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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홍준표에게 '기울어진 운동장' 만드나


입력 2017.03.21 16:43 수정 2017.03.21 17:14        한장희 기자

세 번째 뜯어 고쳐 누더기 된 경선룰…일부 후보 반발

홍준표 유리한 지역엔 합동연설회, 나머지는 TV토론회

자유한국당 인명진 비대위원장(우)과 김광림 당 선거관리위원장이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제19대 대통령후보선거 후보자 비전대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 (자료사진) ⓒ데일리안 자유한국당 인명진 비대위원장(우)과 김광림 당 선거관리위원장이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제19대 대통령후보선거 후보자 비전대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 (자료사진) ⓒ데일리안

21일 정치권에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룰이 특정후보를 위해 고쳐지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해서 나온다. 특정 후보는 이날부터 경남도지사직 장기휴가에 들어간 홍준표 경선 후보다.

이날 김광림 한국당 대선경선관리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부산에서만 합동연설회를 진행하고 나머지 지역에서는 TV토론회로 대체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로 한국당 경선룰은 지난 12일 발표된 이후 이날까지 크게는 세 번, 작게는 네 번의 수정을 거쳤다.

지난 12일 발표된 경선룰은 예비경선 이후에도 본 경선에서 후보등록을 할 수 있는 특례규정을 뒀고, 선출 방식도 과거와는 달리 100% 여론조사 진행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를 두고 경선에 먼저 뛰어든 일부 군소후보들은 경선 보이콧까지 선언했었다.

이때의 특례규정과 선출방식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을 염두에 둔 규정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황 권한대행이 지난 15일 대선불출마 선언하자, 당은 다음날 긴급 비상대책회의를 열어 특례규정을 삭제하고 100% 여론조사에서 당원 현장 투표도 추가키로 했다.

또 이렇게 마련된 두 번째 경선룰도 얼마가지 못했다. 1차 예비경선과 2차 예비경선이 끝난 전날 전국을 순회하며 후보자의 비전을 밝히는 권역별 합동토론회가 대폭 줄어들었다.

김진태 자유한국당 대선 경선 후보. (자료사진) ⓒ데일리안 김나윤 기자. 김진태 자유한국당 대선 경선 후보. (자료사진) ⓒ데일리안 김나윤 기자.
당초 예정대로라면 오는 22일 부산·울산·경남 합동토론회와 대구·경북 합동토론회, 23일 광주·전남·전북 합동토론회와 충청 합동토론회, 24일 수도권·강원 합동토론회를 개최키로 했다.

그러나 2차 예비경선을 마친 뒤 대구·경북과 충청, 수도권·강원의 합동토론회를 TV토론회로 대체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다 이날에는 광주·전남·전북 합동토론회도 TV토론회로 대체하는 것을 검토하면서 본 경선에서 치러지는 합동토론회는 사실상 부산·울산·경남 합동토론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 됐다.

이를 두고 일부 후보는 반발했다. 김진태 후보는 “경선룰이 끝까지 문제가 있다”며 “전국의 지방 다섯 곳를 다니면서, 순회연설을 하기로 했던 것을 사실상 한 곳을 제외하고 모두 TV토론으로 대체했다”고 지적했다.

김 후보는 이어 “선수가 한참 경기를 하고 있는 와중에 룰이 바뀐 것”이라며 “특정후보에게 유리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정치권에서는 한국당이 황교안을 위한 경선룰을 만들다가 이제는 홍준표를 위한 경선룰을 만들고 있다고 지적한다. 홍 후보가 광역자체단체장으로 있는 권역에서만 합동토론회를 하고, 나머지는 TV토론회를 하는 것은 사실상 당 후보로 홍준표를 낙점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제19대 대통령후보선거 후보자 비전대회’에서 김진태 예비 후보의 지지자들이 인명진 비대위원장과 정우택 원내대표 등 지도부를 비난하고 있는 모습. (데일리안) ⓒ데일리안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제19대 대통령후보선거 후보자 비전대회’에서 김진태 예비 후보의 지지자들이 인명진 비대위원장과 정우택 원내대표 등 지도부를 비난하고 있는 모습. (데일리안) ⓒ데일리안

이런 비판과 지적이 잇따르자 김광림 경선관리위원장은 “후보들과 합의해 결정한 일”이라며 “(지난 17일) 63빌딩에서 열린 비전대회를 보니 국민들 입장에서 보면 ‘한국당이 저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몇몇의 일들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홍성걸 국민대 행정정책학부 교수는 “경선룰은 본래 만들어놓고 후보자들이 따르는 것이 원칙”이라며 “항상 후보자들이 자기에게 유리한 경선룰을 만들기 위해서 티격태격 하는 것이 한국 정치의 후진성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고 지적했다.

홍 교수는 이어 “여기에 한국당은 한 술 더 떠서 상대당과 비교할 때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조금 더 나은 후보를 만들기 위해 경선룰을 바꾸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장희 기자 (jhyk77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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