않았지만 아쉽다. 특정 장면이라기 보다 가끔씩 제한적인 시간 안에 촬영해야 했던 신들이 있는데, 감독과 더 소통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부분이다”라고 또 다시 아쉬움을 토로한다. 여느 배우들도 그렇 듯 만족이란 없는, 천상 배우인 셈이다.

드라마 ‘닥터스’에서 훈훈한 의사 캐릭터로 여심을 훔친 김래원이 이번에는 상남자에 꼴통 짓까지 하는 ‘대담한’ 형사 역으로 남심을 훔칠 전망이다. 김래원이라는 배우가 워낙 선과 악의 구분 없이 연기를 펼치는 스펙트럼 넓은 배우다 보니 굳이 ‘여심-남심’ 구분할 필요는 없지만.

서울 삼청동 모처에서 만난 김래원은 “배우 입장에서 보면 항상 아쉽다. 연기도 그렇고”라며 또 다시 냉정한 잣대를 들이댄다. 그렇기에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연기력이나 캐릭터 분석 논란 한 번 없이 ‘주인공 김래원’이라는 이름을 남겼을 터다.

“신인감독과의 작업이라기 보다는, 직접 각본을 쓰셨기 때문에 대사 하나하나, 신 한 장면 한 장면 다 목적이 담겨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굉장히 중요하죠. 제 캐릭터의 경우에도 처음에는 조금 무겁게 연출을 하셨는데 제 의견도 수렴하시고 상의 끝에 라이트하게 그려졌죠. 어쩌면 그런 저의 성격을 아시고 캐스팅을 하셨을 수도 있어요.”

배우 김래원이 이번에는 꼴통 형사로 변신을 꾀했다. ⓒ 쇼박스 배우 김래원이 이번에는 꼴통 형사로 변신을 꾀했다. ⓒ 쇼박스

1997년 드라마 ‘나’로 데뷔한 김래원은 어느 덧 연기 경력 20년 차의 배우로 성장했다. 김래원은 “고1때 데뷔를 했는데 ‘데뷔 20년’이 항상 따라다닌다. 연기를 20년 했다고 하면 더 나이가 많아 보이는 거 같고, 요즘 젊은 친구들은 더 그렇게 생각할 수 있을 거 같다”며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배와 후배의 중심에 선, 각각의 캐릭터들을 맞출 수 있는 연차가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렇기에 김래원의 최근 작품들을 보면 중견 선배들이나 후배들과의 호흡에서 자연스러운 하모니를 연출한다.

“예전에는 몰랐는데 어느 정도 연차가 되니 주변의 배우들도 챙겨야 하고 스태프들과의 화합도 중요하다는 걸 깨닫게 됐죠. 아직도 부족한 부분이 있고, 많이 부족했었고 했지만 어린 나이에서는 잘 인지를 못했거든요. 한 예로 ‘액션신’의 경우만 봐도, 예전에는 링거를 맞으면서 하기도 하고 의식 잃고 기절하고 그렇게 무식하게 연기했죠. 그러나 지금은 에너지 분배 요령을 알아요. 합리적으로 연기 하고자 하고, 조화롭게 작업하고자 하죠.”

8년 우정의 대선배 한석규와의 작업은 그에게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한석규가 캐스팅이 된 후 시나리오를 받았다는 김래원은 그러나 한석규의 어떠한 의견 제안도 없었다고. 그저 후배 스스로 냉정하게 잘 선택하길 바란 선배의 마음이었던 거 같다고 해석했다.

“매사에 신중하고 배려가 많은 선배님이세요. 제가 같이 하기로 했다고 하니까 ‘잘했다 잘 해보자’며 응원해주셨죠. 나현 감독님은 입봉작이다 보니 쿨하게 마음을 열고 소통하셨고, 저 역시도 매 작품 임하는 태도나 마음가짐이 달라지다 보니 이번 작품에서 역시 캐릭터를 풀어가는 방식이 달랐죠. 참 즐겁고 좋았던 현장이었어요.”

김래원은 극중 꼴통 형사로 감옥 안에서의 절대 왕 익호(한석규)와 맞서는 인물이다. 액션 강도도 높고, 한석규와 맞물려 투 톱으로서 극의 중심을 이끌어야 하는 부담감이 큰 캐릭터다.

그는 “복수를 위한 액션 보다는 찬기류와의 싸움이 컸다”면서 “절대 왕인 한석규 선배보다는 실질적인 고생은 내가 더 한 것 같다. 생각해보니 억울하다”고 농담 어린 말로 소회를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배우 김래원이 이번에는 꼴통 형사로 변신을 꾀했다. ⓒ 쇼박스 배우 김래원이 이번에는 꼴통 형사로 변신을 꾀했다. ⓒ 쇼박스

그러나 실제로 김래원은 액션의 고생 보다는 ‘감정의 고생’, 궁지에 몰리면서 초조하고 민감한 연기를 펼쳐야 하는 심도 깊은 연기로 남다른 마음고생을 했다. 때문에 촬영장에서 예민해져 있을 때가 많았다고.

하지만 기둥인 한석규를 믿고 연기에 임했고, 그렇게 출연진 모두 하나의 케미를 완성시키며 영화의 완성도도 높여 나갔다.

“저를 캐스팅하는 감독님들의 말씀이, 이해가 빠른 편이래요. 감독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아 채는 게 재미있기도 하구요. 같이 호흡하는 게 편하고 좋기도 하죠. 제가 말하고자 하는 것을 하기도 하고, 연기는 확실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연기에 대한 열정, 욕심이 많은 편이죠.”

그는 작품을 통해 얻은 모든 것들을 ‘낚시’를 통해 비운다. 속을 비우는 기회를 통해 복잡하고 예민한 성격을 다시금 재정비 한다고 말했다. 그렇게 비운 속은 다시금 사람 냄새 나는 캐릭터로 다시 채운다. 그렇게 인간적인 배우가 되고 싶은 것이 배우 김래원의 최종 목적지란다.

“의사 가운 벗고 죄수복을 입은 전직 닥터들, 어때요?. ‘프리즌’ 많이 보러 오세요.”

김명신 기자 (sini@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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